식품열전

[장수브랜드 탄생비화]1년에 10억개씩 팔린다…이케아 '미트볼'

곡산 2023. 9. 17. 11:21

[장수브랜드 탄생비화]1년에 10억개씩 팔린다…이케아 '미트볼'

등록 2021.03.28 05:00:00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에서 1초에 31개씩 팔리는 제품이 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무려 10억개씩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다름 아닌 '미트볼'이다.

정통 스웨덴 방식으로 만들어진 미트볼은 그 자체가 이케아의 대표 아이콘이다. 이케아 미트볼을 먹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들이 많다.한국에서도 2014년 이케아 첫 매장인 광명점 오픈 후 사흘간 무려 6만개가 팔렸다. 매년 한국 소비자가 사랑하는 이케아 제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베스트셀링 아이템'이다.
이케아 미트볼의 탄생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양한 고객층의 입맛에 맞는 이케아 레스토랑 메뉴를 고민하던 이케아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스웨덴의 유명 쉐프 세베린 셰스테드트와 정통 스웨덴 미트볼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토가 길고 넓은 스웨덴의 지리적 특성 상 정통 스웨덴 미트볼에 대한 맛의 선호도가 지역별로 달랐기 때문이다.

직접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잉바르 캄프라드만해도 미트볼에 다양한 향신료를 추가하는 전통을 가진 스웨덴 남부 출신인 반면, 레시피 개발을 이끈 세프는 북부 출신이라 보다 단순한 레시피의 미트볼 맛을 선호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맛을 구현하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당시 세베린 셰스테드트 셰프는 "개발에 착수한 후 약 10개월은 거의 주방에서 살며 정통 스웨덴 맛의 미트볼을 구현하기 위해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양한 지역 출신 사람들의 의견을 보다 많이 반영하기 위해 시식 테스트를 할 때마다 매번 300㎏에 달하는 시식용 미트볼을 요리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담긴 이케아 미트볼은 1년의 테스트 끝에 정식 메뉴로 탄생했다. 출시 후 소비자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새로운 이케아 매장이 오픈할 때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케아 미트볼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섰다.

그 인기에 힘입어 1994년부터 미트볼은 이케아 매장의 필수 콘셉트로 도입돼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케아 미트볼이 그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통 스웨덴 맛을 구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 비전 아래 스웨덴 전통의 맛을 간편하고도 낮은 가격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무항생제, 무호르몬 육류 등 인증된 식재료만을 엄선해 소비자 신뢰를 높인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또 이케아는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종교적인 이유로 소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거나, 칼로리 혹은 탄소발자국이 보다 적은 식재료를 찾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미트볼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병아리콩과 당근, 옥수수, 케일 등으로 만든 '베지볼'을 선보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일반 미트볼보다 지방이 낮아 보다 건강한 '치킨볼'과 연어필레 제조 시 남는 연어와 대구살에 레몬그라스로 풍미롤 더한 '연어볼'도 소개했다.

가장 최근 '미트볼 패밀리'에 합류한 '플랜트 볼(Plant ball)'은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meat alternative) 개념이다. 채식주의자 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채식을 병행하는 '플렉시테리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육류 대신 완두콩을 사용하고 여기에 귀리, 감자, 양파, 사과 등을 넣어 미트볼과 유사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데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이 미트볼의 4%에 불과하다. 지난 2020년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플랜트 볼은 올해 여름 한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