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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단 식품’ 포스트 코로나 시장서 강세

곡산 2023. 6. 20. 07:13
‘저탄고단 식품’ 포스트 코로나 시장서 강세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6.13 07:50

HMR·무설탕 음료·과실주 등 주요 트렌드
체중 감량 등 건강 효과…식물성 단백질 식품 동반 성장
어묵·게맛살 등 가공 수산물 안정적 공급원으로 상승세
대체우유 등 식물성 음료, 유당 불내증 소비자도 잡아
커피 등 외식 메뉴에도 활용…두유 온라인 구매 금액 증가
식품산업진흥원 주최 세미나 강릉원주대 이동민 교수 발표

‘저탄고단(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품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장에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이를 단백질로 대체하는 ‘저탄고단’ 식단은 팬데믹의 여파로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더욱 인기가 상승했다. ‘저탄고단’은 체중감량과 더불어 항암 등 다양한 건강효과가 확인되면서 국내 단백질 열풍에 더해 식물성 대체 단백질 사업에까지 그 위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릉원주대학 식품가공학과 이동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한국 식품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가정간편식, 대체 단백질, 디카페인·무설탕 음료, 과실주·무알콜 주류 시장을 꼽았다. (사진=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8일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 글로벌 푸드츄어 프로젝트(Global Foodture Project)의 일환으로 개최한 ‘한국 기술교류 특집 세미나’에서 강릉원주대학 식품가공학과 이동민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건강과 체중조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며 “일일 섭취 칼로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탄수화물의 소비가 1980년대 75%의 비중에서 2019년 50.7%까지 감소한 것에 반해 단백질과 지방의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0년 이후 육고기를 중심으로 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두부, 콩 등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뛰어넘게 됐다고 말하면서 이후로 동물성 단백질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후 식물성 대체 단백질 제품의 개발과 출시로 식물성 단백질의 구매가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는 매우 높다는 것.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에서 가공육과 생육은 2017년 이후로 소, 돼지, 닭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팬데믹으로 내식이 선호되자 2020년 생육의 연간 구매액은 전년 대비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고.

수산물의 경우 고등어 등 구이용으로 먹는 국내 주요 소비어종들의 수요는 감소했으나 반대로 생연어, 대구 등 이취가 없어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어종의 소비는 증가했다. 갑각류에선 껍질을 제거해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가공된 새우 제품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어묵, 게맛살 등 가공 수산물의 경우에는 지난 몇 년간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내식 수요와 조리 빈도가 늘어난 상황에 적절한 가격의 안정적인 단백질원으로 선택받으며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아울러 고단백질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식물성 대체 단백질 식품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함과 동시에 환경 지속가능성, 동물복지 등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식물성 기반의 단백질 제품에도 관심이 높아지며 구매 또한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체 단백질, 대체육 제품이 다수 출시되긴 했지만 두유, 두부 등 대두 기반의 가공식품들이 식물성 단백질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식물성 기반의 대체육 시장은 크지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앞으로도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 교수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크게 2가지로 구분했다. △클린라벨적 접근으로 청정한 식물성 재료를 강조한 제품과 △전통적인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 모양에 집중한 제품이다. 국내 시장에선 전자의 대부분은 두부를 원료로 하고 있으며, 후자는 원재료의 판매보다 육가공 편의식품의 형태 및 외식용으로 주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또 다른 단백질인 유단백을 대체할 식물성 대체음료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대체우유는 비건 트렌드와 함께 국내에서 꽤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유당불내증 소비자들까지도 포용하는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

특히 두유의 가공 기술의 발달로 유통기한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을 통한 대량 구매가 많아지며 2018년 이후 두유의 구매 빈도는 감소했지만 구매액 자체는 그에 비해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2016년 0.3%에 불과하던 3만원 이상의 대량 구매는 2020년 3.9%에 달했다.

또 두유, 견과류우유 등 대체 음료가 가정에서 독립적으로 소비되는 제품일 뿐만 아니라 외식 및 가정용 커피 메뉴들의 우유 대체재로 활용되면서 식물성 음료들의 구매빈도, 구매액 모두 늘었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한국 식품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가정간편식, 디카페인·무설탕 음료, 과실주·무알콜 주류 시장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한 무알콜, 무설탕, 디카페인 제품을 더욱 찾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편의성과 맛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식품시장에서 놓칠 수 없는 트렌드로 가정간편식과 위스키, 와인 등에 대한 지불의향도 높아지며 해당 제품군들이 시장 성숙기에 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