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1.11 07:48
롯데제과, 롯데푸드와 합병 4조 원대 종합식품 기업으로
오리온·롯데제과, 해외 사업 두 자릿수 증가…K-과자 세계로
크라운해태제과는 아산 공장 신설 등 시장 점유율 강화
출산율 하락, 고령화 등 주 소비층 감소로 수년째 시장 정체 현상을 겪던 국내 제과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작년에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들어 줄 곧 2조3000억 원대 규모를 맴돌던 것에서 작년에는 2조5000억 원대 고지를 밟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가격 인상 효과가 주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제물류망 혼란, 원·달러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업계는 2021년 말부터 꾸준히 가격 인상을 해왔는데, 그 효과가 작년 3분기부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제과업계 양대산맥인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해외수출이 늘면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오리온은 작년 인도 라자스탄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롯데제과도 인도, 카자흐스탄 등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정체된 과자류 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주력소비층인 MZ세대 소비트렌드에 맞춘 ‘뉴트로’ ‘가성비’ ‘펀(fun)’ 등의 전략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용량 제품 출시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와 함께 기존 히트상품 중심 리뉴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등 고군분투했다.
오리온은 작년 상반기 매출액 6274억 원, 영업이익 89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 62.9% 증가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에서 제품력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며, 해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26.4% 상승했다.
오리온의 작년 1~3분기 베트남 법인 누적 매출액은 308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했다. 이는 이 기간 국내 매출 신장률 16.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오리온은 작년 베트남 전체 매출액을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난 4440억 원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법인도 초코파이 선전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액은 14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7% 증가해 이미 전년도 전체 매출액 1170억 원을 넘어섰다. 오리은은 2000억 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성장 일등공신인 초코파이 매출액은 858억 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40% 이상 증가했다.
오리온은 올해도 파이, 스낵, 비스킷 등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넓히고,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그래놀라 제품을 통해 간편대용식 카테고리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가 관리에도 집중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구할 방침이다.
특히 작년 인도 라자스탄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 진출을 본격화한 오리온은 올해 트렌드 부합하는 제품과 현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해외에서의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작년 7월 롯데푸드와 통합해 매출 3조7000억 원대 규모로 덩치가 커져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4분기 실적에 따라 매출 4조 원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제과는 작년 해외사업에 집중했다. 해외에 총 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카자흐스탄과 인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제과는 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들 국가에 진출했다.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 2013년 카자흐스탄 라하트, 2017년 인도 빙과업체 하브모어가 대표적이다.
이중 카자흐스탄 법인은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액 15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 증가한 수치다. 현지 로컬 제품인 카자흐스탄스키, 토미리스 등의 매출이 견고하고 새롭게 출시한 스내치도 반응이 좋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인도에서도 작년 3분기까지 매출액 50%가 넘게 증가했다. 롯데제과는 인도에서 국내 제품 초코파이, 월드콘 등을 현지화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양사 공통 사업부였던 빙과부문에 집중하고, 몽골과 카자흐스탄에 식자재와 캔햄 확대는 물론 파키스탄에 분유 수출도 준비 중에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비건 사업을 확대한다.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에 이어 새로운 브랜드 ‘비스트로’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 이에 앞서 작년 2월에는 캐나다 식용곤충 제조사 아스파이어 푸드그룹에 약 100억 원을 투자,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을 활용해 제품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야채 호빵은 물론 빵, 아이스크림, 스낵 등 주력 제품의 비건화를 통해 MZ세대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생산과 물류 시설에 자금을 투입해 내수 지배력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경쟁사들이 글로벌시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의 인프라 강화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이의 일환으로 해태제과는 충남 아산시에 신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해태제과가 과자공장을 신축한 것은 지난 1993년 천안공장 설립 이후 약 30년 만이다. 주력 제품인 홈런볼, 에이스, 후렌치파이가 생산되며,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약 2200억 원이다.
특히 신공장을 통해 전국단위 물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는데, 그동안 충남 천안과 광주, 대구 등에서 주력 제품을 생산했지만 신공장 건립으로 중부권에서 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운제과도 아산에 신공장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올 중순 완공이 목표다. 물류센터를 포함해 연면적 4만9586㎡(약 1만5000평) 규모로 건설 중이며 700억 원(토지 제외)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기존 아산공장의 설비를 이전도 동시에 진행해 죠리퐁 등 스낵류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판매채널 다각화 차원에서는 이커머스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2020년 7월 신설한 온라인 영업 전담팀을 작년 이커머스 사업부로 확대시켜 기존 영업 업무에 전용 제품 개발과 마케팅 기능이 추가했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신공장 설립 등 인프라 개선을 통해 생산과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매출 증대보다는 영업구조를 개선해 내실에 주력할 예정이며 신제품 개발도 지속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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