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성공 법칙]풀무원 얄피만두, ‘맛있는 만두’ 원점에서 재정의
[커버스토리 = 신규 브랜드의 성공 법칙]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풀무원식품이 2019년 3월 론칭한 왕만두 가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봉지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냉동 만두 시장에서 메가 히트 상품이라고 보는 판매 수량이 일반적으로 1000만 봉지인 점에 비춰 보면 얄피만두의 누적 판매량 2000만 봉지 돌파는 상징적이다.
실제 연간 1000만 봉지 이상 판매할 수 있는 냉동 만두 제품은 풀무원의 얄피만두와 CJ제일제당의 CJ제일제당 비비고 제품이 유일하다. 얄피만두는 일반적인 만두피 두께 1.5mm의 절반 수준인 0.7mm를 내세워 냉동 만두 시장의 ‘얇은 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 3년간 연구 끝에 ‘한국식 만두 표본’ 제시
피는 얇고 구웠을 때 바삭할 것, 속은 꽉 차고 주재료는 풍부할 것, 식감은 아삭할 것…. 풀무원은 얄피만두를 만들기 위해 ‘맛있는 만두’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내리고 3년의 연구 끝에 한국식 만두의 표본을 완성했다.
제품의 핵심 콘셉트인 얇은 피를 구현한 프로토 타입 형태가 나올 때까지 1년, 생산을 위한 설비 개선 작업에만 또 6개월이 소요돼 총 1년 6개월이 걸렸다. 과거 신제품들의 성공 조건이 만두소 개발에 있었다면 얄피만두는 만두소를 감싸는 피부터 만두소 재료까지 얇은 피에 최적화하기 위해 모두 새로 개발해야 했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속이 훤히 비치면서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풍성한 식감을 살린 얄피만두를 완성할 수 있었다.
얄피만두는 ‘얇은 피’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피의 두께만 줄인 것이 아니라 만두소까지 얇은 피에 맞춰 풍부한 식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제품 풀네임이 ‘얇은피 꽉찬속 만두’인 것처럼 피와 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풀무원의 방향성인 ‘프레시&청키(fresh&chunky)’에 맞춰 풍부한 식감을 위해 고기와 김치 등 주재료를 1cm로 깍둑썰기 해 넣은 것도 여느 냉동 만두와 다른 얄피만두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특히 김치만두에는 시중 냉동 만두 가운데 처음으로 깍두기를 썰어 넣어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렸다.
피는 얇지만 만두소에 주재료 비중을 최대한 높여 푸짐한 식감을 느끼게 했다. 만두 한 알에 들어가는 주재료 양을 보면 고기만두는 전체 만두소 중 돼지고기 함량이 33%, 김치만두는 김치 함량이 35%에 달한다. 기존 냉동 만두 대비 1.3~2배 정도 많은 양이다.
얄피만두 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풀무원은 얄피만두 라인업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브랜드 론칭 당시 고기와 김치 2종에 이어 그해 12월에는 매운맛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국내산 청양고추를 황금 비율로 배합한 신제품 ‘얇은피 꽉찬속 땡초만두(이하 땡초만두)’도 출시했다.
국내 냉동 만두 시장 4위였던 풀무원은 얄피만두의 성공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만두 매출은 2018년 약 500억원에서 2019년 8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 땡초만두로 밀레니얼 입맛 사로잡아
얄피만두의 성공은 풀무원의 사업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 간편식(HMR) 중에서도 냉동 HMR은 글로벌 트렌드인 동시에 한국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1조원대의 냉동 HMR 시장에서 냉동 만두 시장 규모는 절반 정도인 5000억원대에 달한다.
냉동 HMR 제품에서 대표작이 없었던 풀무원은 지난해 얄피만두 성공 이후 냉동 밥(황금밥알 볶음밥), 냉동 피자(노엣지 피자·크러스트 피자)까지 혁신적인 냉동 HMR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냉동 HMR 시장의 2위로 뛰어올랐다. 풀무원의 뿌리인 두부·콩나물·달걀·생면 등 신선식품을 뛰어넘어 풀무원이 최근 냉동 HMR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유다.
얄피만두는 기존 풀무원 제품들보다 온라인 판매율이 높다. ‘소비자의 오프라인으로 시식 후 구매→온라인 재구매’ 패턴이 매우 잘 정착한 케이스다. 풀무원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얄피만두 오프라인 시식 행사를 진행한 뒤 온라인 매출 비율은 16%까지 증가했다. 시식행사 진행 후 온라인에서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식품업계의 매운맛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땡초만두를 추가로 출시한 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 온라인 매출 비율이 30%까지 올랐다.
홍태관 풀무원식품 FRM사업부 만두 카테고리매니저(CM)는 “주 고객이 5060인 제품들은 온라인 매출 비율이 약 5% 내외인 점을 비춰 볼 때 얄피만두의 온라인 매출 선전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교자만두 시장에도 ‘얇은 피 혁신’ 일으킬 것”
지난해 ‘풀무원 얇은피 꽉찬속 만두(이하 얄피만두)’로 냉동 만두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풀무원은 올해 ‘2세대 얇은 피’를 적용한 ‘얇은피 꽉찬교자(얄피교자)’로 또 한 차례 시장 재편을 예고했다.
후속 작으로 지난 7월 내놓은 얄피교자는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봉지를 판매해 차기 메가 히트 제품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얄피만두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0.7mm의 초슬림 얇은 피에 만두를 빚을 때 피가 뭉치는 접합 부분인 ‘날개’를 만두 하단으로 밀어 넣어 없앴다. 이 같은 방식 덕분에 피가 딱딱하게 굳는 부분이 없어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홍세희 풀무원식품 FRM사업부 제품매니저(PM)는 “‘맛있는 만두’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하고 심혈을 기울여 ‘얄피만두’를 만든 끝에 냉동 만두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다”며 “얄피교자 신제품을 통해 새로운 ‘한국식 만두의 표본’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두피 두께’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은 계기는 무엇인가.
“‘맛있는 만두’를 정의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만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풀무원기술원 만두 연구팀과 함께 글로벌 만두를 분석하고 소비자 조사 끝에 한국 소비자들이 ‘피가 얇고 속이 꽉 찬 만두’를 좋아한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얇은 피 꽉찬 속 만두’가 콘셉트가 됐다.”
-얄피만두 후속 작으로 교자만두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지난해 교자만두 시장은 2450억원 규모로 전체 냉동 만두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교자만두 시장을 잡으면 전체 냉동 만두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교자만두 시장은 2019년 1분기 725억원에서 2020년 1분기 662억원으로 약 12% 감소했다. 얄피만두를 앞세운 왕만두 카테고리가 성장하는 동안 교자만두는 퇴보한 것이다. 풀무원은 한계에 봉착한 교자만두 시장에 진출해 ‘얇은 피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인가.
“지난해 얄피만두에 이어 올해 얄피교자가 나온 만큼 얄피만두 브랜드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고 태국 수출도 확정됐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과 유럽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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