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치열한 ‘버거 전쟁’ 승자는 누구?

곡산 2020. 8. 17. 07:44

치열한 ‘버거 전쟁’ 승자는 누구?

  •  이동은 기자 lde@·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8.05 14:55

버거업계 현황과 프랜차이즈 전략

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버거 업계가 각양각색의 전략으로 한여름 불꽃 튀는 경쟁에 돌입했다. 맛과 품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독특한 신제품 출시나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에게 환호를 받는 브랜드가 다수인 반면 가격 인상 논란과 노사 갈등 등으로 치명타를 입은 브랜드도 있다. 업계는 이번 변화로 인해 햄버거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새롭게 개편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업체 제공

 

코로나 특수에 햄버거 시장 성장세 뚜렷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식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버거 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인구는 줄어든 반면 배달이나 포장 수요는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드라이브스루, 키오스크 등 언택트 판매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한 덕분에 코로나19 사정권에서 벗어나 위기 속에서도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과 김현수)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이하 aT)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59.76(기준=100, 100 초과는 성장, 100 미만은 위축)으로 지난해 4분기(71.44) 보다 11.6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2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버거 업계는 다른 업종만큼 치명상을 입지 않았다. 1분기 업종별 외식산업경기지수를 보면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등 유사 음식점업의 지수는 71.98, 치킨 전문점은 68.79로 전체 지수(59.76)를 훨씬 웃돌았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에도 버거 업종이 큰 타격 없이 예상외로 선전하자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격적인 마케팅 전쟁에 나섰다.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상승세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                  

전통 버거 프랜차이즈, 맛·개성·할인으로 소비자 공략
버거 프랜차이즈 전통 강자인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은 각각 맛, 개성, 할인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뚜렷한 변화를 보인 곳은 맥도날드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앤토니 마티네즈(Antoni Martinez)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된 이후 지난 3월 아시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 네 번째로 ‘베스트 버거’를 선보였다. 베스트 버거는 ‘고객에게 최고의 버거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식재료, 조리 프로세스, 조리기구 등 버거를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하는 맥도날드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빵은 더욱 쫄깃하고 촉촉하게 만들었고 터지는 육즙을 잡기 위해 그릴 사이 공간을 9.4% 넓혔다. 풍미를 위해 패티를 구울 때 양파를 잘게 썰어서 3.5g을 뿌리고 빅맥 소스는 50% 늘렸다. 채소 보관량은 기존보다 60%로 줄인 소량 보관 방식으로 개선해 신선함을 높였다. 

베스트 버거의 인기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 매장과 맥딜리버리의 수요 증가까지 더해져 지난 1~4월 한국맥도날드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했다.
롯데리아는 개성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대만식 닭가슴살 튀김인 ‘지파이’와 올해 초 비건용 버거인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접어 먹는 형태의 신제품 ‘폴더버거’를 출시했다. 폴더버거는 기존 버거와 달리 채소, 고기, 치즈 등이 담긴 빵을 접어서 한 손에 잡고 먹을 수 있다.

롯데리아는 특히 폴더버거 출시를 앞두고 전국 일부 매장에 ‘7월 1일부로 롯데리아,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자극적인 문구로 이목을 끌어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버거킹은 적극적인 할인 프로모션과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뉴트로(New+Retro)·밈(meme)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와퍼를 비롯한 버거류뿐만 아니라 쉐이킹 프라이·너겟킹 등 사이드메뉴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해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지난 6월에는 국내 400호점인 포천축석휴게소FS점이 문을 열었다. 포천축석휴게소FS점은 아시아 지역 최초로 버거킹의 파빌리온 디자인을 적용한 매장이다. 지난 2019년부터 미국 신규 매장에 적용하고 있는 버거킹의 파빌리온 디자인은 내부가 보이는 큰 유리창이 특징이다.

 맘스터치                                          

버거 가격 인상… 가성비 버거 이미지 퇴색
원조 가성비 버거로 알려져 있는 맘스터치는 최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버거 가격을 인상하고 일부 메뉴를 단종하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는 모습이다. 

맘스터치는 체질 개선을 위한 대표 조치로 지난 6월 메뉴 가짓수를 대폭 축소했다. 할라피뇨 통살버거 등 버거류 9종과 통치킨·핫통치킨 등 치킨류 14종, 사이드메뉴 11종을 삭제했다. 그러나 메뉴 개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과 함께 재출시 요청이 빗발치자 맘스터치는 메뉴 리뉴얼 약 한 달 만에 할라피뇨 통살버거를 재출시했다.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도 도마에 올랐다. 맘스터치는 가성비 버거를 대표하던 싸이버거 가격을 기존보다 400원, 불싸이버거는 300원 올렸다. 싸이버거는 지난 5년 동안 가격이 3200원에서 3400원으로 5% 오르는 데 그쳤으나 지난 6월 한 번에 무려 11%가 오르면서 3800원이 됐다. 효율성을 강화하려는 맘스터치의 이 같은 변화에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내세웠던 맘스터치가 초심을 잃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맘스터치는 최근 각종 사이드메뉴를 새롭게 출시하고 수도권 매장을 확대하는 등 여론을 돌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맘스터치는 주요 타깃인 대학생, 중·고등학생이 밀집해 있는 지방 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출점해왔던 그동안의 행보와 달리 신규 상권이 많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과감한 출점 전략을 펼치며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버거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에는 수도권 주요 상권 확대를 기반으로 소비자 및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에 필요한 대응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브랜드 버거                             

본격적인 가맹사업 시작… 차별화된 가치 제공
후발주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No Brand Burger)는 론칭 1년 만인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단품 1900~5300원, 세트 3900~6900원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높은 만족도를 얻으며 10개월 만에 매장 수 35개를 돌파했다. 주요 매장에서는 하루 1000개가 넘는 햄버거 판매량을 기록했고 지난 6월까지 전체 햄버거 누적 판매량은 300만 개를 넘어섰다. 

노브랜드 버거는 선진 프랜차이즈 모델인 로열티(상표사용권) 방식으로 가맹점을 운영하며 가맹점과의 상생에 나선다. 노브랜드 버거의 로열티는 매출액의 8%로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공동 발전을 위해 재투자된다. 향후 가맹사업은 매장 수나 사업 확대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철저한 상권검증과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노브랜드 버거 가맹점을 오픈하는 데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노브랜드 버거 관계자는 “가맹점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노브랜드 버거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노브랜드 버거를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모델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