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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소기업을 구한 '인재의 다양성'

곡산 2017. 11. 23. 08:05
일본 중소기업을 구한 '인재의 다양성'
2017-11-21 하세가와요시유키 일본 도쿄무역관

- '인재의 다양성'이 중소기업을 구할 수 있을 것 -

- 해외진출을 꾀하는 중소기업, 다양한 국적 인재를 해당국 진출 선봉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




일본 노동시장은 현재 1990년대 초반 버블 경기에 필적하는 노동력 부족의 '구직자 우위시장'으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이지만, 중소기업은 계속되는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OTRA 도쿄 무역관은 자신만의 경영전략으로 인재 확보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의 일례로 '인재의 다양성에 대한 관용'을 내거는 일본 기업을 이미 소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국적의 인재 활용이라는 다양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창업 10여 년 만에 급성장한 중소 일본 기업 '비 포워드'사의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글로벌 시대 우수한 인재 확보를 필요로 하는 한국 중소기업에도 다양한 국적 인재를 해당국 진출 선봉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의미있는 접근 방향이 될 것이다.


□ 일본의 고용환경은 호조,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힘든 현실


  ㅇ 일본은 2017년 6월 이후 실업률 2.8%를 유지하며 22년 8개월 만의 최저 수준실업율을 기록, 안정적인 고용환경이 유지되고 있음.

    - 유효구인배율 역시 1.52배로 구직자 대비 구인처가 많은 상황이 지속 유지되고 있음.  


  ㅇ 이러한 일본 노동시장은 현재 1990년대 초반 버블 경기에 필적하는 노동력 부족의 '구직자 우위시장'으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이지만, 중소기업은 계속되는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 일본 중소기업기반정비기구가 2017년 5월 공개한 '중소기업 앙케트 조사보고'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약 74%가 일본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그 중 약 20%는 '일손부족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답변한 상황


□ Google 본사 부사장이 방일 시 면담을 신청할 정도로 궁금해한 일본의 무명기업은?


  ㅇ 한편 일본에는 구글 본사 부사장이 방일 시 면담을 신청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영리하게 인재를 활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존재함. 해당 기업은 5년 만에 매출이 41배로 급증한 도쿄도 쵸후시 소재 중고차 수출회사 '비 포워드'사임.
    - 해당 회사는 중고차 수출 전자상거래 사이트 'BE FORWARD'를 운영하고 있는 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해외 사용자에게 주문을 받아 '저렴하고 신속하고 확실하게' 중고차를 전달하는 사업을 하고 있음.
    - 기업의 목표는 '세계 제일의 EC 사이트가 되는 것’


  ㅇ 해당 회사의 실적은 최근 급성장, 2014년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492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
    - 2009년부터 5년간 매출액 약 4100% 상승한 경이적인 업적을 남김.
    - 2015년에는 428억 엔으로 감소했지만, 최근 몇 년간 신흥국 경제의 부진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매출 증가 추세는 계속돼 옴.


비 포워드의 매출 추이

(단위: 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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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비 포워드사 홈페이지 자료 참고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ㅇ 해당 회사의 특징적인 것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비 포워드 홈페이지에의 접속이 상당하다는 것임. 탄자니아, 잠비아, 모잠비크,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세계적인 기업에 이어 무명의 일본 기업이라 할 수도 있는 비 포워드사의 조회 수가 상위 10위권을 다투고 있었음.
    - 비 포워드 웹 사이트의 월간 페이지 뷰는 당시 약 5600만 PV로 이런 기이한 현상이 구글 본사 부사장의 눈에 띄어, 방일 시 해당 회사 면담까지 이르렀다고 함.
    - 아프리카에서 해당 회사의 지명도는 압도적으로, 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 자동차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외국인 직원이 본래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이 사업의 확대를 이끌었다!


  ㅇ 매출을 5년 만에 41배 증가시키고 거래국가 수를 127개국까지 늘린 비 포워드사의 원동력을 바로 '인재의 다양성'
    -해당 회사에는 외국인 인재가 풍부, 본사 직원의 약 30%가 외국인으로 국적은 약 30개국에 달함.
    - 케냐, 탄자니아, 카메룬,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 출신 직원이 일본 기업 중 가장 많으며 그중에는 일본에 5명 정도밖에 없다고 하는 소말리아인 중 1명도 포함돼 있음.
    - 비 포워드 본사에서는 오후 4시가 넘으면 프랑스어나 영어, 스와힐리어 등이 난무하기 시작함. 거래 국가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으로 이 또한 보통의 일본 기업과는 다른 재미있는 분위기라 할 수 있음.


비 포워드사의 거래 국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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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비 포워드사 홈페이지


  ㅇ '어떤 국가를 신규 개척하고 싶다면 그 나라 사람들이 한다!'는 것이 비 포워드사의 생각
    -해당 회사는 신규 시장 진출 시 해당 국가 출신자나 언어를 구사하는 인재를 전략적으로 채용, 팀을 구성해 해당 국가의 공략법을 고안해 냄.


비 포워드는 몽골 시장 공략기(닛케이비즈니스 2016년 4월 소개)


비 포워드사는 2013년부터 일본어가 능통한 몽골인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몽골인 직원 5명으로 시장개척팀은 결성했다. 시장개척팀은 비 포워드를 통해 중고차를 구입한 몽골 현지인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발행, 엔진오일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고안해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팀 리더를 맡고 있는 호롤제프 가루엘데네 씨는 "일본에서 많은 가게가 포인트 카드를 발행해 판촉에 연결하는 것을 보고 몽골에서도 통할 것이라 생각해 착안했다"며 포인트 카드제도 도입의 경위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3년 기준 0대였던 대몽골 중고차 수출대수가 2015년 6월 기준 월 500대 정도까지 약진, 비 포워드는 몽골 중고차 시장에서 순위권 점유율을 다투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됐다.


    - 최근 비 포워드사에서는 외국인이 활약하기 좋다는 입소문이 퍼져 일본 대학을 갓 졸업한 유학생이나 타 업계에서 경력이 있는 인재 등 유능한 외국인이 저절로 모여드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함.


비 포워드 사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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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비 포워드 사의 야마카와 히로노리 사장(중앙열 왼쪽에서 두 번째)이 약 30개국으로부터 온 사원들을 이끌고 있음

자료원: 일본비즈니스SELECT


  ㅇ 외국인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자유로운 발상을 이끌어 기업의 성장에 연결한 것이 비 포워드사의 경영 신념
    - 대체로 외국인 노동자라고하면 일본인이 일하고 싶지 않는 3K(일본어로 힘듦, 더러움, 위험함) 직장에서 '일본인의 대안'으로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는 상황이 떠 오르기 십상
    - 그러나 비 포워드사의 외국인 사원들은 해당국의 외국인이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업무내용·권한·업무환경을 제공받아 외국인이기 때문에 낼 수 있는 성과를 내왔음.
    - 즉, '일본인 대체'로서의 역할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존재 그대로'를 요구하는 것이고 여타 일본 기업에는 없는 '인재의 다양성'을 강점으로 해 그 압도적인 실적이 실현된 것


  ㅇ '외국인 채용으로 일본인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할 수 있으나, 비 포워드사는 일본에서도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에 일본 고유의 비즈니스 매너나 관습 등 일본인이 잘할 수 있는 업무는 일본인이 담당해 진행하는 상황
    - 비 포워드사 직원의 70%는 일본인
    -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비 포워드사가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등용해 이토록 실적을 확대시켜 회사가 성장하지 못했다면 영세기업인 채로 남아 있을테고, 일본인 고용이 이 정도로 생겨나는 일도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음.


□ 시사점


  ㅇ 이제는 '일본인을 대신해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외국인'이 활약할 수 있는 기업이 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임.


  ㅇ 한국 기업들은 비 포워드사의 사례를 참고, '인재의 다양성'을 검토·활용해 사업 분야 및 영위 지역을 확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리라 사료
    - 외국인을 '한국인 노동자 대체'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만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내용과 권한을 주어 직장환경을 정비하는 것으로 한국인 직원들만으로는 할 수 없었던 사업 분야의 확대와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ㅇ KOTRA 도쿄 무역관에서 기 게재한 '일본 중소기업을 극적으로 바꾼 인재 획득법은?(클릭 시 이동)'에서도 언급했지만, 직원 수가 적은 중소 영세기업이야말로 외국인 채용의 긍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임. 다른 한편으로는 인사제도 등 개혁하기 쉬운 것부터 우선적으로 접근해 '인재의 다양성'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됨.



자료원: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비즈니스 등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