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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소비트랜드 “혼자 살고, 홀로 즐긴다” 1인가구 급증, 산업 생태계까지 변화시켜

곡산 2017. 2. 22. 07:57

신(新) 소비트랜드 “혼자 살고, 홀로 즐긴다” 1인가구 급증, 산업 생태계까지 변화시켜

김영 기자|승인2017.02.20 18:11
편의점 업체들이 새롭게 내놓고 있는 1인가구 전용 상품.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혼밥(혼자 밥먹기)과 혼술(혼자 술먹기)이란 단어가 상당히 익숙해진 요즘, 혼영(혼자 영화보기)과 혼쇼(혼자 쇼 관람하기)을 즐기는 사람까지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일상적인 생활은 물론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있어서도 1인 소비 비중이 늘고 있는 것. 시간이 흐를수록 1인가구 수 자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에 이 같은 추세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른바 ‘홀로족’의 증가는 산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등 1인기준 제품판매가 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도 이어지는 추세다.

2016년 기준 서울시 전체 가구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했다. 2000년(16%)과 비교해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1인가구 증가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최근 내놓은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국내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30%를 넘어서고 2050년에는 35%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 전체 인구수가 2030년 이후 줄어들 전망인 가운데, 1인가구의 주 형태를 이루는 노인 1인가구와 미혼 1인가구 모두가 함께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인가구 증가는 우리 사회 내 여러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혼밥·혼술족의 증가다. 밥도 혼자 술도 혼자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요근래 들어서는 영화와 연극 등 문화생활 자체를 홀로 즐기는 이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혼밥이나 혼술 등 홀로 무언가를 즐기는 이들 모두를 1인가구라 볼수는 없지만, 1인가구 증가가 이 같은 문화현상 확대의 주원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 지난 1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 발표한 ‘2016년 방송매체 이용형태 조사’를 살펴보면 홀로 TV시청을 즐기는 ‘혼TV’족의 경우 독신가구(45.2%)의 응답비율이 전체 평균(31.4%)에 비해 14%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혼밥족의 상징이 된 편의점 도시락. <사진제공=뉴시스>

홀로족 증가에 웃는 편의점 업계

1인가구·홀로족의 급증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편의점 업계가 눈에 띄는 수혜를 받고 있다.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사상 최대인 14조원에 달했다. 2015년 대비 2조원 가량이 늘어난 것. 3사 모두 재작년 대비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는데, GS25가 역대 처음 5조원 매출 고지(5조 6000억원)를 넘어섰고 CU가 4조 9400억원 세븐일레븐이 3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의점 매출 신장을 주도한 것은 1인가구·홀로족이었다. 도시락 등 간편식과 소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 1인가구가 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 보다는 편의점을 즐겨 찾은 결과다.

편의점 업계의 고속성장은 국내 유통시장 전체가 내수부진의 어려움 속 정체 내지 퇴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편의점 업계의 성장은 한동안 더 지속될 전망이다. 1인가구 증가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들 1인 소비층을 붙잡기 위한 각 편의점 업체들의 맞춤전략 역시 좋은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유진투자증권에서도 업계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며, “1인가구 증가 속 유통업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채널은 역시 편의점”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의 소비 형태는 필요한 물품을 원하는 시기에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접근 용이성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편의점이 지속적인 수혜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혼밥 체험 행사장. <사진제공=뉴시스>

홀로족 마케팅도 증가

1인가구·홀로족 증가는 유통시장 뿐 아니라 외식사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외식업체들은 매장용 제품을 1인가구가 즐겨 찾는 간편가정식으로 만들어 테이크아웃 코너 내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적극 판매 중이다. 갈비탕과 갈비찜 그리고 간편죽 등이 대표적인 메뉴로 손꼽히고 있다. 포장과 테이크아웃 전문업체들은 물론 일반 식당에서도 1인가구 증가에 맞춰 혼밥족 전용 메뉴를 새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홀로족 증가는 식품과 문화산업 외 여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행업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여행의 경우 친구와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이란 인식이 강했으나 혼자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며 최근 들어선 ‘혼행’족도 늘고 있다.

국내 A여행전문회사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혼자 해외여행을 즐긴 이들의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30대 연령층이 전체 혼행족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삶의 만족도 개선 등을 이유로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보니 이들 혼행족이 즐겨 찾는 관광지 역시 거리가 가깝고 쇼핑과 음식 관광 등을 홀로 부담없이 즐길수 있으며, 경제적 부담도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본의 경우 홀로족 문화가 우리보다 먼저 성행한 곳이다 보니, 숙박부터 음식까지 홀로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가구 증가는 홈보안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을 가져오고 있다.

보안업계도 1인가구 증가에 따른 혜택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1인가구를 비롯한 소가족 확대 현상으로 인해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주거 보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겨냥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일부 보안업체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장 수요를 예측한 가정용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loT(사물인터넷)보안상품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인기리에 반영됐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혼자 사는 청년, 경제적 부담 커

1인가구 증가가 유통업에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도 있으나, 청년들의 경우 혼자 사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고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빈곤 해소를 위한 맞추형 주거지원 정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세에서 34세 사이 청년 1인가구 중 47%가 월 소득의 20% 이상을 월세 등 주거비로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 1인가구 중 절반 가까이가 ‘임차료 과부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이는 청년 부부 가구(39.8%)나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가구(34.2%), 기타 청년 가구(41.9%)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청년 1인가구의 경우 가계 형편 역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기준 빈곤율(중위 소득의 50% 미만 가구 비율)이 19.5%에 달하는 것으로, 부모와 동거(4.3%)하거나 자녀를 둔 청년 부부(3.1%)보다 훨씬 높았다. 보고서에서는 “청년가구의 과중한 주거비 부담은 결혼준비의 지연으로 이어져 만혼 혹은 비혼을 야기하면서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미래의 소득불평등과 가족 간 갈등까지도 증폭시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1인가구의 증가 속 주거비용 부담이 만혼 내지 비혼으로 이어지고, 소득불평등 및 출산율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글녀, 생활 만족도 낮아

싱글녀들 역시 혼자 사는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문화재단이 발표한 ‘2015 서울시민 문화향우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맘의 ‘연간 문화·예술공연 관람횟수’는 평균 29.8회로, 같은 기준의 싱글녀(49.3회)보다 19.5회 적었다.

전시회, 박물관 등은 1~2회로 차이가 적었으나, 연극·영화의 경우 육아맘이 각각 3.4회, 6.4회 관람해 싱글녀(14.9회, 13.5회)보다 11.5회, 7.1회로 격차가 컸다. 결혼과 출산 등을 거치며 육아맘의 문화생활 향유 횟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주목해 볼 부분은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문화생활 영유에 있어 육아맘이 싱글녀 대비 그 기회가 더 적음에도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 자체는 더 높다는 점이다.

해당 기관에서 실시한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육아맘은 32.2%가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100점 만점 조사에서도 육아맘의 행복도는 74.0점에 달했다. 반면, 싱글녀의 경우 20.2%만이 ‘매우 행복하다’고 답했으며, 100점 기준 만족도 조사에선 67.7점에 그쳤다.

육아맘의 경우 싱글녀들에 비해 문화생활 자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가정에서 주는 안정감’ 등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