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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PB로 본 대형마트 브랜드 전략

곡산 2016. 7. 8. 17:39
제목신개념 PB로 본 대형마트 브랜드 전략
작성자CNA | 2015-10-16 
내용

 

‘PB인듯 아닌듯’ 신개념 PB 등장, 유통업체 간판 내리고 상품 이미지 내세운다

대형마트 업체들의 PB 경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계층별 PB 개발 등 획일적인 콘셉트는 지양하고 저마다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살려 경쟁에 임하는 것이 최근 시장의 트렌드다. 기존 저가라인보다 더 저렴한 ‘초저가형’ 상품이 나오는가 하면, PB 이미지를 지우고 진열대에서 NB와 경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 코너에 진열된 PB상품을 보면, 패키지에 해당 유통업체의 이름이나 로고가 없는 경우가 있다. 겉모양만 보면 NB상품으로 착각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NB상품보다 20~40% 저렴한 PB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온니원(only one)’ 상품으로서 차별화 역할을 한다. 특히 PB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판매 현장의 최신 고객니즈를 담아낸 것으로, 유통업체들의 전략 구현에 시작점이 되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가 PB를 기획할 때 저마다 기업명및 로고를 내세우지 않는 것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의 일환이다. 이들 상품을 개발한 유통업체를 내세우기보다 제품 자체의 이름과 이미지를 강조, 하나의 브랜드로서 시장에 안착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급망 확대 위해 PB에서 마트 이름 빼다
대형마트들이 PB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이유는 유통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차별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대형마트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에 빠져있는 동안 편의점 등 근린형 점포와 모바일 채널 같은 신규업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했다. 따라서 최근 매출 기여도가 높아진 PB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PB의 판매처가 자가 매장에 한정된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PB상품에서 유통업체의 색깔을 지우는 쪽으로 브랜드 운용 방향을 바꿨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식품 PB ‘피코크(Peacock)’가 대표적인 사례다. 피코크는 현재 이마트뿐 아니라 계열사 업태인 신세계백화점과 편의점 위드미,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도 판매되는데, 이마트라는 표기를 없애고 브랜드명과 상품 이미지만을 패키지에 표기했다. 이마트 마케팅팀의 김성준 부장은 “피코크는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마트의 PB가 아니다.”라며 “백화점·편의점·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되는 만큼 별도의 브랜드라고 볼 수 있는데, 신세계의 ‘오운(own; 소유) 브랜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PB가 다양한 업태로 공급되면, 그만큼 더욱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형마트 업체들이 PB 운용 방식을 과거와 달리했다면, PB상품 개발에는 최신 소비패턴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요즘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따져가며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내놓은 것이 ‘초저가형 브랜드’다. 기존 업체들이 PB 계층을 프리미엄·일반형·저가라인 3가지로 크게 구분했다면, 최근에는 저가 라인보다 더 저렴한 초저가형 품목을 만들어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 홈플러스의 패션 PB ‘에프투에프(F2F)’가 이에 해당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비가 저렴한 해외 생산라인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 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이다.
이들 초저가 브랜드가 탄생한 데는 일반형과 저가라인 PB 사이의 가격 경계가 애매해진 점과 경기 불황 여파로 저가 및 균일가 상품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글로벌 유통 트렌드도 배경이 됐는데, 독일의 하드 디스카운터 ‘알디(Aldi)’나 메트로그룹의 식품 하이퍼마켓 ‘레알(Real)’이 저가 라인보다 한층 더 저렴한 초저가형 PB를 출시해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또한 우수 중소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빨라지는 추세다. 롯데마트경우 국내 중소 두부 제조업체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는데, PB와 NB를 결합한 브랜드 ‘어깨동무’를 선보였다. 중소 두부 제조업체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동조합 형태의 사업을 제안하고, 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어깨동무의 상품화에 관여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PB 개발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롯데마트 채소팀의 최지용 CMD는 “롯데마트는 어깨동무협동조합이 설립될 때부터 지금까지 법률 자문, 디자인 요소,사업 방향성 등을 제공해오고 있다.”며 “롯데마트의 PB가 아니라 협동조합에서 만든 NB상품이고, 롯데마트는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상품화 전 과정을 도와주는 형태”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3사의 최근 PB 운용 전략을 보면 이 같은 시장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각 사가 주력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을 살펴보자.

 

1.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
필요 없는 것을 뺀 ‘스마트형’ 브랜드
이마트가 내놓은 노브랜드는 말 그대로 브랜드를 없앤 품목이다. 이는 노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즉, 브랜드를 개발·관리하는 데 비용을 들이기보다 꼭 필요한 기능만 살린 ‘합리적인 가격대 제시’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 노브랜드는 광고나 패키지 등 마케팅 부문과 유통단계 축소 등 소싱 부문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해 타사 경쟁 카테고리
에 있는 상품대비 가격을 최대 67%까지 낮췄다. 가격 정보도 필수 기능이 아니라고 생각해 패키지에 표기하지 않았다.
가격을 줄이는 동시에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동반했다. 3~5개월간국내외 수많은 생산라인의 실사를 거친 후 이마트가 자체 운영 중인 ‘품질안전팀’의 심사를 통과한 공장만 노브랜드 상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마트 노브랜드추진팀의 노병간 식품개발 부장은 “그동안‘PB는 저가형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이어져 왔지만, 이제 PB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노브랜드처럼 초저가형 상품일지라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브랜드는 품질과 가격에 대한 고객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기획에서 출발했다. 이마트는 우선 지난해 12월 노브랜드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기획부터 생산·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한 팀에서 이뤄지도록 역량을 집중시켰고, 지난 4월 쿠키·섬유유연제·기저귀등 9개 품목을 노브랜드로 출시했다. 이후 품목 수를 꾸준히 늘려 지난 8월에는 150개를 선보였고, 연내에는 3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노브랜드의 마케팅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한 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시장에 정착하는 단계인 만큼 노출 빈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엔드매대와 행사용 평대를 활용해 진열하고, 매장 출입구에 집중 배치하고 있는 것. 또한 매출 1위 NB상품 옆 골든존에 노브랜드 상품을 진열해 가격, 품질을 고객 스스로 비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별도의 광고나 홍보 없이 NB상품과 경쟁하기 위한 조치다.

패키지는 기본적인 스펙을 추구하는데, 옐로우 컬러로 가독성을 높인 바탕에 심플한 폰트로 품목 이름만 적어 넣었다. 이 중 폰트는 향후 식품에 한해 조정할 계획이다. 식품은 식감이 중요한 만큼 기능적으로 소구하는 비식품과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노 부장은 “노란색은 식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식품의 다양성을 한 가지 색과 폰트로만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노브랜드 내에서도 식품만은 특별히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컬러 및 폰트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홈플러스 ‘에프투에프(F2F)’
PB 이미지 지우고 새출발한 SPA 브랜드
홈플러스가 지난 9월 10일 새롭게 론칭한 패션브랜드 에프투에프(F2F) 경우 ‘NB화’를 추구한다. 대형마트의 PB가 아닌 전문 SPA브랜드로 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네이밍 작업부터 신경을 썼다. F2F는 2010년 홈플러스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영국 테스코의 패션브랜드 ‘플로렌스앤프레드(Florence & Fred)’의 이름을 바꿔 탄생했다.
‘플로렌스앤프레드’라는 이름이 어렵고 임팩트가 떨어진다고 판단, 대중화를 위해 브랜드명을 교체한 것이다.
F2F의 상품 운영 콘셉트를 기존 단품 위주의 이지캐주얼에서 코디 중심의 상품기획으로 전환한 것도 SPA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포석이다. 홈플러스는 남성복·여성복·유아동복 등 라인별 상품기획 방향을 설정하고, 비즈니스룩 같이 코디를 제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영국 테스코의 글로벌 소싱 역량과 디자인을 활용해 유러피언 스타일을 강화,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F2F의 아이덴티티를 SPA 브랜드로 가져가기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플로렌스앤프래드의 남성슈트를 대상으로 시범 판매를 실시하기도했다. 그 결과 기획했던 전체 수량의 85%를 판매,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F2F 론칭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 같은 성과에대해 슬림한 실루엣, 가벼운 무게감의 소재, 브랜드로고 없는 깔끔한 디자인 등 최신 고객니즈가 상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시중가대비 저렴한 가격도 인기의 요인이다. 저가격대는 F2F가 지향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 가운데 하나로, 현재 남성슈트가 4만 원대, 드레스셔츠는 1만 원대, 티셔츠 3천 원대부터 구색을 갖췄다. 이 같은 저가 전략이 가능한 데는 테스코의 인프라가 영향을 끼쳤다. 방글라데시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 진출한 테스코의 검증된 생산라인을 공유해 가격은 내리면서 적절한 품질은 유지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F2F의 매출을 지난해(2,600억원)보다 많은 3천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 년 매출 목표는 6천억 원이다. 따라서 홈플러스 내 테넌트숍 기획과 SPA 브랜드로서 복합쇼핑몰 입점, 로드숍 오픈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9월 홈플러스의 매각으로 테스코와 협업관계가 종료된 것은 해결과제를 남겼다. 자회사라는 이유로 안정적으로 공급받던 테스코의 PB라인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만큼 F2F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홈플러스 측은 “기업대 기업으로 새로운 계약을 하게 된다면 계약 조건이 기존과 어떻게 달라질지는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3. 롯데마트 ‘어깨동무’
다채널 확보·원가 절감… 협업 통해 PB 한계 극복한 브랜드

두부 브랜드 ‘어깨동무’는 롯데마트와 어깨동무두부협동조합이 상품 기획단계부터 판매까지 협업을 통해 운영하는 모델로, 일반적인 PB와 다른 형태를 띤다. 유통·제조업체 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상생 사례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꾸리고 품질·물류·마케팅·판매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어깨동무는 롯데마트의 자체적 브랜드는 아니지만 PB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롯데마트 채소팀의 최지용 CMD는 “두부를 PB로 제조하려면 품질과 패키지를 통일하는 데 비용이 발생하고, 판매처는 제조 유통업체에 한정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력이 검증된 중소기업들을 모아 고품질 상품을 만들도록 하고, 그 상품이 특정 유통업체나 업태에 상관없이 유통되도록 도와 더 큰 효율을 창출하는 것이 어깨동무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어깨동무두부협동조합은 2013년 각 지역의 두부 및 관련 중소 제조업체들이 모여 만들었다. 두부제조업체, 콩 원물업체, 부자재 업체, 2차 가공업체 등 모두 14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협동조합 설립 당시부터 ‘상호 시너지’를 강조했고, 이는 생산비 절감으로 나타났다.
협동조합 내에서 원물 및 부자재 공동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연간 3억원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최신 고객니즈 분석, 마케팅 노하우 등 롯데마트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어깨동무에 접목하면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게 됐다. 상품성이 높아지자 롯데마트 전 지점과 하나로마트 등으로 판로가 확대됐고, 회원사별 월매출은 협동조합 설립 이전대비 평균 20%씩 늘었다. 지난 6월에는 충북 음성에 물류센터를 지어 통합 유통망 관리를 시작했으며 일원화된 관리를 통해 3개월만에 매출 이익이 기존보다 40%가량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어깨동무두부협동조합의 사례를 다른 협력사에도 제안해 ‘어깨동무막걸리협동조합’, ‘어깨동무건오징어협동조합’ 등의 설립에도 자문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현재는 어깨동무 안에만 5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직접 제조하지는 않지만 롯데마트의 노하우를 담았고,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를 시도하는 등 새로운 PB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PB, 독립된 브랜드로 포지셔닝 가능할까
초저가, 상생 등 각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경쟁력제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저마다 유통업체의 이름을 숨긴 PB를 내세우며 독립적인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다. 더욱 폭넓은 채널에 PB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같은 행보의 배경이다. 피코크처럼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업태와 무관하게 PB가 공급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신세계 계열사 간 협업이라는 점에서 아직 PB가 NB급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러나 이마트의 노브랜드나 홈플러스의 F2F, 롯데마트의 어깨동무 같이 대형마트가 PB를 NB처럼 육성하거나, NB를 PB처럼 지원하는 등 PB와 NB가 갖고 있는 기존 틀을 깨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PB의 독립 브랜드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즉 PB와 NB가 혼재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향후 대형마트 PB의 입지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RETAIL 2015.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