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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서 나온 용' 100대 그룹 현역 총수 8명 누구?

곡산 2014. 5. 2. 15:11

'개천서 나온 용' 100대 그룹 현역 총수 8명 누구?

이해진·박현주 '샐러리맨신화'…장평순·강영중 '맞수'

김아름 기자 (armijjang@ceoscore.co.kr) 2014.03.11 08:50:11


국내 10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직접 회사를 세운 자수성가형 오너는 총 8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명의 창업주가 가진 주식자산은 6조3천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직 총수 가운데 기업을 직접 일군 창업주는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8명의 창업주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부영그룹을 세운 이중근(73) 회장이었다.

 

'임대주택 신화'를 이룬 이 회장은 부영과 동광주택산업 등 부영그룹 8개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 총 자산가치가 18447억 원에 달했다.

 

이중근 회장은 72년 우진건설을 세워 중동 진출 등 성장을 거듭하다가 79년 부도로 폐업했다. 하지만 4년 후인 83년 부영의 전신인 삼진엔지니어링을 세우며 재기에 성공한다.


삼진엔지니어링은 경쟁사들과 달리 임대주택을 집중적으로 보급, 자리를 잡았고 이후 종합건설회사로 발돋움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특히 이 회장의 주식자산이 모두 비상장 계열사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100대 그룹 총수 전체 자산순위에서도 7위를 차지했다.

 

샐러리맨 창업 신화를 일궈낸 미래에셋 박현주(56) 회장이 3개 비상장 계열사에서 총 11563억 원의 자산을 보유해 뒤를 이었다.

 

박 회장은 1997년 동원증권에서 퇴직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 도입, 어카운트 상품판매, 우리사주신탁제도 도입 등으로 증권업계에서 이름을 알렸고 2006년 미래에셋증권을 상장시키며 주식 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도 영업수익 19조4천억 원, 당기순이익 68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선두권을 유지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부영 이중근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교원 장평순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대교 강영중 회장,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부영 이중근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교원 장평순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대교 강영중 회장,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역시 샐러리맨 출신인 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네이버 주식으로만 11237억 원의 자산을 보유, 박현주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의장 역시 삼성SDS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샐러리맨 출신의 총수다.


지난해초만 해도 30만 원대를 형성하던 네이버 주식이 한게임과의 분할, 라인의 급성장 등으로 올해 들어 80만 원대를 유지하며 1년 새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크게 증가했다.


삼성SDS 사내벤처에서 시작된 네이버는 2000년대 초 '지식인'이라는 신개념 서비스를 앞세워 다음을 포털 왕좌에서 끌어내린 후 지금까지 국내 포털시장 점유율 70~80%를 넘나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금융권 샐러리맨의 신화라면 이해진 의장은 IT업계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샐러리맨 총수들은 전체 순위에서도 각각 12,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학습지 라이벌' 교원의 장평순(63) 회장이 전체 15위를, 대교의 강영중(65) 회장이 21위를 차지했다.


장 회장은 배추장사로 모은 종잣돈으로 교원을 창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몬학습과 빨간펜으로 대표되는 방문형 학습지 시장을 개척한 장 회장은 이후 웰스정수기, 와우비데 등 생활가전 부문에도 진출하며 분야를 넓히고 있다.


장 회장은 교원과 교원구몬 등 비상장 계열사 2곳의 지분만으로 총 9천584억 원의 주식평가액을 기록했다.


반면 강영중 대교 회장은 수학과외에서 시작해 지금의 거대 교육그룹을 만들기까지 '교육 한우물' 만 팠다.


강 회장은 20대에 서울에서 일본 구몬수학을 바탕으로 대교의 전신인 과외형 수학학원 '한국공문수학연구회'를열었다가 1980년대 신군부의 과외 금지령에 의해 방문형 과외로 진로를 변경해 대성공을 거뒀다.


회원이 늘며 일본 구몬수학에서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자 강 회장은 회사 이름을 대교로, 브랜드명을 눈높이로 바꾸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후 2004년 상장, 현재 강 회장이 가딘 계열사 지분 평가액이 5천556억 원에 달한다.


이어 이랜드의 박성수(61) 회장이 3천500억 원대 주식자산으로 뒤를 이었다.


박 회장은 젊은 시절 희귀병인 근육무력증을 앓아 취업이 어려워지자 28세에 이화여대 앞에서 보세의류점 '잉글런드'를 열고 의류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상호를 이랜드로 변경하고 유통과 식품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 현재는 5천 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는 글로벌 그룹이 됐다.


현역 창업자 중 최고령인 허진규(74) 회장의 일진그룹은 '집 앞마당'에서 시작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허 회장과 종업원 2명이 허 회장 집 앞마당에서 주물을 제작하며 시작된 일진그룹은 1970년대 국내 최초의 국산 금구류와 동복강선 생산, 1980년대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 등으로 이름을 떨치고 2천년대에는 반도체 산업에까지 뛰어들며 몸집을 불렸다.


허 회장은 20여 개의 일진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디스플 주식을 포함, 7개사 지분 2천36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영원무역 성기학(67) 회장은 1천578억 원의 주식평가액으로 전체 51위를 기록하며 '창업 총수' 리스트의 끄트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1970년대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 오리털 점퍼 제조업체 영창실업을 세운 후 80년대 다운제품 제조 및 보급의 1인자로 올라섰다가 97년부터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수입하게 되면서 국내 굴지의 아웃도어 업체로 성장했다.


한편 현직 창업총수 8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총 26개사로 그 중 21개사가 비상장이었다.


그룹 내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사인 부영을 비롯,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교원 장평순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비상장사 지분만을 갖고 있었으며 상장사 주식만을 갖고 있는 총수는 네이버 이해진 의장과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뿐이었다.


[CEO스코어데일리/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