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인터뷰

[기획]aT ’K-Food 기업지원단’ 면류전문기업 李家자연면 현장 컨설팅

곡산 2013. 1. 21. 09:14
기획/특집
[기획]aT ’K-Food 기업지원단’ 면류전문기업 李家자연면 현장 컨설팅“탄탄한 기술력 비해 정보 부족…해외 판로 개척을”
이재현 기자 | ljh77@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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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1.01 02: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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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식품업계 어려움을 기업, 경영, 수출 분야에 걸쳐 각계 전문가의 상담과 컨설팅을 통해 해결해주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 ‘K-Food 기업지원단’ 4차 현장기동상담회가 14일 충북 음성을 찾았다.

이번 상담회는 냉동식품 생산·수출업체인 ㈜사옹원(대표 이상규)과 면류 생산 전문기업 ㈜이가자연면(대표 이범수)을 대상으로 경영 기술상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처방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재수 사장은 이날 “현장기동상담회는 식품 경영기술 분야 최고의 고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앞으로 많은 중소 식품기업들이 aT의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 및 식품단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밀착취재를 통해 나타난 사옹원과 이가자연면의 경영실태와 ‘K-Food 기업지원단’이 제시하는 효과적인 해결방안 등을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

△李家자연면 본사 전경

면류 생산 전문기업 ㈜李家자연면(대표 이범수)은 생면, 숙면, 증숙면, 쌀면 등 면류 가공식품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중소기업 특성상 판로개척이라는 현실에 부딪혀 주로 OEM 납품을 하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면류 제조기술과 생산시스템을 인정받아 대상(주), 풀무원, 푸드머스, 홈쇼핑 등 굴지의 대기업들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또한 '친환경' 제품이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icoop생협, 한살림, 놀부, 채선당, 김가네를 비롯해 학교급식, 군납 등을 통해 연간 125억 원에 달하는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면류 전문기업 李家자연면 제품군
李家자연면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기술력과 생산설비.

지난 2009년 쉽게 퍼지지 않는 학교급식 전용 ‘이가증숙면’을 개발해 푸드머스에 OEM 납품하고 있으며, 그동안 군납 위주로 공급되던 쌀국수는 이달 중엔 편의점에도 선보인다. 이 회사는 면류 외에도 음성군에서 확보하는 무농약(4.5톤), 유기농(20톤) 쌀을 원료로 만든 식혜음료와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그대로의 맛을 살린 소스류를 생산해 학교급식, 한살림, icoop생협, 마트, 편의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가자연면은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일본을 대상으로 냉면, 쫄면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종가집 브랜드로 나가고 있다. 숙면임에도 유통기한이 상온에서 1년에 달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간 2억 원 가량의 수출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李家자연면이 시장개척에 공을 들이는 부분은 우리밀을 소재로 한 가공식품이다. 우리밀 제품의 대중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면서 2%에 불과한 우리밀의 자급률을 높여 농가 소득에 기여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실제 李家자연면은 연간 365톤의 우리밀을 사용해 냉면, 칼국수, 중화면, 수제비, 라면 등을 생산함으로써 전체 매출의 30%를 충당하고 있다.

생면·쌀면 등 대기업에 납품…연매출 120억 올려
우기철 반죽 숙성 시 곰팡이 오염 우려…봉지 이용 건조를
호퍼 씌우고 밀가루 분사하면 분진 확산 방지 가능

이 회사가 우리밀 활성화를 위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요소는 수입밀에 비해 떨어지는 맛과 가격이다. 맛 있는 제품 개발을 위해 생산 설비 개선과 기술 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유통 마진을 조절해 고품질의 제품을 저가에 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범수 李家자연면 대표
이범수 대표는 “우리밀의 자급률이 낮은 이유는 맛이 없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우리 회사는 오랜 연구 끝에 쫄깃쫄깃하면서 맛있는 제품을 개발했으며, 특히 수입밀에 비해 2배 가량 비싼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식당 프랜차이즈 ‘밀락’을 운영해 중간 마진을 20% 가량 줄여 수입밀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발판으로 내년부터는 식당 사업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력과 설비 보유에도 불구하고 발목은 잡는 것은 OEM 위주의 매출 구조. 회사 성장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요인이라는 것이 이날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정보력 부족에 따른 판로 개척의 애로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기술컨설팅 분야를 맡은 이현유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증숙을 하고 반건조하는 과정에서, 특히 우기철에는 곰팡이 등에 의한 오염 발생률이 높으므로 봉지 등을 이용해 1~2일에 걸쳐 수분만 빠져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곰팡이균의 오염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면끼리 늘어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밀가루를 분사하는 공정에서 호퍼 등을 씌우면 분진이 공장에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생산·설비를 잘 갖췄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없는 만큼 다른 문제점도 실험 등을 통해 충분히 공정을 잡을 수 있다”고 총평했다.

◇기업지원단 전문가들이 이범수 대표(맨 왼쪽)의 생산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시설투자는 시기상조…자체 브랜드 활성화가 우선
해외 박람회 적극 참여 OEM 수출 등 시장 개척해야

경영분야에서는 OEM 방식의 한계성이 지적됐다. 김민선 리더스경영컨설팅법인 대표는 “현재 계획 중인 시설 투자는 시기상조”라며 “OEM 방식에 탈피해 자체 브랜드를 활성화한 다음 설비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OEM 체제로 안정적인 공급망은 확보했지만 결국 수익면에서 한계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탈피하기 위해선 내부 역량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인프라를 갖춘다음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주식 aT 기업지원센터장
수출분야 멘토로 나선 홍주식 aT기업지원센터장은 “OEM에서 탈피해 자체 브랜드로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OEM을 하더라도 국내만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도 눈을 돌릴 필요는 있다”고 강조하고, 해외 식품박람회 참가를 권유했다. 이는 단순히 홍보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 세계 식품 트렌드를 읽으면서 신기술 습득은 물론 바이어와의 접촉 등 실보다는 득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풀무원 납품 실력이면 해외 OEM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아울러 중기청이나 aT 등의 중소기업 해외박람회 지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잘 만드는 것보다는 잘 파는 것이 중요하므로,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루트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것”을 주문한 홍 센터장은 “필요하다면 기업지원센터가 적극 도울 것”을 약속했다.

△K-Food 기업지원단 현장기동상담회에서 기업지원단은 현장컨설팅을 통해 노출된 개선사항에 대해 요목조목 짚어주고 있다.

이범수 대표는 “그동안 연구소의 기능을 중요시한 탓에 영업부문의 인력을 최소화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서도 정작 판로 개척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K-푸드 기업지원단과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한층 더 발전하는 李家자연면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현유 박사는 “기술력과 설비 갖춘 탄탄한 기업이지만 정보력이 너무 없어 안타까웠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인 교류가 이어져 애로사항을 극복했으면 한다. 특히 기술적인 문제는 쉽게 해결이 가능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회사”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한편 이달 중 생라면 출시를 앞둔 李家자연면은 내년 150억 원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