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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국내 1위 커피믹스의 비결…동서식품 부평공장 가보니

곡산 2013. 3. 8. 14:55
[르포] 국내 1위 커피믹스의 비결…동서식품 부평공장 가보니
이성수 기자 (anthony@ebn.co.kr) l 2011-05-30 16:15:07
경인고속도로 부평나들목을 지날 때 창문을 잠시 열어두면 은은한 커피향이 자동차 안을 가득 메운다.

이 커피향의 발원지는 국내 최초의 커피공장인 동서식품(대표 이창환) 부평공장이다.

1970년 세워져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서식품 부평공장. 지난 27일 부평공장 안에 들어서니 각 공정을 잇는 파이프가 가득할 뿐 기대했던 커피 원두는 보이지 않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는 향이 생명이기 때문에 향 손실을 막기 위해 파이프를 통해 이동된다”며 “커피공장에서는 커피 원두보다 파이프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장비의 정상 작동 유무를 확인하는 통제실 외에는 직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서식품 관계자에 따르면 부평공장의 현장인원은 120명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공정은 대부분 무인화 장비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의 대표 커피브랜드 ‘맥심’은 원두의 70% 이상을 콜롬비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의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들여와 사용한다.

부평공장에서는 이 원두를 이용해 로스팅, 추출, 향회수, 동결건조를 거쳐 커피믹스를 생산한다.

원두를 볶는 로스팅 작업은 볶는 시간과 온도에 따라 향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원두의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로스팅 조건을 컴퓨터 시스템에 입력해 진행한다.

로스팅한 원두는 추출 공정과 동서식품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향회수 공법을 거쳐 원두의 고유한 맛과 향을 살려낸다.

추출은 물에 용해되는 성분을 로스팅한 원두에서 커피향과 함께 뽑아내는 인스턴트 커피 제조의 핵심 공정이다. 동서식품은 고품질의 커피생산을 위해 물과 접촉시간을 최소화해 필요한 성분만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최적의 설비를 갖췄다.

향회수 공법은 갓 볶은 원두에서 추출한 신선한 커피액을 RAP(Refined Aroma Process) 공법을 이용해 향을 회수한 뒤 건조하기 직전 다시 주입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공정 중에 향이 손실되는 것을 막고 원두에서 발현되는 풍부한 향기와 커피의 깔끔한 뒷맛을 살리게 된다.

이렇게 제조된 커피는 마지막으로 동서식품이 자랑하는 동결건조공법을 통해 커피믹스의 알갱이 형태로 만들어진다.

동서식품 부평공장의 동결실 내부 모습. 영하 40도의 컨베이어벨트 위로 커피 농축액이 흘러내리고 있다.


공장 6층 동결실에서 동결건조공법의 공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내부 온도가 영하 40도 이하로 유지되는 동결실에서는 커피 농축액이 영하 40도 이하의 컨베이어벨트 위로 흘려내리며 순식간에 얼음상태로 변하고 있었다.

이렇게 얼어버린 농축액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아래층으로 옮겨지면서 분쇄 및 선별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친 커피 알갱이는 얼음 성분을 바로 기체로 증발시키는 승화작용을 이용해 건조되면서 커피향과 입자모양을 최대한 살리게 된다.

완성된 커피는 포장실로 옮겨져 프리마와 설탕과 함께 사무실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틱형 포장에 담겨진다.

김광수 동서식품 마케팅 이사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 제조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이라며 “외국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수입해 국내에서 배합하는 다른 판매회사와 달리 전 세계에서 인스턴트 커피 제조설비를 직접 보유해 커피 파우더를 생산하는 곳은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돼 출시 직후부터 30여년 동안 국내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파워 1위를 놓치지 않는 한국의 대표 커피브랜드 ‘맥심’의 기술이 이 곳에 모두 녹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