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800도 못 주는데 눈높이 낮추라고?
[CBS 장규석 기자]
정부가 공정사회의 마지막 테마로 '학력철폐'를 내걸었다. 과연 능력 중심의 기능인 우대사회는 가능할 것인가. CBS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국제기능올림픽 수상자들을 밀착 취재해, 그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제 생각으로는 적어도... 적어도 연봉 1천800만원은 받고 싶어요. 적어도." 유종현(24)씨는 유독 '적어도'를 강조했다. 2007년 일본 시츠오카 기능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곧 있으면 4년제 대학 학사학위도 받게 된다.
연봉 1천800만 원, 월 급여 150만 원. 그가 허용할 수 있는 최저치의 눈높이다.
하지만 이 눈높이도 웬만한 중소기업에게는 여전히 높다. "솔직히 1천800만 원 안주는 곳도 많아요."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 중소기업 세 곳에서 일을 해봤다. 분명히 좋은 점도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일을 배울 수 있고, 분위기도 가족적이다. 사장과도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언제나 회사를 나오게 만드는 건 '너무나도 낮은' 봉급이었다. 그는 "솔직히 봉급만 괜찮으면 거기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직난. 정부는 이를 일자리'미스매치'(mismatch)라 부르며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대학까지 졸업한 20대 초중반 청년은 눈높이를 얼마나 낮춰야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통계청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는 310만9천 원. 반면 30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 정규직 근로자는 그 절반 수준인 212만1천 원에 불과했다. 정규직보다 조금 적게 일하는 중소 사업체 비정규직의 월 급여는 다시 그 절반이 조금 넘는 117만2천 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기능대회에 입상을 하고,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구조다. 구직자의 눈높이를 탓하기 전에 먼저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을 올리는 것이 미스매치 해소의 첫 걸음이다.
[IMG1] ◈ 중소기업, "우리도 월급 많이 주고 싶다..단가만 잘 쳐주면"
물론 중소기업도 높은 임금을 주고 좋은 인재를 구하고 싶지만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정하니 인건비를 마음대로 높이지도 못한다. 기능올림픽 선수 출신이자 중소기업 임원인 A씨(57)는 "정부에서 나눠주는 표준 (품)셈표가 있는데, 대기업이 욕심을 줄이면서 각 분야별 셈표 대로만 지급을 하면 중소기업도 성장할 수 있고 인재도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을 내놓고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갑-을 구조 속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납품단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중소기업도 없고, 정부도 이를 일일이 감독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 "갑-을 구조깨고, 동반성장 혜택 근로자에 돌아가게"
게다가 동반성장의 혜택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정책적 고민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공공조달 부문이 GDP의 11%에 달하는데, 고용을 지속하거나 고용창출이 큰 기업에게 조달 가점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도 (임금인상과 정규직 전환 등)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87.7%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정부는 학력철폐를 통한 공정사회를 말하고,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고용을 통한 복지를 제안했다. 이들의 구호가 실효를 거두려면 결국 대부분의 고용을 창출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튼튼해져야 한다.
hahoi@cbs.co.kr
정부가 공정사회의 마지막 테마로 '학력철폐'를 내걸었다. 과연 능력 중심의 기능인 우대사회는 가능할 것인가. CBS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국제기능올림픽 수상자들을 밀착 취재해, 그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제 생각으로는 적어도... 적어도 연봉 1천800만원은 받고 싶어요. 적어도." 유종현(24)씨는 유독 '적어도'를 강조했다. 2007년 일본 시츠오카 기능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곧 있으면 4년제 대학 학사학위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눈높이도 웬만한 중소기업에게는 여전히 높다. "솔직히 1천800만 원 안주는 곳도 많아요."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 중소기업 세 곳에서 일을 해봤다. 분명히 좋은 점도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일을 배울 수 있고, 분위기도 가족적이다. 사장과도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언제나 회사를 나오게 만드는 건 '너무나도 낮은' 봉급이었다. 그는 "솔직히 봉급만 괜찮으면 거기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구직난. 정부는 이를 일자리'미스매치'(mismatch)라 부르며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대학까지 졸업한 20대 초중반 청년은 눈높이를 얼마나 낮춰야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통계청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는 310만9천 원. 반면 30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 정규직 근로자는 그 절반 수준인 212만1천 원에 불과했다. 정규직보다 조금 적게 일하는 중소 사업체 비정규직의 월 급여는 다시 그 절반이 조금 넘는 117만2천 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기능대회에 입상을 하고,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구조다. 구직자의 눈높이를 탓하기 전에 먼저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을 올리는 것이 미스매치 해소의 첫 걸음이다.
[IMG1] ◈ 중소기업, "우리도 월급 많이 주고 싶다..단가만 잘 쳐주면"
물론 중소기업도 높은 임금을 주고 좋은 인재를 구하고 싶지만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정하니 인건비를 마음대로 높이지도 못한다. 기능올림픽 선수 출신이자 중소기업 임원인 A씨(57)는 "정부에서 나눠주는 표준 (품)셈표가 있는데, 대기업이 욕심을 줄이면서 각 분야별 셈표 대로만 지급을 하면 중소기업도 성장할 수 있고 인재도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을 내놓고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갑-을 구조 속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납품단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중소기업도 없고, 정부도 이를 일일이 감독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 "갑-을 구조깨고, 동반성장 혜택 근로자에 돌아가게"
게다가 동반성장의 혜택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정책적 고민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공공조달 부문이 GDP의 11%에 달하는데, 고용을 지속하거나 고용창출이 큰 기업에게 조달 가점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도 (임금인상과 정규직 전환 등)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87.7%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정부는 학력철폐를 통한 공정사회를 말하고,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고용을 통한 복지를 제안했다. 이들의 구호가 실효를 거두려면 결국 대부분의 고용을 창출하는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튼튼해져야 한다.
ha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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