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창간15주년 특집]“규제 위주서 육성으로”…외식산업진흥법 본격 시행

곡산 2011. 9. 21. 08:02

[창간15주년 특집]“규제 위주서 육성으로”…외식산업진흥법 본격 시행
‘외식산업’으로 위상 강화…신성장 동력 세계화 날개
고용·부가가치 큰 국가전략산업으로 입지 향상
외식-농어업 연계해 식자재 등 동반 성장 기틀

외식산업 지원 육성의 법적 기틀이 될 '외식산업진흥법'이 발의된 지 2년 만인 지난 10일 본격 시행되면서 '성장 한계설'에 마음 졸였던 외식업계가 한껏 격양돼 있다.

그간 규제 위주의 식품위생법과 식품산업진흥법에 겨우 기대야 했던 외식업계는 이번 외식산업진흥법 시행으로 인해 구조 및 제도적 문제점을 해소하고 농어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외식산업이 새로운 국가전략사업으로 커갈 수 있다는 법 취지에 상당부분 기대하는 모습이다.

국내 외식시장은 2008년 말 기준으로 외식업체 수 75만 개, 종사원 수 250만 명을 넘었으며 2009년 연간 매출액은 70조 원으로 고용창출 및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발돋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봐도 농림어업의 1.4배, 정보통신업의 1.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고용 규모도 국가 전체 고용 중 8.2%를 차지해 정보통신업의 3배, 문화서비스업의 5배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국민소득 증가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 사회문화적 여건 변화와 함께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점쳐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외식산업진흥법 마련은 외식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외식산업의 지원,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는 외식산업의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됐다.

■ 두 의원 대표발의 대부분 현실로

△양승조 의원
△신성범 의원
외식산업진흥법은 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시작됐다. 양 의원은 지난 2009년 2월 12일 '외식산업진흥 기본법안' 대표발의를 통해 "세계 경제의 조류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도 외식산업을 발전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원,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안이유에서 "식품위생법과 식품산업진흥법을 외식산업 정책추진의 법적 기반으로 삼고 있으나 외식산업을 육성 진흥시키기에는 미흡하고 법의 목적이 식품안전 또는 식품위생, 식품관련유통 등을 확보하는 것이므로 외식산업의 육성, 진흥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외식산업을 21세기 핵심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당해 5월까지 간담회와 워크숍 등을 통해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추진됐고 같은 해 9월 17일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10월 22일 한나라당 신성범 국회의원도 외식산업진흥법을 대표 발의하면서 법 제정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신 의원 역시 당시 국내 외식산업에 관련해서는 전부였던 '식품위생법'과 '식품산업진흥법'이 외식산업 육성, 진흥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두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외식산업진흥 기본법안'과 '외식산업진흥법안'의 법률안 2건은 이듬해인 2010년 2월 22일 제287회 국회(임시회) 제5차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상정됐고 제안 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 및 대체토론을 거쳐 농림수산식품위 법률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2010년 12월 8일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고 올해 2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기에 이르렀다. 2009년 법안 제출 이후 1년 4개월 만에 맺어진 결실이었다. 올해 6월 대국민 의견 수렴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이달 6일 시행령을 통과한 외식산업진흥법은 10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신성범 의원은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으로 과거 ‘외식업’이 ‘외식산업’으로 자리 매김하는 획기적 전환의 계기가 됐다”며 산업 육성차원에서의 법률에 만족해했다. 신 의원은 대표발의 제16조(우수 식재료 사용 촉진)에서 외식산업과 농어업 간의 연계 강화와 동반 성장 방안을 포함시켰다. 그는 “값싼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해 이익을 남길 수 있었던 기존 구도에서 벗어나 우리 농수산물을 많이 사용하면 우수 업소로 지정되고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등 관련내용이 법으로 마련되면서 외식업과 농어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단, 외식산업 진흥을 위해 외식산업진흥기금을 설치(안 제32조)하고 외식산업 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을 예산 또는 제32조의 규정에 따른 외식산업진흥기금의 범위 안에서 지원 또는 출연할 수 있도록 하자(안 제13조)는 양승조 의원의 발의 내용은 법에서 제외됐다. 축산발전기금, 농민안정기금 등 수많은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농식품부 입장으로서는 기금 마련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자는 법안 통과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식산업, 성장 엔진 장착

그간 외식산업은 가족경영, 자영업 중심의 영세한 구조와 조기퇴직, 청년실업 등에 따른 생계형 외식업소 발생 등으로 인해 향후 산업으로서의 성장 한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 여기에 과당경쟁으로 점포 당 매출액은 1억1200만 원(2008년)으로 미국 4억 원(2006년), 일본 4억 원(2006년)보다 훨씬 저조하다.

또한 교육·컨설팅 등의 부재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이 반복돼 왔으며, 선진 경영시스템의 도입 미비와 외식업 관련 통계·정보 인프라 등의 제도적 기반도 취약한 실정이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외식산업은 음식점의 위생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규제위주 정책이 우선시 되면서 외식산업 진흥 및 육성과 관련된 법령은 부재한 상황이었으나 이번 법 시행으로 인해 외식산업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게 됐다.

이 법은 외식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외식산업 진흥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법 제4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따르면 이 법은 외식산업의 진흥에 관해 식품산업진흥법과 그 밖의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외식의 용어에 대해서도 법적 정의가 부여됐다. 이를테면 '외식'이란 가정에서 취사(炊事)를 통해 음식을 마련하지 않고 음식점 등에서 음식을 사서 이뤄지는 식사형태를 말하며 '외식상품'은 외식을 위해 판매가 가능하도록 생산한 제품 및 외식과 관련된 서비스, 교육훈련, 운영체계, 상표·서비스표 등을 일컫는다. 외식상품을 기획·개발·생산·유통·소비·수출·수입·가맹사업 및 관련 서비스를 행하는 산업이 ‘외식산업’이라면 외식산업과 관련된 경제활동은 ‘외식사업’으로 정의된다.

내년 매출 84조에 고용 창출 162만 명으로 늘려
인력 200명 파견 교육…CJ 등 해외진출에 큰 도움


■ 농식품부, 외식산업 육성에 ‘전력’

농식품부는 외식산업의 인프라 구축과 경쟁력 강화 등 육성 시책을 포함한 '외식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 외식산업진흥법 시행으로 가장 바빠진 기관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과장 이은정)이다. 외식산업진흥과에서는 외식산업을 국가 미래전략사업으로 육성시킨다는 비전아래 연간 매출액을 2008년 64조 원에서 내년 84조 원으로 성장시키고 일자리도 2008년 157만 명에서 내년 162만 명으로 고용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외식산업진흥법과 함께 농식품부는 외식산업과 농어업의 동반 성장을 올해의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우수 외식업체를 지정, 브랜드와 경쟁력을 갖춘 외식 프랜차이즈를 육성해 국내 우수 농축수산물의 소비를 확대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산지와 외식·급식업체 간 식재료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신선편이 가공시설, 공동조리시설 등 식재료 가공시설을 확충해 식재료 직거래 산업을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밖에도 외식업체, 호텔, 레스토랑 등 외식·조리 관련분야 학생 200명을 미국, 중국, 호주, 동남아 등 국내 외식기업 진출국 및 해외 외식기업 소재국에 3~6개월 파견하는 해외 청년 인턴제를 실시한다. 이로써 홀서비스, 조리, 사무보조, 매장관리 등 외식 관련 실무능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낼 예정이다.

이은정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정부는 외식산업진흥법 시행과 함께 우리 농어업과의 연계 강화, 외식산업 통계조사 등 정보인프라 구축, 전문인력 양성, 규격화된 식재료 유통 활성화 등 외식업계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으로 국내 외식산업이 새로운 국가전략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사진은 토종외식브랜드 BBQ(왼쪽)와 놀부 매장

■ 외식업계, 시장 성장 계기로 ‘반색’

외식업계는 이번 법 시행이 외식시장 파이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식전문기업 아모제(대표 신희호)는 외식산업진흥법이 특히 외식산업과 농어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외식사업자로 하여금 우수 식재료 사용을 촉진하도록 하는 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우수 외식 사업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희호 아모제 대표는 "지난 15년간 지켜온 ‘식자재 우선주의’에 걸맞게 외식산업과 농어업의 연계를 강화한다면 더욱 신선한 식재료를 고객들에게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외식산업진흥법의 제정으로 선진 경영시스템의 도입과 교육, 컨설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우리 농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농업과의 상생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비빔밥 브랜드 '비비고'의 수출 약진으로 한식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CJ푸드빌(대표 김의열) 측도 반색하고 있다. 이 회사 김무종 미디어마케팅팀장은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으로 외식산업이 보다 발전하는 것뿐 아니라 외식산업의 글로벌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식업소들을 회원사로 둔 각 협회 및 단체들도 반색이기는 마찬가지다.

남상만 한국음식업중앙회장은 "외식산업진흥법은 우리나라 외식산업발전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각종 지원 및 세제 혜택 등을 규정하는 제정법으로 외식업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음식업중앙회는 지난 5월 3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한 사회공헌백서 발간 기념회에서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그간 지적돼 왔던 외식산업에 대한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우수 외식업 지구 지정(제14조) △우수 식재료 사용 촉진(제16조) △우수 외식사업자 지정(제17조) 등 외식산업 육성정책으로의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용만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도 "9월 10일은 지난 3월 제정된 외식산업진흥법의 시행은 외식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법적 근거를 갖게 되는, 우리 외식 산업인에게는 역사적으로 매우 뜻 깊은 날"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우리 외식관련 산업은 제조, 건설, IT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국가적인 지원을 위한 명시적인 근거가 없고, 사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정부지원에서 다소 소외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동 법을 근거로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인력양성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산업전반에 걸친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금치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산하 최초의 외식사업자단체인 한국외식산업협회의 윤홍근 상임회장은 "외식산업진흥법에 걸맞게 외식산업을 규제만 하지 말고 육성에 힘써줄 것을 바란다"며 "외식산업진흥법이 추구하는 바대로 한국 외식산업의 기반을 주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외식산업발전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밝혔다.
정심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