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GMO

“GMO, 이젠 선택 아닌 필수”

곡산 2008. 3. 1. 16:59
“GMO, 이젠 선택 아닌 필수”
전분당 대기업 5월부터 옥수수 본격사용 결정
“산업에 적극 활용 세계적 추세” 공감대
애그플레이션 대안 급부상

전분당 원료용 옥수수의 물량부족으로 국내 전분당 제조4사가 오는 5월부터 유전자재조합(GM) 옥수수 수입을 발표하자 환경단체를 비롯한 일부 NGO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공식품용 곡물원료의 자급률이 낮은 국내 현실상 GMO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와 함께 현재 논의되고 있는 GMO 표시제도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ILSI Korea가 2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생명공학 식품 및 사료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학계, 기업, 언론,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이제 GMO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며, "GMO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해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상 전분당본부 김재갑 실장
이날 토론자로 나선 대상 전분당본부 김재갑 팀장은 “세계적으로 non-GM 옥수수의 생산량이 감소되고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곡물자급률이 28%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non-GM 옥수수 구매 자체가 어려워 GM 옥수수 사용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며 국내 식량수급의 위기상황을 설명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non-GM 옥수수는 미국, 중국, 브라질, 유럽 일부 국가들로, 미국의 경우 그 생산량이 감소해 향후 몇 년내 non-GMO 생산 자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은 자국 수요 증가로 올들어 10%의 수출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다.

김 팀장은 “만약 non-GM 옥수수를 지속 사용할 경우 전분당 업계에서만 연간 2000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뿐아니라 가공식품 산업 전반의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물가 상승 등 국가적으로도 수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GM 옥수수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국익을 낭비하기 보다는 냉정한 시각으로 세계적인 생명공학 육성 및 발전 추세에 발맞춘 식량정책 및 소비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GM 표기제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수 소비자들이 안전성면에서 무조건적 배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된다면 오히려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CJ제일제당의 한건희 팀장은 “우리나라처럼 유지작물의 대외의존성이 높고 식용유, 간장 등 관련식품이 많은 경우 대부분의 식품이 GMO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전제한 뒤 “현재 시행되는 GMO 표기제를 확대하면 모든 가공식품까지 이 논란에 휩싸이게 돼 소비자들의 불안과 혼란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완제품 상태에서 GMO 원료 사용 판별이 불가능한 만큼 기업들이 이를 마케팅으로 이용해 non-GM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어도 non-GMO라는 표기를 할 수 있는 허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
소비자단체들도 GMO에 대해 이제는 합리적인 연구를 해보자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는 GMO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고 특히 미디어들이 ‘유전자 조작’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결국 식품에까지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실정에서 당장 5월부터 GM옥수수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언론, 학계 모두가 소비자에게 GMO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설득시켜야할 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사견임을 전제로 “최종제품에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은 식용유 등에 GMO 표시는 불필요할 뿐”이라며 “너무 많은 표시로 인해 소비자가 반드시 확인해야할 것들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어서 외면받는 정책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농림부 소비안전과 심상인 과장은 “농림부는 이제까지 농산물 생산에 주력하며 외국에서의 식량수입을 지양하고 값이 비싸지만 국내산 농산물을 쓰자는 마인드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FTA로 국경이 없어지고 농림부도 농수산식품부로 바뀌며 식품을 전담하게 된 만큼 350만 농민을 포함한 5000만 국민을 위한 식품마인드를 가지고 현재 식품의 어려운 상황을 바꿔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유전자재조합식품(GMO)에 대한 사회적 인식 그리고 세계식량수급환경’에 대해 발표한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경규황 교수에 따르면 현재 세계곡물가격은 밀의 경우 호주 가뭄으로 인한 2005~2007년 작황 부진으로 곡물생산량이 감소했고, 옥수수는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가격이 급등한 상태이다. 특히 보리의 경우 옥수수 공급 감소로 보리수요가 늘어나 사료용 보리와 맥주용 보리가격이 약 2배 이상 상승한 상태이며 식용유 작물의 경우 옥수수 재배로 대체되면서 재배 자체가 감소되 재고량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경 기자 : asdf@thinkfood.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