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웰빙

보리와 한약재 맥아(麥芽)

곡산 2007. 12. 23. 09:11
보리와 한약재 맥아(麥芽)
[대구한의대 서부일 교수의 생활 동의보감]



한 때 우리들은 ‘보릿고개’를 넘기기도 어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처럼 들릴 만큼 우리의 식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요즘의 일반 가정에서는 쌀만으로 밥을 해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보리쌀은 식탁에 거의 오르지 않는다. 보리에는 겉보리와 쌀보리가 있고, 쌀에 섞어서 쉽게 밥을 지을 수 있도록 가공한 납작보리와 할맥이 있다.

 

보리는 우리가 쌀과 함께 자주 먹어왔던 쌀 다음가는 중요한 곡식중의 하나로서, 보리를 같이 섭취함으로써 쌀밥 때문에 생기는 인체장애 몇 가지가 개선될 수 있으므로 건강유지를 위해서 보리쌀은 꼭 필요한 곡물이다.

 

첫째, 쌀밥만 먹으면 간장에 지방질이 정상의 2-3배 이상 축적되는데, 보리를 섞을 경우 이런 장애를 없앨 수 있다.

 

둘째, 보리를 혼식할 경우 젖산이나 포도산 같은 피로물질이 생기는 것을 없앨 수 있다.

 

셋째, 점성이 적어 위에 주는 부담을 쌀보다 줄일 수 있다.

 

넷째, 쌀밥을 먹을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염분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 간장의 기능이 약화되는데 보리에는 그런 염려가 없다.

 

다섯째, 보리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섬유질이 적은 쌀을 복용하여 변비가 유발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섯째, 알칼리성인 보리는 산성식품인 쌀을 중화하므로 같이 섞어 먹으면 쌀의 피해를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쌀과 보리의 비율을 7:3 정도로 해서 평소에 혼식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요즘 일본에서 보리밥이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하여 쌀과 보리의 혼식이 장려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보리(겉보리) Hordeum vulgare var. hexastichon Asch.의 종자를 대맥(大麥), 모맥(牟麥), 반맥(飯麥) 등으로 부르고 있다. 보리는 맛이 달고 짜며, 성질은 서늘하고, 주로 비장과 위장으로 들어가서 작용한다.

 

보리는 위(胃)를 고르게 하고 장(腸)을 편하게 하며 소화를 촉진하여 주는 효능이 있어서 식체(食滯), 식체로 인한 설사, 하리(下痢)를 치료한다. 또 소변을 통하게 하여 수종, 소변임통(小便淋痛)을 치료한다. 그 외에 보리는 소갈(消渴)을 치료하고 화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보리는 성질이 서늘하므로, 열성체질인 소양인에게 적합한 음식이 된다. 소양인은 보리를 많이 먹으면 몸 속에 있는 열과 독을 풀어주고 피도 맑게 해 준다. 또 보리로 만든 맥주도 소양인에게 좋다.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엿기름(보리길금)을 만들어 소화제로 아주 널리 쓰고 있는데, 겉보리의 종자를 발아시켜서 대맥아(大麥芽), 맥아(麥芽)라는 한약재명으로 부르고 있다.

 

맥아는 맛이 달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속을 고르게 하고 기를 아래로 내려주고 소화를 촉진시켜서 소화불량, 복부 팽창감, 식욕부진, 구토, 설사 등을 치료한다. 또 젖을 삭이는 효과가 있어 젖몸살, 유선염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보리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데,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능력을 억제시켜 주며, 수용성 식이섬유로 베타글루칸에 의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며, 지용성의 항콜레스테롤 화합물이 보리의 바깥층에 함유되어 있다.

 

보리의 식이성 섬유질은 장내의 발암물질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켜 버리고, 장의 활동이 활발해져서 대변의 장내 통과시간이 짧아지게 함으로써, 장이 발암물질과 접촉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어 대장암을 예방한다.

 

또한 보리는 음식을 통해 섭취한 지방산, 콜레스테롤, 중금속과 같은 발암성 물질을 흡착하여 배설시킴으로써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보리는 쌀에 비해 섬유성분이 5배나 많기 때문에 창자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없애준다.

 

보리에는 섬유성분이 많아 섬유질 부족을 보충시켜 주고, 창자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없애 주며, 피틴(phytin)이 함유되어 있어 통변이 잘 되게 하고,

 

또, 보리는 장내 세균을 활발하게 번식시켜 대변의 양을 많아지게 한다. 따라서 일반 식생활에서 보리를 쌀과 함께 응용하는 것이 아주 바람직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리에는 비타민 B1이 함유되어 있어 각기병에 좋다. 보리에는 비타민 B1, B2가 쌀밥보다 많고, 단백질, 섬유질도 풍부하여 영양가도 우수하다. 보리를 섭취하여 만들어지는 판토텐산(비타민 B3)과 비타민 B6은 결합조직을 강화하고 혈관을 탄력성 있게 만들어 동맥경화증, 고혈압 및 뇌졸중을 예방한다.

 

보리에는 알란토인(alantoin)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알란토인의 0.4~4% 용액을 환부에 사용하면 화농된 창상(創傷)이나 오래되어 잘 낫지 않는 궤양을 잘 아물게 한다. 또, 만성골수염에도 사용할 수 있다. 보리는 또한 뛰어난 해열작용이 있고, 이뇨작용, 소염작용이 있어서 방광염, 부종을 치료한다.

 

보리에는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성분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나이아신, 엽산, 철분, 칼슘 등이 쌀보다 많아 각기병, 펠라그라병, 빈혈 등을 예방한다.

 

다만, 보리는 소화기가 약해 잘 체하거나, 설사를 잘 하거나, 몸이 냉한 체질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보리는 꿀과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맥아(麥芽)의 경우 장기간 복용하면 신(腎)을 소모하므로 많이 먹지 말아야 하고, 적체(積滯)가 없고 비위가 허약한 자는 적당하지 않다. 또, 임신부도 많이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많이 사용하면 유산되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젖을 말리는 성질이 있으므로 모유가 적은 산모는 먹지 않아야 한다.

 

 

 

 

 

 

서부일 교수/ 

 

전 대한본초학회 편집위원장

현 대한본초학회 이사

현 한약응용학회 편집위원장

현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본초학 주임교수

현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장 겸 박물관장

현 경상북도 농업산학협동심의회 특용작물분야 전문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