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인터뷰//‘건면세대’ 개발한 농심 최영갑 대리

곡산 2007. 3. 19. 11:58
인터뷰//‘건면세대’ 개발한 농심 최영갑 대리
“세계 시장 겨냥한 웰빙 라면”
논 프라잉 공법 기름기 제거
건조과정선 원료향 붙잡아

“일반적으로 중고등학생 시절 틈만 나면 맛있게 먹던 라면을 20~30대로 접어들면서는 잘 먹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면의 맛은 좋아하지만 기름기 등이 부담스러워 꺼려하는 게 안타까웠고, 그런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건면세대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농심의 면CM(Category Management)팀 최영갑 대리<사진>는 소비자 기호도 조사 결과 기름기가 많다는 이유로 20~30대 접어든 소비자들이 라면을 기피한다는 사실에 착안, ‘건면’을 사용한 라면을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인 ‘건면세대(建麵世代) 프로젝트’ 작업에 착수했다.

‘건면세대’는 기존의 제품들과 완전한 차별성을 두기로 하고 모든 부분에 걸쳐 혁신적인 기술들을 도입했다.

우선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라면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불규칙적으로 열을 쬐어 말리는 장기간 열풍 건조법인 논프라잉(Non-frying)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면을 만들기 위해 연구진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야했다.

“유탕면의 경우 면을 기름에 튀기면 국수가 익으면서 구멍이 생깁니다. 이 작은 구멍은 나중에 국물이 배어들면서 국물과 면의 맛을 조화롭게 합니다. 그러나 건면의 경우 튀기지 않고 그대로 말리다 보니 국물과 면이 어울리는 조합 접점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최 대리는 그 조화를 찾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스프는 원료를 건조하는 기술의 일종인 지오드레이션(Zeodration) 공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공법은 향기를 흡착하는 작용을 하는 제올라이트라는 광물질을 이용한 설비로 건조과정에서 날아가기 쉬운 원료의 향을 잡아 국물에서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건면세대’는 MSG를 첨가하지 않고, 체지방 연소에 도움을 주는 콩펩타이드가 200mg이나 함유돼 있는 등 최근의 웰빙 트렌드에 맞는 요소를 적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아울러 건면세대는 기획 단계부터 ‘신라면’과 같이 글로벌 브랜드를 염두에 두었다. 현재 ‘건면세대’는 시원한 소고기, 김치 두 종류로 출시됐다. 이에 대해 최 대리는 “기존 라면과는 전혀 다른 맛으로 차별화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고기와 김치 맛으로 진짜 차별화 된 맛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이 맛을 선택했다.”며 자신감으로 표명했다.

소고기와 김치 맛 라면은 우리나라 라면을 대표하는 맛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최우선의 맛이기도 하다. 식품의 경우 지역 특색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가 오히려 더 많은 인기를 얻는다는 수출국 현지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의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와 김치 맛은 건면세대의 첫 제품이자, 세계시장을 공략하게 될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건면세대는 디자인에 있어서도 한지의 느낌을 살려 고풍스러움과 중후한 맛을 살린 것이 눈에 띈다. 최 대리는 “제품이 출시된 지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났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은 건강은 물론 맛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판촉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제품인 만큼 우선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이색적인 시식회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타깃 층이 20~30대 직장인인 만큼 기업체를 순회하며 출출한 오후 시간에 프로모션 형태로 건면세대를 소개하고 있다. 이미 GS건설, 태평양,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방문, 오후 한때 즐거운 이벤트로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농심은 건면세대의 매출 증대를 위해 ‘건강하지만 맛있다’, ‘칼로리나 기름기에 대한 부담이 적어 아침에 식사로 먹어도 좋다’는 컨셉으로 무겁지 않고 코믹함을 줄 수 있는 TV광고 캠페인도 실시할 예정이다.

“건면세대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 최 대리는 “라면도 변화를 맞이할 때가 왔고, 농심의 건면세대를 시발점으로 삼아 건강 개념의 면류 개발에 물론 하나의 카테고리로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정은미 기자 : indiun21@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