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대기업이 운영 하는
식당이었어?" CJ·롯데·오리온·삼립식품·아워홈 등 레스토랑·패스트푸드점으로 경쟁 한식을 바탕으로 한 토종 브랜드 적어 …음식 한류 위한 정부 부처 일원화도 시급 | ||||
주 5일 근무, 소득 상승,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으로 외식산업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외식산업은 1986년 10조원을 돌파했고 2004년에는 48조3696억원을 기록했다. 가구당 월평균 외식비도 꾸준히 늘어 1995년 11만6000원이었던 것이 2004년에는 25만4000원으로 120% 정도 증가했다. 또 식료품비 지출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1995년 31.5%에서 2004년 46.6%로 뛰어올랐다. 전체 식료품비의 절반 정도가 외식비로 지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대기업의 외식산업 진출이 활발해졌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CJ그룹이다. CJ의 계열사인 CJ푸드빌은 태국식 레스토랑 ‘애프터 더 레인’, 한식 레스토랑 ‘한쿡’, 아시안누들 레스토랑 ‘시젠’, 비빔밥 레스토랑 ‘소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으로는 ‘빕스’ ‘스카이락’ ‘스위트리’가 있으며 베이커리 ‘뚜레주르’, 케이크·샌드위치 전문점 ‘투썸 플레이스’ 등도 CJ푸드빌의 외식 브랜드이다. CJ그룹의 외식사업은 1994년 스카이락 논현점으로 시작됐고, CJ푸드빌은 2000년 7월 그룹 외식사업부에서 분사했다. 2005년 매출은 1700억원이었다.
매출 면에서는 LG그룹에서 분리된 아워홈이 CJ를 능가한다. 2005년 5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아워홈에서는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지하의 5개 식당(중식당 ‘싱카이’, 일식당 ‘이끼이끼’,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짜루나’, 아이리시펍 ‘벅 멀리건스’, 오리엔탈 바 ‘뭄바’), 역삼동 GS타워의 4개 식당(중식당 ‘케세이호’, 한식당 ‘사랑채’, 오리엔탈 레스토랑 ‘실크 스파이스’, 아메리칸 카페 ‘업타운 다이너’), 여의도 트윈타워의 4개 식당(중식당 ‘도리원’, 일식당 ‘송로’, 아메리칸 카페 ‘트윈팰리스’, 한식당 ‘노들원’), 강남역 메리츠타워의 2개 식당(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아시아떼’, 유러피언 카페 ‘루825’), 성남아트센터의 아메리칸 카페 ‘업타운 다이너’ 등 16개 식당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아워홈은 일식 돈가스 전문점인 ‘사보텐’ 19개점을 운영 중이다. 또 롯데그룹에서는 1979년 토종 브랜드인 ‘롯데리아’를 만들어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라는 형식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소공동 1호점으로 시작한 롯데리아는 전국에 800여개의 점포가 있고 중국, 베트남 등에도 진출했다. 롯데에서 2002년 인수한 T.G.I.프라이데이스는 1992년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외식문화를 처음 선보였고 전국적으로는 49개의 점포가 있다.
달콤한 디저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도 롯데에서 운영 중이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1937년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세계에 360여개 매장이 퍼져 있다. 한국에서는 2004년 4월 롯데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 신촌에 1호점을 열었고 2005년 9개 매장에서 2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밖에도 롯데는 베이커리 ‘브랑제리’,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 커피 전문점 ‘자바’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삼립식품에서는 전통 떡 브랜드 ‘빚은’과 일본 우동 전문점 ‘사누끼보레’를 운영하고 있다. ‘빚은’은 정성을 들여 빚은 떡이라는 뜻에서 지었고 백설기, 송편, 절편, 가래떡 등에서부터 영양떡, 떡케이크에 이르기까지 60여종의 떡을 판다. 전주대 전통조리학과 학장인 한복진 교수와 산학협동을 하고 있다. ‘사누끼보레’는 110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 사누키마루이치사와 2003년 제휴한 브랜드이다. 또 삼립식품의 모회사인 SPC그룹은 샤니,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커피전문점 파스쿠치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SRS코리아에서는 버거킹, KFC, 식문화 사업 등 크게 세 종류의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버거킹은 1984년 종로에 1호점을 열어 8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KFC코리아도 1984년 종로에 1호점을 열어 17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두산의 식문화 사업으로 눈에 띄는 것은 1997년 베이징에 문을 연 한식당 ‘수복성’이다. 이곳은 2003년 중국 정부로부터 국가 특급 식당으로 인증 받았다. 이는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에 이어 두 번째였다. 남양유업에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치프리아니’ 3개점(신사점, 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레스토랑에서는 남양유업에서 만든 치즈, 유제품을 쓰고 유기농 야채와 설탕을 사용한다. 또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동생인 홍명식씨는 서울 파이낸스센터 지하 식당가에 오리엔탈 레스토랑 ‘미세스마이’와 역삼동 회전초밥집 ‘사까나야’를 운영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자동차 용품업체 불스원에서는 외식사업부를 통해 스파게티 체인점 ‘삐에뜨로’와 중국 소룡포 전문점 ‘난시앙’을 운영 중이다. 불스원은 동양제철화학 이수영 회장의 차남인 이우정 사장이 맡고 있다. 이 밖에도 삼양그룹은 2003년 ‘카페 믹스 앤 베이크’로 외식업에 진출했고 그 해 국산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 스프링스’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스타벅스 커피’를 운영 중이고 코오롱은 일본 외식업체와 함께 설립한 스위트밀을 통해 치즈케이크 전문점 ‘스위트 카페’와 닭꼬치구이 전문점 ‘토리고’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월 커피전문점 ‘빈스 앤 베리즈’를 여의도 63빌딩에 열었다. 대기업이 큰 공을 들이는 부문 중 하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2005년 업계 2, 3, 4위를 대기업이 차지했다. 2005년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출 규모는 8100억원이었는데 ‘아웃백스테이크’가 전국 79개 매장에서 2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위를 차지했을 뿐, 2위는 CJ푸드빌의 ‘빕스’로 52개 매장에서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3위는 롯데가 운영하는 T.G.I.프라이데이스로 41개 매장에서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오리온에서 운영하는 베니건스는 29개 매장에서 990억원의 매출을 올려 4위를 차지했다. |
대기업이 아닌 외식그룹으로는 2005년 467억원의 매출을 올린 썬앳푸드가 대표적이다. 1995년 10월 압구정동에 패밀리 레스토랑 ‘토니 로마스’ 1호점을 연 썬앳푸드는 이후 스파게티 전문점 ‘스파게띠아’, 마늘요리와 와인 전문점 ‘매드 포 갈릭’, 한식당 ‘봄날의 보리밥’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고 최근에는 일본 캐주얼 스테이크점 ‘페퍼런치’를 들여왔다. 썬앳푸드의 강점은 대기업에 비해 사내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것이다.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의 장녀인 남수정(38) 사장은 직원들과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신속하게 의견을 교환한다. 직원들은 맛있다고 소문난 레스토랑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아이디어를 얻고 영화나 공연을 본 후에도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매드 포 갈릭의 애피타이저 ‘드라큘라 킬러’와 매운 볶음밥 ‘수어사이드 라이스(Suicide Rice)’는 사장과 직원이 공포영화를 함께 본 후 구상해낸 메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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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푸드빌의 '빕스' |
아모제에서는 유럽풍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 테이크아웃 전문점 ‘카페 아모제’, 퓨전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 토마토’ 등을 운영 중이다. 신철호 아미가호텔 사장의 동생인 신희호 사장은 1996년 7월 역삼점을 시작으로 전국 9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실내는 스위스 산장, 영국풍 정원, 이탈리안 빌라, 정글 등으로 꾸몄다. ‘시장’이라는 뜻을 지닌 마르쉐는 198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처음 오픈했고 스위스,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 세계에 120여개 매장이 퍼져 있다.
에렉스에프앤비에서는 서울 삼성동과 여의도의 ‘바이킹 뷔페’, 패밀리 레스토랑 ‘우노’, 중식당 ‘용궁’, 일식당 ‘아까마쯔’ 등으로 2005년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광주요에서는 2003년 서울 신사동에 고급 식기를 사용하는 한정식 레스토랑 ‘가온’을 열었고 2006년에는 청담동에 전통 주점 ‘낙낙’을 오픈했다.
이 밖에도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는 ‘비스트로 디’를 운영 중이며, 경인전자 김효조 회장의 장남 김성완씨는 생과일 음료업체 ‘스무디킹’을 열었다.
대기업에서 왜 레스토랑 사업을 할까?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캐시 카우’(현금창출원)이고, 대규모 레스토랑의 경우 대기업이 아니면 운영할 수 없을 정도의 자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 200평 내외의 매장을 임차하는 데에는 보통 20억~30억원이 들고 인테리어 비용도 10억원 내외가 들기 때문에 개인 사업자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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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썬앳푸드의 '매드 포 갈릭' |
물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다. 현대종합상사는 2003년 맥주집 미요센과 회전초밥집 미요젠을 열어 사업 다각화를 도모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2005년 사업을 접었다. 행남자기도 2004년 베이커리 사업부를 설립하고 크리스피앤그리스피(2005년 말 샹드미로 브랜드명 변경) 사업을 시작하면서 양재동에 샹드미 베이커리를 열었지만 영업부진을 이유로 2006년 폐점했다.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 시장이 가진 문제점으로는 대부분 해외 브랜드를 도입했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빕스, 롯데리아, 스파게띠아 정도가 토종 브랜드일 뿐이다. 이는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기에 업계에서는 한식을 바탕으로 한 토종 브랜드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안 누들 레스토랑 ‘시젠’과 베이커리 ‘뚜레주르’로 이미 중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의 정진구 대표는 “한국음식 체인 ‘한쿡’ ‘소반’을 만든 것은 당장의 이익보다 정통 한국음식으로 미국과 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전통 떡 전문점 ‘빚은’을 보유한 삼립식품의 양성용 마케팅 팀장은 “한국 전통 음식의 대표상품인 떡을 세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41개 외식업체가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진출해 있는데 그 중 한식업체가 20개로 가장 많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4개, 미국 9개, 일본 4개 순이다.
업계에서는 한식의 ‘한류’를 위해 정부의 주무부처 일원화가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식품위생 관련 정책을 다루고 농림부는 전통외식산업 육성을 담당한다. 또 산업자원부에서는 프랜차이즈 산업을 육성하고 문화관광부는 문화적 차원에서 한식의 해외진출과 관련된 업무를 취급한다. 각 부처가 상호 협력 없이 각자 우리 음식을 세계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림수산성 안에 외식산업지원센터를 두어 체계적이고 일관된 산업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일본을 벤치마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ihs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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