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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카페 내고 올리브영 가는 농협의 무한확장

곡산 2026. 4. 17. 07:43

[돋보기] 카페 내고 올리브영 가는 농협의 무한확장

박성은 기자입력 2026. 4. 17. 05:00
'M 카페' 가맹사업 추진, 화요와 '프리미엄 소주' 개발
접근성 높은 올영·다이소에 각각 건기식, 펫푸드 입점
'돈 버는 농업' 전환 속 실적 반등 탈출구 될지 주목
농협경제지주 계열사인 농협목우촌이 출점한 'M 카페'. 가맹사업도 추진한다. [사진=농협]

 

농협이 카페를 출점하고 주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올리브영에는 건강기능식품을, 다이소에는 강아지 간식을 각각 선보였다. 농협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먹거리 콘텐츠를 다각화하고 채널을 확장하는 최근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7일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육가공 전문 계열사인 농협목우촌은 최근 서울 본사 1층에 'M 카페' 1호점 문을 열면서 카페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사명인 '목우촌(Moguchon)'과 함께 우유(Milk), 축산가공품(Meat), 간편식(Meal)이라는 세 가지의 먹거리 가치를 바탕으로 한 M 카페는 회사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 우유와 축산물을 활용해 고객에게 색다른 카페 미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출점됐다. 

 

타 카페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전국 농·축협 농축산물을 활용해 계절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신메뉴 개발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M 카페의 대표 메뉴는 '이천쌀 크림 라떼'와 '목우촌 크리스피 핫도그'다. 향후 목우촌 햄을 활용한 샌드위치 메뉴도 출시한다. 고물가와 이상기후 등으로 식재료 수급이 갈수록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전국의 농축협 먹거리 네트워크망을 활용할 수 있는 목우촌 입장에선 M 카페 차별화가 충분히 가능하다. 

 

농협목우촌은 M 카페가 이벤트성 프로젝트가 아닌 가맹사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치킨 브랜드 '또래오래'를 필두로 정육형 식당 '목우촌 웰빙마을', 고기구이 전문점 '미소와돈' 가맹사업을 해온 경험이 있다. 박철진 농협목우촌 대표는 "외식사업 모델 발굴과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카페사업에 진출한다"며 "농협 계열 사업장과 연계를 통해 M 카페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는 프리미엄 소주를 내놓으며 주류사업도 뛰어든 상태다. 앞서 지난해 1월 농협경제지주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공동 개발을 골자로 주류기업 화요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주재료인 쌀 공급은 농협이 맡고 화요의 제조 기술을 더하면서 같은 해 11월 '미(米) 술 시간'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기획됐지만 주류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 입맛을 겨냥했다. 가격 역시 1만원대 초반의 경쟁 제품들보다 저렴한 9900원으로 책정했다. 농협의 프리미엄 소주는 자사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하나로마트에 입점 및 판매되고 있다.

 

건기식, 펫푸드 등 농협의 소비재 콘텐츠가 고객 접근성이 높은 올리브영, 다이소까지 판로 확장이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홍삼 브랜드 '한삼인'을 보유한 농협홍삼은 지난 1월 CJ올리브영의 웰니스(Wellness) 특화점포 '올리브베러'에 건기식 5종을 선보였다. 젊은층 수요가 많은 스트레스 관리, 수면케어 등 기능성 건기식 중심으로 입점 시켰다. 비단 올리브베러에만 입점되는 것이 아닌 순차적으로 전국의 1700여개 올리브영 매장에 제품이 배치된다. 농협홍삼은 올리브영 입점으로 브랜드에 새로운 활기를 주는 한편 소비 저변을 넓히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젊은층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H&B(헬스앤뷰티)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CJ올리브영의 웰니스 특화매장 '올리브베러'에 입점된 농협홍삼 건기식 제품을 한 소비자가 살펴보고 있다. [사진=농협]

 

농협목우촌의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멍수무강'도 최근 생활용품 최대 플랫폼 다이소와 입점 계약을 체결하며 판로를 확장했다. 다음 달부터 다이소 매장에 입점·판매된다. 농협목우촌은 다이소 입점을 시작으로 멍수무강 유통채널을 전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프리미엄 간식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사료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성장세의 펫푸드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농협의 이 같은 행보는 1차적으로 조직 특성상 농가 등 조합원 소득 제고와 판로 개척을 위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공언한 '돈 버는 농업'으로의 전환과도 맞닿았다.

 

한편으로는 경영 사정이 좋지 못한 농협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농협경제지주의 최근 3년간(2023~2025년 연결기준) 실적 추이를 보면 △2023년 매출액 15조4399억원·영업손실 29억원 △2024년 14조9118억원·영업손실 136억원 △2025년 14조9627억원·영업손실 35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만 해도 158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024~2025 2년간 1300억원을 웃도는 순손실을 냈다.

 

관건은 농협의 새로운 시도들이 기대만큼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다. 그간 농협의 콘텐츠들은 하나로마트와 같은 자체 유통 인프라를 중심으로 소비되다보니 인지도나 확장성 면에서 한계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또 뛰어든 사업들 모두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이고 소비 트렌드가 빠른 공통점이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은 잘 알지만 하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목우촌, 한삼인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처럼 신사업이나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 역량에 적극 투자하는게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올리브영, 다이소와 같은 고객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과 협업을 추진하는 방안은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