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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트렌드] “탕약 대신 젤리”…중국 77조 ‘먹는 헬스케어’ 시장 급성장

곡산 2026. 4. 16. 07:42
[마켓트렌드] “탕약 대신 젤리”…중국 77조 ‘먹는 헬스케어’ 시장 급성장
  •  김정식 기자
  •  승인 2026.04.13 11:32

식약동원 트렌드 확산…식품·제약 경계 허물며 산업 구조 재편

‘음식과 약은 근원이 같다’는 식약동원(药食同源) 개념을 기반으로 한 중국 ‘먹는 헬스케어’ 시장이 3700억 위안(약 77조7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하며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트라 중국 샤먼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식품은 더 이상 치료 목적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소비되는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소비층 또한 탕약 대신 젤리를 찾는 MZ세대와 건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 시니어로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국가 전략으로 떠오른 ‘식약동원’…77조 시장의 탄생

중국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국무원과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는 식약동원 원료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3년 말 당삼, 영지 등 9종에 이어 2024년 8월 지황 등 4종을 추가 총 106종의 원료를 일반 식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또한 ‘중국 식품 및 영양 발전 강요(2025~2030)’를 통해 저염·저지방·저당을 의미하는 ‘3감(三减)’ 정책을 전 국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는 식약동원을 단순한 전통 개념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중국 2025 특수식품산업대회'에 따르면 식약동원 특화 시장 규모는 3700억 위안을 돌파했고 전체 산업 사슬 가치는 2조 위안을 넘어섰다. 특히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모징둥차(魔镜洞察)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온라인 판매액은 1266억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9% 증가했고, 구매 단가 역시 상승하면서 프리미엄 제품군이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2025년 중국 식약동원 온라인 플랫폼 시장 매출액 및 판매량〉

[출처: 모징둥차(魔镜洞察)]

 

MZ부터 액티브 시니어까지…소비층 ‘초정밀 분화’

소비자 구조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의 보양식 시장이 해체되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관리 방식에 따라 시장이 정밀하게 세분화되고 있다.

실버층은 활동성을 유지하는 액티브 시니어와 요양 중심의 고령층으로 나뉘며, 각각 휴대성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과 섭취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MZ세대에서는 ‘펑크 양생’ 트렌드가 확산되며, 늦은 수면이나 불규칙한 생활을 건강식품으로 보완하려는 소비 패턴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젤리, 음료, 스낵 등 간편한 형태의 제품을 선호하며, 수면 개선, 피로 회복, 눈 건강 등 특정 기능을 겨냥한 제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약이 아닌 간식’…스낵화·클린라벨이 시장 재편

제품 형태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약을 먹는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식품처럼 즐길 수 있는 ‘스낵화’가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한약 성분을 활용한 초콜릿, 소화 기능을 접목한 훠궈 베이스, 인삼을 통째로 담은 음료 등 식품과 의약 개념이 결합된 제품이 등장하며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스낵화'와 '클린 라벨' 사례 제품>

[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와 함께 클린 라벨에 대한 요구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90% 이상이 초가공식품을 기피하는 가운데 무설탕, 무첨가, 무트랜스지방 등 성분 정보를 명확히 표시한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에 민감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저당 제품은 필수 선택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3년 연속 1위…K-푸드, 프리미엄 시장 주도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도 두드러진다.

식약동원 트렌드가 반영된 기타 포장 무알코올 음료(HS코드 220299) 수입 시장에서 한국은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홍삼, 유자차, 알로에 음료 등이 현지에서 프리미엄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은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며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2023~2025년 식약동원류 음료(HS코드: 220299, 기타 포장 무알코올 음료) 수출입 현황〉
                                                                                   (단위: US$ 천, %)

[출처: KITA]

 

현지 유통 관계자들은 향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제형 혁신과 정보 투명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개별 포장 분말 형태나 휴대성을 높인 제품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성분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소비자 신뢰 확보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BEC)를 활용한 진입 전략, 발효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 의료·요양 연계 B2B 시장 공략, 그리고 소비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중국 식약동원 시장의 확장은 식품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능성과 일상성이 결합된 새로운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향후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도 ‘먹는 헬스케어’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