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초딩 입맛 사로잡은 '찐' 초코우유…'초코에몽'
남양유업, 2011년 일반 초코우유보다 '진한 맛' 콘셉트로 출시
日애니 '도라에몽' 입혀 '어린 소비자' 정조준
우유산업 정체기 회사 숨통 틔워준 효자 상품
"올해 4월 출시 10주년 맞아 새로운 맛으로 신제품 출시"
日애니 '도라에몽' 입혀 '어린 소비자' 정조준
우유산업 정체기 회사 숨통 틔워준 효자 상품
"올해 4월 출시 10주년 맞아 새로운 맛으로 신제품 출시"
- 등록 2021-02-25 오전 5:30:00전재욱 기자
- 수정 2021-02-25 오전 5:3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남양유업 ‘초코에몽’은 2011년 4월 출시한 초콜릿 가공유이다. ‘진한 초콜릿 우유’를 제품 콘셉트로 밀었다. 후발주자로서 명함을 내밀고자 꺼낸 전략이다. 코코아 함량은 출시 당시 경쟁사 초콜릿우유(1.4%)와 비교해 초코에몽(1.7%)이 많았다. 맛이 진하고, 음용감이 걸은 편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맛을 내려고 코코아는 스페인에서 들여온 것만 쓴다.
도라에몽 보면서 마시던 즐거움
초코에몽은 소비 타킷이 명확하다. 대놓고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Doraemon)을 모델로 세워 어린 소비자를 노렸다. 상품명은 ‘초콜릿’ 우유와 도라‘에몽’에서 앞뒤 글자를 따왔다. 회사는 도라에몽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현장에서 제품을 무료로 제공했다. 도라에몽을 보면서 초코에몽을 마시는 소비자는 맛이 아니라 즐거움을 소비했다.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도라에몽은 초코에몽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어린이가 주 고객인 터라 영양을 빠뜨리지 않고자 애썼다. 우유(원유)는 성장기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식품인데, 가공유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초코에몽 한 팩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일반 영양성분과 칼슘과 비타민(A, D), 미네랄이 들어간다. 한국인이 거르기 쉬운 칼슘 등 필수 미네랄은 한 팩(180㎖ 멸균우유 제품 기준)에 215mg 들어 있다. 일일 권장 섭취 기준치의 31%에 해당한다.
초코에몽은 맛과 영양을 앞세워 회사를 견인했다. 2010년대 들어 우유회사는 미래 먹을거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출생아가 감소해 분유와 원유 시장은 날로 위축하는데 업체 간 경쟁은 심화하고 있었다. 새 시장을 찾아 활로를 찾아야 했다. 초코에몽은 회사의 이런 고민을 더러 덜어준 상품이었다. 제품을 캔 형태로 출시한 것은 가공유 시장을 `따뜻한 우유`로까지 넓히는 데 디딤돌이 됐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판매량은 4억 개다.
초코에몽 후속 제품을 보면 회사가 제품에 건 기대를 가늠할 만하다. 2015년부터 초코에몽은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딸기, 화이트초코, 사과, 커피, 바닐라, 바나나 등 10가지 넘는 맛의 ‘에몽’ 시리즈가 나왔다. 현재는 초코에몽을 주축으로 ‘딸기에몽’을 데려가는 상품 다이어트를 단행한 상태다.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제품은 카톤(신선유), 테트라팩(멸균우유), 캔, 분말 등 네 가지 형태로 판매한다.
꼬마 우유에서, 어른 숙취해소제로
초코에몽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성장판을 자극한 것은 소비자였다. 제품에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는 점에서 초코에몽 소비자는 능동적이다.
싱어송라이터 김성준씨가 2019년 발표한 첫 앨범 ‘초코에몽’이 그 사례다. 노래는 ‘마음에 둔 이성에게 고백하고자 초코에몽을 건네는 내용’을 담았다. 1999년생 김씨가 13살 처음 마신 초코에몽의 기억을 노래로 살렸다. 달콤한 맛의 초코에몽을 이성에게 다가가는 징검다리로 둔 점에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도라에몽 지지층을 흡수한 것도 주효했다. 배우 심형탁씨는 대중에 초코에몽을 소비하는 모습을 자주 내비쳤다. 남양유업은 돈을 들여 그를 모델로 쓴 적이 없다. 그는 그저 도라에몽의 광 팬이었을 뿐이다.
음용법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소비하는 것이 문화로 번진 것도 긍정적이었다. 얼려 마시고, 여러 맛을 섞어 마시는 챌린지가 애호가 사이에서 번졌다. ‘어려서는 키 크려고 마셨고, 커서는 술 깨려고 마신다’는 우스갯말도 제품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
남양유업은 올해 4월 출시 10주년을 맞아 진화한 초코에몽을 출시할 계획이다. 초코에몽 ‘오리진’은 기존의 초콜릿 맛을 더 진하고 깊게 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민트초코` 맛 초코에몽도 스페셜 제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초코에몽은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가 쉽지 않은 초코 우유 시장에서 진한한 맛을 강점을 승부했고, 주요 소비자 초등학생을 브랜드를 동일화하는 노력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출시 10년을 맞는 오는 4월을 전후해서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맛인 민트초코 맛으로 초코에몽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코에몽은 소비 타킷이 명확하다. 대놓고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Doraemon)을 모델로 세워 어린 소비자를 노렸다. 상품명은 ‘초콜릿’ 우유와 도라‘에몽’에서 앞뒤 글자를 따왔다. 회사는 도라에몽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현장에서 제품을 무료로 제공했다. 도라에몽을 보면서 초코에몽을 마시는 소비자는 맛이 아니라 즐거움을 소비했다.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도라에몽은 초코에몽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어린이가 주 고객인 터라 영양을 빠뜨리지 않고자 애썼다. 우유(원유)는 성장기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식품인데, 가공유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초코에몽 한 팩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일반 영양성분과 칼슘과 비타민(A, D), 미네랄이 들어간다. 한국인이 거르기 쉬운 칼슘 등 필수 미네랄은 한 팩(180㎖ 멸균우유 제품 기준)에 215mg 들어 있다. 일일 권장 섭취 기준치의 31%에 해당한다.
초코에몽은 맛과 영양을 앞세워 회사를 견인했다. 2010년대 들어 우유회사는 미래 먹을거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출생아가 감소해 분유와 원유 시장은 날로 위축하는데 업체 간 경쟁은 심화하고 있었다. 새 시장을 찾아 활로를 찾아야 했다. 초코에몽은 회사의 이런 고민을 더러 덜어준 상품이었다. 제품을 캔 형태로 출시한 것은 가공유 시장을 `따뜻한 우유`로까지 넓히는 데 디딤돌이 됐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판매량은 4억 개다.
초코에몽 후속 제품을 보면 회사가 제품에 건 기대를 가늠할 만하다. 2015년부터 초코에몽은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딸기, 화이트초코, 사과, 커피, 바닐라, 바나나 등 10가지 넘는 맛의 ‘에몽’ 시리즈가 나왔다. 현재는 초코에몽을 주축으로 ‘딸기에몽’을 데려가는 상품 다이어트를 단행한 상태다.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제품은 카톤(신선유), 테트라팩(멸균우유), 캔, 분말 등 네 가지 형태로 판매한다.
초코에몽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성장판을 자극한 것은 소비자였다. 제품에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는 점에서 초코에몽 소비자는 능동적이다.
싱어송라이터 김성준씨가 2019년 발표한 첫 앨범 ‘초코에몽’이 그 사례다. 노래는 ‘마음에 둔 이성에게 고백하고자 초코에몽을 건네는 내용’을 담았다. 1999년생 김씨가 13살 처음 마신 초코에몽의 기억을 노래로 살렸다. 달콤한 맛의 초코에몽을 이성에게 다가가는 징검다리로 둔 점에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도라에몽 지지층을 흡수한 것도 주효했다. 배우 심형탁씨는 대중에 초코에몽을 소비하는 모습을 자주 내비쳤다. 남양유업은 돈을 들여 그를 모델로 쓴 적이 없다. 그는 그저 도라에몽의 광 팬이었을 뿐이다.
음용법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소비하는 것이 문화로 번진 것도 긍정적이었다. 얼려 마시고, 여러 맛을 섞어 마시는 챌린지가 애호가 사이에서 번졌다. ‘어려서는 키 크려고 마셨고, 커서는 술 깨려고 마신다’는 우스갯말도 제품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
남양유업은 올해 4월 출시 10주년을 맞아 진화한 초코에몽을 출시할 계획이다. 초코에몽 ‘오리진’은 기존의 초콜릿 맛을 더 진하고 깊게 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민트초코` 맛 초코에몽도 스페셜 제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초코에몽은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가 쉽지 않은 초코 우유 시장에서 진한한 맛을 강점을 승부했고, 주요 소비자 초등학생을 브랜드를 동일화하는 노력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출시 10년을 맞는 오는 4월을 전후해서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맛인 민트초코 맛으로 초코에몽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박물관]②원유 함량 줄여 원가절감 꼼수? '오해'
초코에몽 출시 이후 지속해서 원유 함유량 감소
소비자 반발 '원가 절감으로 이윤 키우려는 조처'
"원유 수급 안정시켜 원활한 생산 위한 것"
"분유로 채워도 맛은 동일…소비자 관심으로 이해"
소비자 반발 '원가 절감으로 이윤 키우려는 조처'
"원유 수급 안정시켜 원활한 생산 위한 것"
"분유로 채워도 맛은 동일…소비자 관심으로 이해"
- 등록 2021-02-25 오전 5:30:00전재욱 기자
- 수정 2021-02-25 오전 7:00:5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남양유업은 2011년 ‘초코에몽’을 처음 출시할 당시 원유(가공하지 않은 흰 우유) 함유량을 70%로 유지했다. 이후 원유 함유량을 차츰 내렸고 30%대까지 낮췄다. 현재는 아예 제품에 원유 함유량을 표기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함유량을 표기하지 않아도 불법은 아니다.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는 조처였다. 초코에몽과 비슷한 가공 우유는 원유(흰 우유)와 탈지분유(가루우유)를 섞어서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둘은 보관기간이 다르다. 수분을 제거한 분유가 원유보다 훨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가공유는 생산량이 늘어나면 보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원유는 전보다 수급이 바투 이뤄진다. 회전속도가 분유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원유가 분유보다 비중이 큰 제품이라면 이런 압박은 더 세질 수 있다.
우유 생산 환경은 이런 압박에 고삐를 조인다.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에서는 계절별로 젖소의 발육과 건강 상태가 다르고, 이에 따라 원유 생산량이 달라진다. 통상 봄·가을이 여름·겨울보다 우유가 많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초코에몽 생산 구조와 수급 환경을 고려해 원유 함유량을 낮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이 원유 비중을 내려서 원가를 낮춰 이윤을 더 남기려고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원유가 분유보다 고가라는 인식 탓이었다.
남양유업 측은 ‘오해’라고 일축한다. 제품의 원유와 분유를 합한 우유 절대량은 출시 초기와 현재까지 변동이 없다고 한다. 원유를 줄인 만큼 환원유(분유→우유)를 보충했기 때문에 맛이 변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되레 분유를 늘리는 것은 원가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원유를 분유로 가공하는 공정이 비용인 탓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 부족한 시기에 생산을 원활하게 하고자 원유 함량을 조정하고 국산 유크림이나 탈지분유 등을 대체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초코에몽 맛과 질을 유지하고자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함유량을 둘러싼 원가 절감 의혹은 오해”라며 “제품에 애착이 큰 소비자가 회사에 보내는 관심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가공유는 생산량이 늘어나면 보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원유는 전보다 수급이 바투 이뤄진다. 회전속도가 분유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원유가 분유보다 비중이 큰 제품이라면 이런 압박은 더 세질 수 있다.
우유 생산 환경은 이런 압박에 고삐를 조인다.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에서는 계절별로 젖소의 발육과 건강 상태가 다르고, 이에 따라 원유 생산량이 달라진다. 통상 봄·가을이 여름·겨울보다 우유가 많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초코에몽 생산 구조와 수급 환경을 고려해 원유 함유량을 낮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이 원유 비중을 내려서 원가를 낮춰 이윤을 더 남기려고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원유가 분유보다 고가라는 인식 탓이었다.
남양유업 측은 ‘오해’라고 일축한다. 제품의 원유와 분유를 합한 우유 절대량은 출시 초기와 현재까지 변동이 없다고 한다. 원유를 줄인 만큼 환원유(분유→우유)를 보충했기 때문에 맛이 변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되레 분유를 늘리는 것은 원가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원유를 분유로 가공하는 공정이 비용인 탓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 부족한 시기에 생산을 원활하게 하고자 원유 함량을 조정하고 국산 유크림이나 탈지분유 등을 대체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초코에몽 맛과 질을 유지하고자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함유량을 둘러싼 원가 절감 의혹은 오해”라며 “제품에 애착이 큰 소비자가 회사에 보내는 관심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식품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품박물관]①빨간 왕관 쓰고 韓 고급 커피 문화 이끈 할리스 (1) | 2023.10.09 |
---|---|
[식품박물관]①항로타·제왕절개 아기 전용…‘위드맘’의 분유 혁신 (0) | 2023.10.09 |
[식품박물관]①단짠단짠 네겹 스낵, 씹으면 바사삭 '인생과자' (1) | 2023.10.09 |
[식품박물관]①인생 두번째 분유…1등 단백질로 근육건강 꽉 채운다 (1) | 2023.10.09 |
[식품박물관]②삼겹살 짝꿍 쌈장은 언제 만들어졌나 (0) | 202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