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상승세 타던 육가공 ASF 발생에 촉각

곡산 2020. 10. 20. 06:01

상승세 타던 육가공 ASF 발생에 촉각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10.20 01:55

집밥·혼술·캠핑 등 야외 활동으로 매출 증가 추세
사태 장기화 땐 시장 흔들…원료 수급·가격 등 불안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1년 만에 재발해 육가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 19 여파로 악화일로를 걷던 육가공업계는 최근 집밥·혼술·캠핑족 등이 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던 것에서 ASF 복병을 만나게 됐다.

 

육가공업계는 작년처럼 ASF가 전국적 확산될 경우 또 다시 돈육 및 육가공품 신뢰도 하락은 물론 돈가(豚賈) 급등과 수급 불안으로 냉장 햄·소시지·베이컨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육가공업계는 작년 ASF 대유행 후 국내외 원료육 가격 상승 및 수급 불안정으로 올 초 약 10%대 제품 값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는 일단 대책마련보다는 이번 ASF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비축된 냉장·냉동육이 있기 때문인데, 국내산 돈육 사용 비율을 높인 상황에서 이번 ASF 재발에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육가공업계는 현재 비축 물량이 있어 ASF로 당장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악화·장기화될 경우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육가공업계 한 관계자는 “강원도 농가에서 촉발된 ASF가 경기권 농가로 번질 경우 그 피해는 작년과 같은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스럽다”며 “특히 육가공 최대 수입국인 독일을 비롯해 유럽전역으로 확산된다면 향후 수입 원료육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값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ASF가 재발했지만 조기종식 가능성이 높아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면 회사 차원에서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ASF 발생은 국내산 구이용 생육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소시지·베이컨 등 육가공품 수요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만 무엇보다 돈육 전반에 대한 기피로 소비 위축 가능성도 큰 것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육가공협회 관계자는 “수입육 시장이 힘든 상황에도 국내 농가의 안정적인 공급에 힘입어 업계는 소폭 상승 국면에 있었다”면서 “ASF가 더 확산돼 생육 시장이 흔들릴 경우 이 같은 흐름을 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초 코로나 19 사태로 시름을 겪던 국내 육가공시장은 최근 3개월 전부터 캠핑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작년 동기 대비 약 10~15%의 B2C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

 

문제는 수입 제한이다. 국내산 돈육대비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돈육의 국내 통관이 막힐 경우 수급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농식품부는 최근 ASF가 발생한 독일산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을 금지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42만1190톤으로 전체 소비량 40%에 달했고, 이중 독일산은 전체 수입량의 18% 수준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 4월 코로나 19 사태로 미국 육가공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수출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수급 불안 얘기가 나온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작년 ASF 확진 후 돼지고기(탕박) 도매가는 ㎏당 6000원 선까지 치솟았다. 삼겹살 값도 ㎏당 2만1000원 선까지 뛰었다. 14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는 4909원, 삼겹살 값은 2만4800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9.8%, 13.1%씩 오른 상황이다.

 

이에 한돈협회는 향후 3년간 매년 75%씩 대대적인 야생멧돼지 박멸이 없으면 ASF 비극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환경부에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기도.

 

한돈협회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국내 ASF의 근본적 매개체인 야생멧돼지의 신속하고 대대적인 포획 활동이 없으면 멧돼지가 증식·남하해 전국이 확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사육돼지 감축 및 살처분, 방역관리 등 농가 규제 위주 정책으로는 ASF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환경부가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특단의 야생멧돼지 근절대책을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는 철저한 방역 및 확산 방지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방역정책국 관계자는 “지난 1년간 ASF 심각단계 유지 및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를 지속 운영해왔고 경기·강원 지역을 최후 방어 클러스터로 설정해오고 있었다”면서 “현재(8일 기준) 2곳 발생 후 농가 추가 확진이 없지만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방역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농가-차량-사람 등 3단계에 걸쳐 방역하고 있지만 최선의 방역은 농장 주변이나 야생 멧돼지 출몰지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라며 “단풍철 등산객에 의한 전파와 수확 시기 감염 멧돼지들의 농가 침입 등 확산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모든 국민들이 ASF에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국내서 발생한 두 곳 이외에 추가 확산이 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ASF가 사람에 발병된 사례가 없고 열에 약한 특성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동요하거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