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5000억 가정간편식 시장 쟁탈전 후끈
승인 2017.02.06 16:49:53(월) | 고재석 기자 jayko@sisajournal-e.com jayko@sisajournal-e.com
올해 2조 5000억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에 연초부터 총성이 낭자하다. 때마침 식품업계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CJ와 동원, 롯데가 연이어 가정간편식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세미나에서 온라인몰 통합, 전용공장 준공까지 방식도 다양하다.
피코크로 재미를 본 이마트와 기술을 활용한 HMR로 독자적 색깔을 내는 GS25까지 유통업체도 같은 시장에서 싸우고 있다.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 덕이라는 평이 많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내수와 수출 모두 꽉 막힌 이중불황의 현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시장 선점한 CJ제일제당, “2020년 만두 1조원 어치 팔겠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7700억원이던 2010년에 비해 3배가 뛴 셈이다. 정유년인 올해는 2조 5000억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부쩍 큰 시장에서 가정간편식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업계 매출규모 1위(12~13조원)인 CJ제일제당이다. 국내와 해외를 합쳐 3300억원 매출을 내는 제품으로 올라선 비비고 만두가 선봉대 노릇을 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주 남짓 기간 동안 비비고 관련 보도자료를 3차례나 배포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세미나를 열고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 1조원을 거둬들이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 등 식품계열사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정간편식에 대한 CJ제일제당 내부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있던 강 부사장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CJ그룹 내 식품사업 요직인 식품사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력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비비고는 최근 더 다양한 쓰임새를 발하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6일 비비고 한식반찬의 올해 설 명절기간 매출(명절 D-30일 기준 계산)은 150억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해 설 기간(99억 7000만원)보다 급증한 수치다. 또 이달 3일에는 비비고 육개장의 TV광고를 시작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그야말로 무한 확장이다.
가정간편식에 대한 여론이 좋아진 점도 성장세를 이끈 동력이다. G마켓이 설 명절을 앞둔 1월 18일부터 24일까지 총 535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92%가 ‘명절 상차림으로 간편식을 활용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주은 CJ제일제당 HMR마케팅담당 부장은 “(이번 TV광고 등을 포함해)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전개하며 매출 극대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추격모드 동원과 롯데…이마트‧GS25도 다크호스
CJ제일제당이 TV 광고소식을 알린 날 동원그룹은 지난해 7월 인수한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과 동원홈푸드가 같은 해 3월 시작한 건강식 전문 온라인몰 ‘차림’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표현은 통합이지만 사실상 더반찬 안에 차림이 ‘입주’하는 모양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반찬은 회원수가 26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HMR 전문 온라인몰이다. 업계 최대 규모 조리장에서 각종 반찬을 비롯해 디저트, 주스, 장류에 이르기까지 300여 종의 상품을 직접 조리해 판매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동원은 지난해 자회사 동원F&B를 통해 300억원에 더반찬을 인수했다.
경기도 평택에 들어선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전용공장. 롯데푸드는 이 공장을 통해 '쉐푸드' 브랜드를 주력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 사진=롯데푸드
식품업계 또 하나의 축인 롯데는 지난달 19일 간편식 전용 공장인 ‘롯데푸드 평택공장’ 신축 준공 소식을 알렸다. 평택공장은 연면적 약 6500평 규모에 최신 면 생산 설비와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샐러드 등 간편식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평택공장 준공으로 롯데푸드의 간편식 생산 능력은 이전보다 50%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롯데푸드는 이미 운영 중인 자체브랜드 ‘쉐푸드’를 가정간편식에 최적화한 주력 브랜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CJ와 롯데가 비비고와 쉐푸드로 가정간편식 시장서 정면격돌하게 된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는 “평택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가정간편식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간편식전쟁은 식품업계에 그치지 않는다. 이마트는 가정간편식 전문 브랜드 피코크(PEACOCK)로 이미 한해 18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특히 간장게장에서 추어탕, 청국장까지 그간 공백으로 남아온 메뉴로 시장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즉석조리용기를 활용한 부대찌개와 김치찌개, 떡볶이, 어묵우동탕 등 즉석식품과 가정간편식을 결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김치찌개의 경우 직화냄비에 물(600ml)과 재료를 넣고 4분간 끓이면 바로 요리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 식품업계 “이중불황 탓에 돈 되는 시장에서의 경쟁 계속될 것”
일단 식품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가정간편식 전쟁이 점점 뜨거워지리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식품가와 유통가의 상수로 떠오른 이중불황 탓이다. 내수시장에는 인구절벽에 따른 소비인구 축소가, 중국 등 해외시장은 사드배치에 따른 후폭풍이 동시에 불어 닥쳤기 때문이다.
한해 매출 2조원 규모의 한 유력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식품업계가 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내수도 어렵고 중국도 힘들다”며 “그나마 식품업계가 기댈 언덕이 1인가구와 HMR이다. 그래서 앞으로 이 같은 공세적 마케팅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조원대 초반 수준서 매출규모가 정체 중인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도 “업계가 일단 돈이 되는 건 다 시도해보는 분위기”라며 “이제는 모두가 경쟁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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