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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연합회장 “문어발 이마트 공화국에 동네몰락”

곡산 2016. 12. 4. 22:23

슈퍼연합회장 “문어발 이마트 공화국에 동네몰락”

절반까지 싼 노브랜드 강력 브랜드 효과…강갑봉 회장 “SSM 진출 골목상권 침해”

손현지기자(starhyunji9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1-25 13:20:21

▲ 이마트는 작년 7월 ‘노브랜드’ 이름의 PB브랜드를 생산해 올해만 1432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브랜드는 작년 9개 제품으로 시작해 25일 기준 800여개가 넘는 종류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노브랜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전용매장 수를 넓혀가면서 지역경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노브랜드 스타필드점 ⓒ스카이데일리
 
브랜드를 떼고 포장을 간소화하며 광고를 줄이고 원가절감을 실현하겠다는 이마트의 ‘노브랜드’를 두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노브랜드는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이마트의 PL(Private Label, 제조사가 아닌 유통사 상표를 부착한 제품)브랜드다.
 
통일된 노란 포장으로 대표되는 해당 브랜드는 현재 가공식품, 냉장·냉동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가전제품, 문화·패션상품, 스포츠용품 등 다방면의 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당초 노브랜드 상품들은 이마트·이마트트레이더스 및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 등을 통해서만 판매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가 노브랜드 전용매장을 확대함에 따라 지역경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00개 넘는 상품군에 독자 매장까지 갖춰…노브랜드는 진화 중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노브랜드 제품군의 누적매출액만 1432억원에 달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향후 더 많은 사업군으로 노브랜드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경우 시중가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유통 단계에서 지출되는 브랜드광고비 등을 통일시켜 지출을 감소하는 등 자체적인 원가절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자연히 소비자들의 반응은 우호적인 상황이다. 노브랜드 전용매장 송만준 용인보라점 점장은 “주중에는 830여명, 주말에는 12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오픈 초반에는 특정 일부 제품만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다수였는데 점차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자체 경쟁력을 갖출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이곳 매장에서 만난 이사은(35·여) 씨는 “노브랜드 매장에서 판매되는 쌀과자가 780원인데 비슷한 용량의 쌀과자가 시중에서 1000원에 판매되는 등 확실히 체감 가격이 저렴하다”언급했다. 한 50대 여성고객은 “필요한 것만 구매하다 최근에는 일부 신선제품들까지 진열되면서 장을 볼 수 있다는 장점 탓에 즐겨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 노브랜드 제품은 크게 생활용품, 신선식품, 가공식품, 냉동냉장식품, 가전용품, 스포츠 용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삼겹살, 달걀 등 신선식품과 헤어드라이기 등 가전제품, 화장품, 악력기 같은 스포츠 제품까지 사업을 넓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스타필드하남에 위치한 노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하지연(여·25) 씨의 경우 물건 구매를 위해 겸사겸사 서울에서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녀는 “일반 슈퍼나 생활용품점보다 저렴한 것 같아 노브랜드 제품들을 찾게 됐고 겸사겸사 전용관이 있는 스타필드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노브랜드 제품은 800종을 웃돈다. 지난해 4월 변기시트·와이어 등 9개 상품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던 것과 비교하면 18개월여 만에 90배에 육박하는 제품군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수입과자들까지 취급한 상태다.
 
“상생도모 말 뿐이었나”…이마트는 물론 노브랜드 전용관 주변 소상공인 발만 동동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중소기업 제품 등을 공급받는 등 상생을 도모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점차 제품군이 다양해짐에 따라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한 잡음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노브랜드 용인보라점 인근에서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점주는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의 경우 소매가를 낮추려 해도 유통단계에서 오는 매입금액과 임대료 등을 고려하다보면 한계가 있다”며 “결국 이마트라는 대형유통사가 자체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뺐는 셈이다”고 호소했다.
 
인근의 또 다른 마트 관계자도 “당초 대형마트가 시내 곳곳에 포진시키면서 상생을 저해했던 유통대기업이 최근에는 소규모 점포들을 늘려가며 소상공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특히 노브랜드의 경우 가격이 절반가까이 차이나는 경우가 있어 대비하기에 곤혹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취재 중 만난 시민들 대다수가 소상공인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슈퍼마켓과 노브랜드 매장이라면 후자를 택하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노브랜드 매장에서 포도음료와 오이비누 등을 구매한 박준석(34·남) 씨는 “싼 값인데다 대기업이 제공하는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과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짙었던 대형마트에서 골목과 한 발 가까운 곳으로의 매장 출점을 단행하는 것을 두고 상생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브랜드, 기업형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해 판매…동네슈퍼 “앞 캄캄해요”
 
실제 이마트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 인근 상인들의 경우 노브랜드 제품 판매 소식에 걱정이 가중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 정용진 회장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꼽히고 있는 노브랜드 전용매장은 현재 전국 4개 지점이 존재한다. 전용매장에선 노브랜드 매장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주변 골목상권에 위치한 중소규모 슈퍼마켓에 비해 넓은 주차장 등을 구비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들과 전문가들은 이마트가 경제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구조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 보라점 매장 ⓒ스카이데일리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마트 업주는 “최근 인근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동종업자들끼리 모여 걱정한 적이 있었다. 사실상 앞이 캄캄한 심정이다”면서 “골목 슈퍼마켓들은 지역소비자들에게 거리적 이점만을 갖고 버티는 상황인데 대형마트보다 가까운 대기업SSM에서 노브랜드 제품까지 판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인근의 또 다른 마트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생활용품 등을 주문하고 물건을 택배로 받는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일선 골목상권들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며 “소비자들을 위한 값 싼 물건을 판매하겠다는 뜻은 좋지만 가급적 골목상인들의 판로까지 가로막지는 않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강갑봉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63)은 “대형마트들이 문어발식으로 제품판매를 늘려가는 건 이마트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형마트의 입점이 쉽지 않게 되자 이마트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마트에브리데이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지난해 14%의 성장률을 보인 편의점사업에 위드미를 앞세워 뛰어든 것도 모자라 이제 노브랜드 전문매장을 넓혀가며 동네 슈퍼들을 몰락시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도 “국가 경제를 인체에 비유하자면 대기업은 동맥이고 동네슈퍼들은 실핏줄이라 할 수 있다”며 “보잘것없어 보여도 온 몸 구석구석에 산소 등을 공급하는 중요한 존재다”고 우회적으로 이마트를 비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판매인이자 곧 소비주체인 점에서 대기업의 무리한 확장은 결국 부메랑이 돼 대기업에 향하게 될 것이다”며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은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