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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림픽 앞두고 인권, 식품안전 공세에 쩔쩔

곡산 2008. 2. 14. 20:08

중국 올림픽 앞두고 인권, 식품안전 공세에 쩔쩔

 

[ 2008-02-14 16:14:50 ]

2008 베이징(北京)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고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꿈이 도전을 받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식품안전과 환경,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서방국가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폐회식의 예술고문을 맡아왔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수단 다르푸르 인종학살 사태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비난하며 예술고문직의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사퇴성명에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올림픽에 쏟기보다는 다르푸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를 끝내는 데 쓰겠다"며 중국의 수단 정부 지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스필버그 감독은 그동안 인권단체들로부터 베이징 올림픽 예술고문직 사퇴압력을 받아왔으며 그동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몇차례 편지를 보내 다르푸르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었다.

중국은 수단의 동맹국으로 수단 석유 매장량의 3분의 2를 사들이면서 수단 정권을 방어해주고 다르푸르 학살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스필버그의 예술고문직 사퇴와 관련해 "우리는 올림픽을 정치화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혹해하고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수단 다르푸르 사태는 중국 내부 문제가 아니며 중국이 일으킨 것도 아니다. 베이징올림픽과 다르푸르 사태를 연계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불공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서방의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인권문제나 외교문제와 관련핸 압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얀바 군부독재 정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입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방 인권단체는 수단과 미얀마 등 대규모 학살과 인권탄압이 일어나는 국가들이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티베트의 독립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찰스 황태자는 티베트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식품안전과 대기오염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선수단과 임원이 먹는 음식을 미국에서 비행기로 직접 공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식품의 안전 문제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트레이더 조'는 중국산 식품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23개주에 285개의 매장을 보유한 트레이더 조는 자사가 수입한 중국산 식품에서 문제가 발견된 적은 없지만 손님들이 중국산 식품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불거진 중국산 농약만두 사건도 중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아직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측에서 공장에 불만을 가진 누군가가 농약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원한에 의한 범죄행위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는 중국산 식품의 안전문제가 아니며 더욱이 올림픽 식품안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 역시 베이징 올림픽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 스포츠업체 아디다스의 홍보를 위해 베이징에 들른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헤일 게브르셀라시에에는 베이징의 대기오염 때문에 올림픽 참가를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자 테니스 스타 에넹도 천식을 이유로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의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올림픽을 앞둔 적응 훈련 기지로 중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을 선택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의 3대 주제를 "녹색올림픽, 과학기술올림픽, 인문올림픽"으로 정하고 특히 녹색올림픽을 위한 환경개선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올림픽을 앞두고 차량 2부제 실시도 계획하고 있다.

선수단에 제공할 음식과 관련해서는 식자재에서부터 조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모니터하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식품안전과 대기오염문제에 이어 각종 인권문제에 대한 압박까지 커지면서 올림픽을 6개월 앞둔 중국 정부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jmkim@cbs.co.kr 김주명의 블로그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