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이병우의 톱티어] 작은 병에 담긴 55년의 시간...hy '야쿠르트'의 진화

곡산 2026. 4. 27. 07:34

[이병우의 톱티어] 작은 병에 담긴 55년의 시간...hy '야쿠르트'의 진화

이병우 기자입력 2026. 4. 10. 11:13
'국내 최초' 타이틀...'건강 관리' 상징
'얼려먹는 야쿠르트'...소비 경험 확장
변화는 무죄...당·지방 뺀 'XO'도 선봬
<편집자주> 케이팝 열풍과 글로벌 소비 트렌드 재편 속에서 국내 유통기업들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콘텐츠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팬덤과 소비가 결합하는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되면서 유통업계의 전략도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병우의 톱티어>는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시장을 선도해 온 1등 기업과 브랜드의 경쟁력을 심층 분석한다. 단순한 실적 비교를 넘어, 브랜드 파워의 원천과 차별화 전략, 글로벌 확장 방식, 위기 대응 능력까지 다각도로 짚는다.
제품 이미지.(왼)2015~2019년 야쿠르트 라이트, (가운데)최근, (오)2026년 야쿠르트 XO. [출처=hy]

국내 발효유 시장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야쿠르트'가 반세기를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안정적인 소비층을 토대로 장수 브랜드의 전형을 구축한 야쿠르트는 단순한 유제품을 넘어, 일상 속 건강 관리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국내 최초'의 무게

야쿠르트의 시작은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발효유에 대한 개념과 법적 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제품 관리 체계 또한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통 환경 역시 쉽지 않았다. 발효유는 섭씨 0도에서 10도 사이의 냉장 보관이 필수적이었고, 유통기한도 7일에 불과했다.

hy(한국야쿠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부터 물류까지 전 과정을 재설계했다. 공장에는 저온 창고를 구축하고, 운송에는 보냉 차량을 도입했으며, 영업 거점에는 24시간 가동되는 냉장 설비를 갖췄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 탑승형 냉장 카트 'CoCo(Cold&Cool)'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상품의 이동부터 보관, 분류, 포장까지 유통 전 과정에서 상품을 적정 온도로 관리하며 신선도를 유지하는 '풀 콜드체인 시스템(Full-Coldchain System)'을 구축할 수 있었다.
hy 중앙연구소 연구 성과.[출처=hy]

 

◆ 제품을 넘어 '문화'가 된 브랜드

야쿠르트가 단순한 장수 상품에 머물지 않은 배경에는 소비 경험의 확장이 있다. 2016년 출시된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대표적이다. 병을 뒤집은 형태의 디자인과 새로운 섭취 방식은 기존 소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신규 수요 유입으로 이어졌다. 계절성과 재미 요소를 결합한 전략은 소비층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야쿠르트는 기능성 중심으로 또 한 번 변화를 이어갔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을 인정받으며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1971년 출시 이후 50년 만에 기능성 인증을 확보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야쿠르트 누적 판매량은 500억 병으로, 국내 식음료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규모다. 국민 1인당 약 1000병 수준의 소비가 이뤄진 셈이다.

 

◆ '저당·저지방'으로 이어지는 다음 전략

최근 야쿠르트의 변화는 건강 트렌드에 맞춰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당 발효유 제품 '야쿠르트 XO'는 설탕과 당류, 지방을 제거한 제품 설계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X(없음)'와 '0(제로)', 'Extra Old(장기 숙성)'의 의미를 결합한 이 제품은, 출시 초기 하루 4만 개 수준에서 최근 10만 개 이상으로 판매량이 확대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가고 있다.

누적 판매량 역시 200만 개를 돌파하며 저당 제품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 설계가 재구매로 이어지면서, 기존 발효유 시장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hy는 '투모로우(To more low, Tomorrow)' 캠페인을 통해 당과 지방을 줄인 '로우 스펙'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장이 아닌, 소비자 건강 인식 변화에 대응하는 구조적 전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