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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식품업계 성적표 ‘최악’…해외서 번 돈으로 손해 최소화

곡산 2026. 2. 23. 17:18
2025 식품업계 성적표 ‘최악’…해외서 번 돈으로 손해 최소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2.23 07:57

작년 실적, 매출 소폭 증가-이익은 두 자릿수 급감
롯데웰푸드, 외형 4조2160억…오뚜기 3조6740억
글로벌 비중 높은 삼양식품·오리온 쌍끌이 호실적
 

고환율에 원가 부담,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등 여파에 작년 식품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며 ‘실속없는 장사’를 한 셈인데,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의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절박한 위기상황”이라는 표현이 현 식품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 작년 식품업계는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R&D 투자를 늘려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판로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곳은 영업이익 20~30% 이상 감소하는 등 내수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고, 글로벌 시장 비중이 높은 곳은 해외사업이 버팀목이 돼 손해를 최소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작년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1.5% 증가한 11조5221억 원으로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은 15.3%가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적자를 본 것이다.

 

반면 해외식품 매출은 5조9247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은 것이다. 만두, 가공밥, 김치, 김, 누들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K-푸드 신영토 확장’ 성과가 주요했다는 평가다.

 

올해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사업 성장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신영토 확장을 이어나가는 한편 내수시장에서도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매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4조2160억 원을 올렸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 경신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1095억 원에 그치며 30.3% 감소했다. 원재료 및 일회성 비용 부담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2024년 시작된 코코아 가격 폭등세가 2025년까지 이어지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결국 해외사업이 버팀목이 된 것이다. 롯데웰푸드의 작년 수출 실적은 2396억 원으로 전년 보다 16.8% 신장했다. 해외 법인 매출도 9651억 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13.8% 늘었다. 해외 법인과 수출 실적을 합친 글로벌 사업 매출은 1조20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올해 롯데웰푸드는 핵심 브랜드 경쟁력 강화, 비즈니스 리스트럭처링, 원재료 소싱구조 개선 및 인력 효율화 등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구조 개선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핵심지역을 집중 육성하고, 롯데 브랜드 인지도 강화로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한다.

작년 식품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곳은 내수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글로벌 시장 비중이 높은 곳은 해외사업이 버팀목이 돼 손해를 최소화했다. 사진은 베트남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한국의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오뚜기도 매출은 3조6745억 원으로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2% 감소한 1773억 원에 그쳤다. 환율과 원료·부자재 단가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 인건비 및 광고판촉비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내수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은 3조9711억 원으로 1.3%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672억 원으로 9.6% 줄었다.

 

특히 음료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뼈아팠다. 기상 여건 악화와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음료 매출은 1조8143억 원으로 5.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0%나 급감했다. 단 헬시 플레저 트렌드 영향에 제로 칼로리 제품군(+14.8%)과 에너지음료(+5.5%)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국내 시장의 부진을 메운 것은 글로벌 사업이었다. 필리핀(PCPPI)과 파키스탄 등 해외 자회사들의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실적 방어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글로벌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9.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42.1% 급증하며 롯데칠성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을 입증했다.

 

상황은 빙그레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1조4896억 원으로 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32.7%나 감소했다. 회사 측은 내수 소비 침체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원가 상승이 맞물렸다고 밝혔다. 특히 빙그레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13%에 불과해 타격이 더욱 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반면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방긋 웃었다. 삼양식품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 원 시대를 열었다. 2023년 1조 원을 달성 이후 2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작년 매출이 36% 증가한 2조3518억 원, 영업이익은 52%가 늘어난 523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인데, 처음으로 5000억 원대를 돌파했고, 2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 5000억 원이 넘는 곳은 CJ제일제당, 오리온과 더불어 삼양식품 3곳뿐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가 넘는 오리온 역시 매출은 7.3% 성장한 3조3324억 원,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558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법인 매출이 작년 3394억 원까지 급증했고, 중국법인과 베트남법인도 각각 4%, 4.6% 증가한 1조3207억 원, 53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향후 국내외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늘려 성장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식품업계 미래는 밝지 않다. 연초부터 사정당국의 고강도 세무조사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맞물리며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함에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이 어려워진 업계는 수익성 방어를 판촉비 축소, 마케팅 효율화, 물류·포장 비용 절감, 제품 라인업 재정비 등 (비용을)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점 경영하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든 버티느냐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