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푸드, 테크와 만나다] ③외식업계에도 로봇 열풍... 인간과 협업으로 시너지 낸다

곡산 2020. 6. 11. 07:23

[푸드, 테크와 만나다] ③외식업계에도 로봇 열풍... 인간과 협업으로 시너지 낸다

    •  김경영 기자

 

  •  승인 2020.06.11 06:00

 

 

 

일자리 감소할 것이란 우려섞인 시선도...

 

 

 

라운지엑스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 /사진=라운지랩 제공

 

제주시 애월읍 981파크. 바다와 오름 등 천혜의 자연이 있는 이곳에서 로봇이 내리는 드립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음미한 후 우도땅콩와플 등 특별한 수제 디저트도 함께 즐긴다.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라운지엑스 제주 애월점은 지난 1일 오픈한 로봇 카페 '라운지엑스' 3호점이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핸드드립 커피가 일정한 맛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로봇에 입력된 알고리즘에 따라 커피 원두 종류와 입자 크기, 물을 따르는 방향이나 속도, 뜸을 들이는 시간까지도 항상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서비스로봇' 수요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외식업계 로봇 적용 시기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주로 서빙과 배달 등 단순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곳에 서비스 로봇이 가장 많이 쓰인다. 이외에도 요리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실제 외식업계 현장에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에 직접 국수를 만들어주는 로봇인 '클로이 셰프봇'을 추가 도입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일부 가맹 음식점에 제공하고 있다. 로봇이 튀겨주는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롸버트치킨'은 올해 초 서울 강남에 문을 열었다. 

 

 

 

▲2020~2025년 서비스 로봇 글로벌 시장 예측 / 자료=후지경제, 니케이아시안리뷰

 

이동헌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분위기 확산으로 서비스로봇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7조원에서 오는 2024년 약 146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 로봇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키오스크와 배달로봇 등 관련 기업에 약 7조3400억원이 투자됐다. 


 로봇과 인간의 '협업'으로 이뤄져야 살아남는다


초기 외식업계에서 로봇은 일의 효율성 측면보다는 매장 홍보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오픈 초기 매장에서 로봇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식이었다. 이는 사람들에게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해 폐업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미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줌피자'가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줌피자는 지난 2015년 피자 굽는 로봇을 활용해 유명세를 탔지만 최근 사업 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기술적인 접근에만 치우치는 바람에 피자업의 본질인 '피자 맛'과 '품질'에서 소비자들의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성재 라운지엑스 대표 /사진=라운지랩 제공

 

로봇 바리스타를 도입한 라운지엑스 황성재 대표는 "로봇이 공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도 가지지만, 단순히 인스타그램 등과 같이 SNS에 올리는 목적 뿐이라면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로봇이 카페라는 공간의 본질적 가치를 돕는 도구로써 쓰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라운지엑스 1호점은 로봇 바리스타를 보러 오는 사람보다 편한 자리를 강점으로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이 더 많다. 황 대표는 "커피 만드는 것을 로봇이 도와주다보니 이곳 카페의 본질인 공간과 맛, 향, 분위기 등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로봇이 단순히 인건비를 낮추는 용도로 쓰이거나, 잠깐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일회성이 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푸드'라는 감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테크인 로봇만 활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황 대표는 "반복되는 물리적인 과정은 로봇이 처리하고, 바리스타는 사람들에게 원두를 추천해준다던가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는 일 등 바리스타만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며 로봇과 바리스타의 '협업'의 가치를 강조했다.


 로봇 필요성 갈수록 커져... 단순 노동 업무 대체 우려도


일각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식품외식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로봇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인간의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데 있어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것은 무인 단말기 '키오스크'다. 대형 패스트푸드점부터 주문이나 결제가 필요한 일반 음식점까지 직원들이 직접 주문을 받지 않고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래픽=디미닛 제공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매장 수 1위 패스트푸드 업체 '롯데리아'는 전체 1345개 매장 중 917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역시 60% 이상 매장이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는 추세다.

대형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이유는 크게 '인건비 절약'과 '비대면 문화'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족이 늘면서 비대면 주문을 선호가 늘어났다. 또한 주문과 결제를 소비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직접하면서 불필요한 인력 채용을 줄일 수 있다. 

장수청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원장은 "외식 산업 일자리 부분에서 키오스크 등 서비스 로봇의 등장은 인간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대체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위협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키오스크 구입 비용은 직원 1~2명의 월급에 해당하는 수준인 200만~500만원대로 다양하다. 장기적인 인건비 절감 효과로 봤을 때 대형업체는 도입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당장은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장 원장은 "결국 로봇이 가져다주는 것은 효율성이고, 기본적으로 로봇은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특히 큰 대형업체일수록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음식을 간단히 옮겨주는 서비스 로봇의 경우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영세업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