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

[비즈 르포] '혼밥족·혼술족·욜로족 등에 타다'…2017년 편의점 4대 트렌드는

곡산 2017. 3. 6. 08:15

[비즈 르포] '혼밥족·혼술족·욜로족 등에 타다'…2017년 편의점 4대 트렌드는

  • 박수현 기자

  • 입력 : 2017.03.05 06:10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2017 봄맞이 상품전시회’ 주인공은 가정간편식 PB(자체 브랜드)였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2017년 주요 PB 신상품 진열대의 절반 이상을 덮밥·도시락류가 차지했다.

    한 참석자는 “편의점에서 한끼를 때우더라도 몸에 좋은 걸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확실히 는 것 같다”며 두부로 만든 스테이크가 들어간 삼각김밥, 홍미(붉은 쌀)로 만든 도시락 등에 관심을 보였다. 피카츄 모양의 도시락을 집어들며 “요즘은 성인들도 이런 걸 사가더라”며 신기해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매년 상·하반기에 개최되는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는 최신 소비자 트렌드를 가맹경영주들과 협력사 관계자들과 공유하는데 목적을 둔다. 이날 서울, 경기, 강원 지역 가맹점주 40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 편의점 매장을 본떠 만든 코너는 담당 직원의 상품 설명을 듣는 가맹점주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편의점업계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이른바 ‘혼밥’, ‘혼술’ 수요가 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독특한 아이디어 기반의 PB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콜라보(협업) 상품·캐릭터 상품 코너도 반응이 뜨거웠다. 서울시 성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현정(31·여)씨는 “‘요구르트젤리’같은 콜라보 상품이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어떤 독특한 조합의 상품들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년 상품 전시회에 참석하는 이근영(54·여)씨도 “재밌는 캐릭터 상품이 많이 나왔다”며 “특히 음료들은 맛도 나쁘지 않아 여름철에 잘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2017 봄맞이 상품전시회’ 행사장에 마련된 실제 편의점 컨셉트 공간. 가맹점주 등이 올해 출시될 신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박수현 기자
    세븐일레븐 ‘2017 봄맞이 상품전시회’ 행사장에 마련된 실제 편의점 컨셉트 공간. 가맹점주 등이 올해 출시될 신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박수현 기자
    세븐일레븐은 1989년 종이컵에 얼음과 탄산 음료를 담은 ‘걸프’를 내놓으면서 국내 편의점업계 최초로 PB를 도입했다. 2010년 선보인 PB 브랜드 ‘세븐셀렉트’에 이어 지난해에는 1인 가구 소비자를 겨냥한 ‘싱글싱글’을 출시했다. 현재 세븐일레븐의 PB 상품군은 총 1100여개로 달하며, 지난해 PB 매출은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① 가정간편식 전성시대…조리면 종류 늘고 건강식 상품도

    세븐일레븐은 올해 혼밥·혼술족을 겨냥한 가정간편식 부문 PB상품군을 강화했다. 기존의 도시락·덮밥류와 더불어 짜장면, 짬뽕 등 별도의 조리가 따로 필요없는 조리면의 종류를 늘렸다. 조리면은 신선식품으로 60시간 이내 판매되지 않으면 폐기된다.

    잡곡, 강황 등 건강식 재료로 만든 삼각김밥 등 다양한 시도도 엿보였다. 플라스틱 용기에 여러가지 반찬을 소용량씩 넣은 상품도 올해 상반기에 처음 나온다. 황우연 세븐일레븐 상품1부문 푸드팀장은 “3가지 이상 반찬을 조금씩 맛볼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며 “식사용 뿐 아니라 안주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철 세븐일레븐 과장은 “1인 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 PB상품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3월부터 5월까지만 총 30여종의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B 가정간편식 상품시식코너. 가맹경영주들이 상품을 차례로 맛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B 가정간편식 상품시식코너. 가맹경영주들이 상품을 차례로 맛보고 있다./ 박수현 기자

    ② 콜라보 상품…인기상품+신(新)컨셉트 결합 상품 인기

    기존 인기 상품과 새로운 컨셉트의 상품을 결합한 일명 ‘콜라보’ 상품의 열기는 올해도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편의점 업계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요구르트젤리’ 등 요구르트를 응용한 에이드, 과자 등이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요구르트젤리는 지난해 출시 50일 만에 누적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고 세븐일레븐 전체 과자 판매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 전부터 SNS 등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동원참치라면’도 지난해 세븐일레븐 라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③ 캐릭터 상품…키덜트 문화 확산

    라인, 카카오프렌즈 등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도 늘었다. 키덜트(kidult·아이와 같은 취향과 감성을 지닌 어른) 문화의 확산과 함께 산업 전반적으로 캐릭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캐릭터산업의 매출액은 11조원으로 전년 대비 11.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븐일레븐이 올해 출시할 예정인 음료수 상품 중 하나는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에서 이름을 따오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고 있는 캐릭터 상품들./ 박수현 기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고 있는 캐릭터 상품들./ 박수현 기자
    최근 국내에 상륙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인기에 힘입어 포켓몬 캐릭터를 내세운 빵과 음료, 휴대용 충전기 등이 나왔다. 피카츄 찐빵은 지난해 편의점 찐빵 매출이 전년대비 38% 증가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세븐일레븐은 포켓몬고 캐릭터 상품 16종을 추가로 개발, 이달 중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제 기본 욕구만 충족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소유욕을 자극하지 않는 상품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④ 먹거리 중심 생활편의공간 탈바꿈…혼밥·혼술족, 욜로족 잡는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CFS(Convenience Food Store), 즉 ‘먹거리 중심의 종합 생활편의공간’을 미래형 편의점의 핵심 키워드로 선정했다. “‘필요한 물건만 빨리 사고 나간다’는 기존 편의점 이미지를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도시락 카페, 셀프 카페 등을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2015년의 4배 이상으로 급증한 ‘세븐카페’ 관련 상품군을 크게 확대했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케이크, 빵 등 PB(자체 브랜드)상품을 비롯해 세븐카페의 이름을 내건 프리미엄 디저트 상품도 선보였다. 세븐카페는 현재 전국 8500여 매장 중 4200여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은 사치’ 등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욜로족(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들을 위한 상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몇년간 2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린 ‘하프 와인(375ml)’과 ‘1인용 컵 와인’에 이어 클럽이나 바에서 볼 수 있었던 칵테일 샷을 2500원대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 측은 “2015년에 소용량 와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8.5% 증가했다”며 “187ml짜리 편의점 미니어처 와인 시장은 이미 자리잡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