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소송, 제1심 판결을 변경한 항소심 판결의 의미
‘메로나’ 소송, 제1심 판결을 변경한 항소심 판결의 의미
- 식품저널
- 승인 2025.10.29 09:05
식품안전과 바른 대응法 116.

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바른 식품의약팀 정영훈 변호사/변리사입니다.
주식회사 빙그레(이하 ‘빙그레’)는 2023년에 주식회사 서주(이하 ‘서주’)를 상대로 ‘서주의 메론바 포장지가 빙그레의 메로나 포장지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1심은 2024. 9. 6. 빙그레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2024. 10. 16.자 컬럼 “메로나 v. 메론바 소송, 빙그레 청구 기각 판결의 의미” 참조). 그런데 최근 항소심이 제1심 판결을 변경하였고, 빙그레가 승소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5. 8. 21. 선고 2024나2052176 판결). 오늘은 이 항소심 판결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빙그레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또는 (파)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했습니다. 이 중 (가)목 주장의 요지는, 빙그레가 메로나 포장지를 계속적,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한 결과, 바탕색, 제품명 로고 디자인, 제품명 배치, 메론 사진의 위치 및 배치, 기타 문구 등의 세부적인 요소들이 결합된 메로나 포장지의 종합적인 이미지 전체가 빙그레의 상표로 널리 인식되었는데, 서주가 이와 극히 유사한 메론바 포장지를 사용하였다는 것입니다. 제1심이 배척한 이 주장을 항소심은 받아들였습니다.
우선 항소심은, 누구나 자유롭게 메로나 포장지의 세부적 요소들 각각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면서, 위 세부적 요소들이 모두 결합된 ‘종합적 이미지’는 빙그레의 유명 상표로서 위 (가)목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와 같이 디자인의 세부적 요소들 각각은 특정인의 지식재산으로 보호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 종합적 이미지는 특정인의 지식재산으로 보호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위 (가)목에서뿐만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 (파)목에서도 의미 있게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빙그레는 2005년에 메로나 포장지와 유사한 포장지를 사용한 X를 상대로 위 (가)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며 판매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으나, 패소한 바 있습니다. 서주는 빙그레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위 가처분 사건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위 가처분 사건은 ‘2005년’을 기준으로 메로나 포장지 디자인이 그 무렵까지 계속 변경되어 온 것을 전제로 한 사건인 데 반해, 항소심은 빙그레가 2004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가량 지금의 메로나 포장지와 같은 이미지를 사용해 온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디자인을 위 (가)목의 보호대상인 상표로 보호하려면, 오랜 기간 일관되게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할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한편 위 (가)목이 문제되는 소송에서 ‘수요자 설문조사’ 결과를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설문조사를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게’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응답 결과를 얻기 위해 객관적 타당성이 없는 설문조사를 할 경우, 법원이 오히려 그 설문조사 결과를 위 (가)목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까지 인용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빙그레는 메로나 포장지의 종합적인 이미지가 위 (가)목의 보호대상이 된다는 것 및 메론바 포장지와 메로나 포장지 사이에 오인ㆍ혼동이 발생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수요자 설문조사를 증거로 제시하였으며, 양 당사자는 그 설문조사 결과의 신빙성에 관하여 다투었습니다. 이에 대해 항소심은 이러한 설문조사가 객관적 절차와 기준에 맞게 진행된 것으로 보아 그 설문조사 결과를 위 (가)목에 따른 부정경쟁행위의 근거로 인용하였습니다. 메로나 소송의 항소심 판결 역시 객관적으로 타당한 수요자 설문조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 디자인, 기술의 영역을 전부 다루고 있는 법률이어서, 지식재산과 관련된 분쟁에 빈번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에 관한 분쟁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비롯한 지식재산에 관한 법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