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식품 광고 세미나③] 현행 표시광고법 다방면 한계 봉착…종합적 개선 필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7.07 07:50
원재료 효능, 식약처와 달리 사법부는 약리적 광고 인정
표시 광고법 처벌 수위, 법원 판단 달라 법적 불안정성
김미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식품표시광고 법의 부당광고 기준 및 현실적 한계'

“온라인 쇼핑몰에 소비자가 올린 ‘이 제품 먹고 살 빠졌어요’라는 후기도 현행법상 부당 광고에 해당해 영업자가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에서는 식품의 질병 예방·치료 효능 광고를 엄격히 금지하지만, 법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원재료의 효능’을 설명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아 양자 간 해석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미연 변호사는 ‘식품표시광고법의 부당광고 기준 및 현실적 한계’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식품표시광고법의 규제 대상이 지나치게 넓고 처벌 수위가 높은 반면, 법원의 판단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져 기업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법적 불안정성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의 가장 큰 특징으로 부당 광고 금지 주체가 ‘누구든지’로 규정된 점을 꼽았다. 이는 영업자뿐만 아니라 비영업자인 소비자나 인플루언서가 작성한 게시물도 ‘광고’로 보고 규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식약처 유권해석에 따르면 제품 판매를 위해 운영하는 쇼핑몰의 상품 후기(댓글)나 인플루언서의 추천 행위는 모두 ‘광고’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영업자는 소비자가 작성한 후기 내용이 질병 예방·치료 효과를 암시하는 등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를 진다.
김 변호사는 “질병 예방·치료 효능을 광고할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어 화장품법(1년 이하 징역)이나 표시광고공정화법(2년 이하 징역)에 비해 처벌이 매우 무겁다”며 규제 수위의 비대칭성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그는 “광고가 과장됐다고 해서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화장품법과 달리 광고 위반만으로 제품 제조 자체를 정지시키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덧붙였다.
법과 현실의 가장 큰 괴리는 ‘원재료의 효능·효과’ 광고에서 발생한다. 식약처는 “도라지가 기관지에 좋다”와 같이 원재료의 효능을 표시하는 것은 최종 제품의 효능으로 오인·혼동시킬 수 있어 부당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다르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식품의 약리적 효능에 관한 모든 광고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광고해 의약품으로 혼동·오인하게 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본다.
실제 판례에서도 인터넷에서 마늘을 판매하며 ‘마늘이 위염·위궤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게시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널리 알려진 마늘의 약리적 효능을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변호사는 “심지어 판결에서 허용된 ‘소화 기능 개선’ 같은 효능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마늘의 공식 기능성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는 행정 체계와 사법부의 판단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석의 차이는 미묘한 표현 하나로 합법과 위법을 가르는 결과로 이어진다. 김 변호사는 ‘모발’ 관련 광고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식약처는 식품 중 탈모 예방이나 치료 효능이 인정된 제품은 없다며 ‘탈모 예방’ ‘먹는 탈모약’ 등의 표현을 부당 광고로 적발하고 있다. 반면 한 법원은 맥주효모 제품 광고에 사용된 ‘모발 건강’이라는 표현에 대해 “‘모발 건강’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내용에 포함되지 않고, 탈모의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표방한 것도 아니므로 건강기능식품 오인 광고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해당 판결은 항소심에서 원고가 소를 취하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법원의 판단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온라인 광고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새로운 법적 쟁점도 소개했다. 타트체리 제품 판매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암세포 성장 억제’ 등의 문구가 담긴 SNS로 링크를 건 사례에 대해 법원은 “소비자가 볼 때 양자의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판매자에게 관리 책임이 있다”며 유일하게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이는 최근 많은 업체가 활용하는 정보성 페이지와 판매 페이지 분리 및 링크 연결 방식의 광고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제시한 판례”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이 다양한 한계에 부딪혀 있다며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규율 체계의 문제점으로 △소비자 후기까지 관리 책임을 묻는 ‘수범자의 지나친 확대’ △온라인상의 수많은 판매업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 미비 △단순 부당 광고 행위만으로 제조·판매 정지까지 가능한 과도한 처벌 등을 꼽았다.
이어 규제 내용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금지 규정의 내용과 완화된 법원 해석·적용 사이의 괴리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전문가·관심 부족 △온라인상의 모든 광고를 감시하기 어려운 단속의 현실적 한계 △자율심의를 받은 업체가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는 ‘자율심의 대상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김 변호사는 △입법·행정·사법기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혼란을 줄이고 일관되고 현실성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법 위반의 경중을 고려해 적정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를 통해 법률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 규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