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미래 식품시장, 세대별 니즈 공략하는 '초세분화' 전략이 좌우

곡산 2025. 6. 24. 20:22
미래 식품시장, 세대별 니즈 공략하는 '초세분화' 전략이 좌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6.24 07:51

젊게 살며 건강·아름다움 찾는 ‘GG 세대’ 부상
18~34세 외모 개선·스트레스 해소 추구 경향
35~54세 피로 완화·기능성 강화 간편식 선호
스마트 뉴트리션·혈당 관리, 미래 유망 시장
55세 이상 경제성·영양 정보·지속 가능성 중시

‘한국 소비자 식생활 트렌드’ 민텔 황태영 애널리스트 발표

외모 관리를 위해 콜라겐을 챙겨 먹는 20대 딸, 피로 해소가 시급해 홍삼 제품을 찾는 40대 아빠, 그리고 혈당 관리를 위해 고식이섬유 밥을 먹는 60대 엄마. 이제 한 지붕 아래에서도 ‘건강’을 추구하는 방식이 이처럼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푸드 2025의 ‘글로벌 푸드 트렌드 & 테크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한국의 건강식품 시장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분화하고 있으며, 각기 다른 니즈를 정밀하게 공략하는 '초세분화' 전략이 미래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민텔의 황태영 애널리스트는 세대별 건강 니즈가 뚜렷하게 분화하며, 외모·정신 건강, 피로·혈당 관리, 건강한 노화 등 맞춤형 건강식품 시장이 미래 성장의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민텔의 황태영 애널리스트는 ‘세대별로 진화하는 한국 소비자의 건강한 식생활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건강 기대수명’과의 격차는 10년 이상 벌어져 있으며,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건강식을 챙기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더 이상 ‘건강’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모든 소비자를 공략할 수 없는 시대”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각자의 생애주기에서 마주하는 과제에 따라 건강한 식생활을 정의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젊은 세대에게 건강식이 외모와 정신적 웰빙을 위한 ‘자기계발’의 도구라면, 바쁜 직장인에게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해결책이며, 시니어 세대에게는 ‘건강한 노화와 지속가능한 노후’를 위한 준비”라면서 “이러한 세대별 니즈의 속살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식품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18-34세 젊은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 ‘외모 개선’(42%)과 ‘스트레스 해소’(35%)를 추구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19%), 단백질, 콜라겐 같은 특정 영양소 및 무설탕 제품을 올인원(All-in-one) 영양의 식사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체 건강을 넘어 외모개선 및 높은 수준의 성공을 추구하는 정신적 부담이 큰 상황에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정신건강도 관심이 높다.

 

이에 황 애널리스트는 젊은 소비자들의 수면 및 스트레스 개선에 높은 니즈에 푸드테크와 디지털 멘탈케어와의 결합을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20대 우울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수면의 질을 높이거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세대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식품 회사와 공유할 의향(20%)이 다른 세대보다 높아, AI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솔루션 시장의 핵심 타겟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35-54세 소비자들에게 건강 식생활의 제1 목표는 ‘피로 완화’(36%)와 ‘올인원 영양소’ 섭취(44%)다. 이들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식사 대용식이나 기능성 성분이 강화된 간편식을 선호한다.

 

미래 기회는 ‘스마트 뉴트리션’과 ‘혈당 관리’에 있다고 황 애널리스트는 예측했다. 그는 “단순한 체중 조절을 넘어 개인의 영양 상태에 맞춘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식사 대용식 시장의 성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30세 이상 한국인 10명 중 4명이 당뇨 전단계라는 점을 지적하며, 고가의 GLP-1 비만 치료제에 대한 대안으로 홍삼과 같은 친숙한 원료를 활용해 혈당 조절 기능성을 소구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55세 이상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데 ‘경제성’(52%)과 ‘정확한 영양 정보’(54%)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비율(42%)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아 ‘가치소비’의 특성을 보였다. 이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노화 관련 건강 문제(혈당, 소화 등)를 관리하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기능 식품이 필요하다.

 

그는 고령층을 단순히 나이 든 소비자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실제 나이보다 젊게 살며 건강과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GG(Grand Generation) 세대’의 부상을 강조했다. 이들은 기술에 익숙하고 구매력이 높아 AI 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나 연화 기술을 적용한 고품질 간편식 등 새로운 시니어 시장을 이끌 핵심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 애널리스트는 “연령이라는 단순한 인구통계학적 구분을 넘어 각 세대가 처한 삶의 맥락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 식품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외모와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젊은이들부터 건강한 노화를 준비하는 시니어까지, 이들의 다양한 요구에 응답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