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판기, 소형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해외 식문화도 소개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6.20 10:54
제조사 브랜드 홍보용 활용…미식 경험 제공도
스웨덴 등 이국적 맛 선사…한식 자판기 등장
일본에서는 자판기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의 식문화를 소개하고 확산하는 창구로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ATI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일본 내 식품 자동판매기 보급은 완만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약 6만 9000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7년부터는 7만 대를 돌파하며 점진적인 상승을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부터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식품 자판기의 보급 속도는 한층 더 빨라져, 2022년에는 7만 8000대를 기록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만 1000대에 이르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자동판매기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간편하고 안전한 구매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간편식부터 비건 식단까지
최근 일본의 식품 자판기는 과거 음료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복합형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샌드위치, 냉동 도시락, 냉동 스테이크는 물론 지역 특산물이나 생과일주스, 수제 빵, 심지어 식재료 키트까지 취급하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글루텐프리, 비건 식단 등 건강 지향 소비자층을 겨냥한 자판기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24시간 운영과 무인 시스템이라는 강점을 살려 외식업체나 식품 제조사들이 직접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자판기들은 상권이 취약한 지역이나 심야 시간대에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보완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자판기 본체 디자인이나 디지털 화면 등도 고급화되면서 소비자에게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닌 하나의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 효율성과 접근성을 모두 갖춘 식품 자판기는 새로운 형태의 소형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국적인 맛과 경험도 선사

이와 함께 다양한 국가의 전통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자판기가 등장하며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 대사관은 ‘TRY SWEDISH!’ 프로그램의 하나로 도쿄 모처에 스웨덴 공식 자판기를 설치해 주목받고 있다.
이 자판기에서는 지속 가능한 식품과 음료를 중심으로 스웨덴 왕실이 애용하는 ‘The Tea Centre of Stockholm’의 홍차, 스웨덴 전통 발효식품인 ‘슈르스트뢰밍’, 인기 타코스 브랜드 ‘Santa Maria’의 제품 등을 판매한다.
또 한국 냉동식품과 떡볶이, 김밥 등을 판매하는 ‘한식 자판기’도 일부 지역에 설치되어 한국의 맛을 간편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자판기들은 단순한 식음료 제공을 넘어 각국의 식문화를 소개하고 확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