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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TT 2025] 고부가 단백질 ‘락토페린’ 정밀발효 생산 주목

곡산 2025. 6. 19. 07:10
[GFTT 2025] 고부가 단백질 ‘락토페린’ 정밀발효 생산 주목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6.18 07:52

미생물에 DNA 정보 코딩 단백질 양산…검증된 기술
작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660억 불 잠재 시장에 도전
식품·음료 원료로 공급…건강·뷰티·화장품 등 확장
터틀트리(TurtleTree)의 펑루 린(Fengru Lin) CEO가 '정밀 발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10일 개최된 ‘제9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 & 테크 컨퍼런스(GFTT 2025)’에선 싱가포르 기반 스타트업 터틀트리(TurtleTree)의 펑루 린(Fengru Lin) CEO가 '정밀 발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린(Lin) 대표는 “오늘날의 식품 시스템은 건강이 아닌 규모를 위해 설계됐다”고 지적하며,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기능성 단백질 ‘락토페린(Lactoferrin)’을 정밀 발효로 생산함으로써 기존 푸드테크가 가진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린 대표는 발표를 시작하며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과잉 섭취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영양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장 관련 문제를 겪고 있고, 세 명 중 한 명의 여성이 철분 부족 문제를 겪는 현실을 언급하며, 현재 식품 시스템이 놓치고 있는 생리활성 물질과 핵심 영양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에 나온 대안들이 명확한 한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물성 식품은 영양학적 프로필에서 차이가 있고, 세포 배양육 기술은 영양 성분을 복제할 수는 있지만 높은 생산 비용과 설비 투자(CAPEX) 문제로 상용화까지 길이 멀다는 것이다.

터틀트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정밀 발효(Precision Fermentation)’ 기술에 집중했다. 정밀 발효는 미생물(효모)에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DNA 정보를 코딩한 뒤 발효 과정을 통해 원하는 단백질만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다. 린 대표는 “이 기술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슐린 생산에도 사용될 만큼 이미 검증되고 안정된 기술”이라며 “기존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훨씬 빠르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틀트리의 첫 번째 목표는 ‘핑크 골드’라고도 불리는 고부가가치 단백질 ‘락토페린(LF+)’이다. 락토페린은 면역 지원, 장 건강 개선 등 다양한 기능성을 지녔지만, 우유 1리터에서 단 100mg만 추출될 정도로 희소성이 높아 킬로그램당 800~1000달러에 거래되는 고가의 원료다. 린 대표는 이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근육 보충제에 쓰이는 유청 단백질은 킬로그램당 1~3달러에 불과해 막대한 규모의 생산 설비가 필요하다”며 “1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유청 단백질은 210개의 발효기가 필요하지만, 락토페린은 단 3개면 충분하다”고 비교했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스타트업이 빠르게 수익을 내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린 대표에 따르면 현재 락토페린 시장은 공급의 한계로 인해 약 7억 달러 규모에 머물러 있지만, 잠재적 시장 규모(TAM)는 660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현재는 주로 분유 등 영유아식에 사용되지만, 정밀 발효를 통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틀트리는 락토페인의 항균 특성을 활용해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제품, 나아가 올리브나무 질병이나 감자 마름병을 막는 농업용 솔루션으로도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여성 건강, 시니어 영양, 뷰티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터틀트리는 B2B(기업 간 거래)로 식품 및 음료 회사에 락토페린을 원료로 공급하는 동시에, D2C(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 ‘인텐셔널(Intentional)’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서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다. 린 대표는 “아직 락토페린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며 그 효능을 알리고 시장 수요를 함께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전략적 배경을 설명했다.

펑루 린 대표는 “기능적이고, 재정적으로 건전하며, 기존 인프라에 바로 적용 가능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것이 성공적인 푸드테크의 조건”이라며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새로운 식품 환경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는 미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한국 시장에도 이 제품을 선보이고 싶다며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