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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5 맥킨지 중국 소비보고서, 뉴노멀 속 3대 주요 트렌드

곡산 2025. 6. 18. 07:08

[중국] 2025 맥킨지 중국 소비보고서, 뉴노멀 속 3대 주요 트렌드

[지구촌 리포트]

최근 몇 년 간 중국 소비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이야기는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폭넓게 퍼져 있다. 이러한 정서는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불확실성과 불안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과 일치하는지에 대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최근 「중국 소비의 뉴노멀(新常态下的中国消费)」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소비자의 인식, 행동 변화, 경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소비 시장의 3가지 주요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한다.

 

1. 뉴노멀 속 중국 소비 : 속도는 느려졌지만 흐름은 지속

 맥킨지는 중국 소비 시장이 뉴노멀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과거 두 자릿수로 빠르게 성장했던 시기와 달리, 향후 한 자릿수 성장률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가 멈춘 것은 아니며, 속도가 줄었을 뿐 흐름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2025년 중국의 소비 총액이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 폭이 높지는 않지만 여전히 성장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 도시화가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 65.2%였던 도시화율은 2024년 67%까지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도시 가구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소비 여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맥킨지는 소비자들의 심리 또한 단순히 위축되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응답자의 74%가 향후 경제 상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신뢰도도 63%로 나타나 여전히 절반 이상이 현 재정 상태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고용 불안감과 부동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의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중앙은행이 발표한 도시 거주자 조사 결과(48%)와도 유사한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급하게’ 혹은 ‘무리하게’ 돈을 쓰지 않는다. 다만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결국 중국 소비 시장은 빠르게 확장되는 성장기에서 벗어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2. 사람마다 체감은 다르다 : 소비자 신뢰, 그룹별 온도차 뚜렷

 

 소비자 신뢰 지표를 보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정’에 가깝다. 하지만 실제로는 연령, 소득 수준, 거주 지역에 따라 체감 온도는 크게 달랐다.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그룹은 농촌에 거주하는 Z세대였다. 18~25세의 이들은 경제에 대한 낙관 비율이 88%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1%p 가량 상승한 수치다. 최근 몇 년간 농촌 지역의 기반 인프라가 정비되고, 각종 정부 지원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1선 도시의 고소득 중장년층과 은퇴 직전의 고소득층은 낙관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여 각각 14%p, 18%p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은퇴 이후 자산 운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1~2선 도시의 저소득 밀레니얼 세대(26~41세)는 가장 비관적인 그룹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취업 환경의 변화, 생활비 상승, 자산 축적 기회의 감소 등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3~4선 도시의 일부 중산층 및 Z세대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이들이 앞으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맥킨지는 더 이상 ‘중국 소비자’라는 단일 개념은 통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누가, 어디에 살며,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에 따라 소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을 이해하려면 훨씬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세대와 도시별로 달라진 소비 심리의 세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3. 소비 기준의 변화 : ‘많이’ 보다 ‘의미 있게’ 

 

 맥킨지가 분석한 중국 소비자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무엇에 돈을 쓸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충동이나 유행에 따라 지갑이 열렸다면, 지금은 실용성과 가치가 핵심 기준이 됐다.

 

 소비 의향이 가장 높게 나타난 분야는 교육으로, 자녀 교육뿐 아니라 자기 계발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건강 관련 지출 역시 강세를 보였다. 영양 보조제, 건강식품, 의료 서비스 등은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인식 덕분에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여행, 경험 등 감정적 만족을 주는 분야에 대한 소비도 여전했다. 반면 단순 소비재나 전통적인 생활가전, 술·담배 등은 관심이 크게 줄었다. 단순히 ‘갖기 위해’ 하는 소비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더 적게 소비하더라도 더 만족스럽고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많이 가진 삶’보다 ‘잘 산다는 느낌’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 시사점 

 맥킨지 보고서가 전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중국의 소비 시장은 확실히 이전과 달라졌고, 지금은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해진 시기다. 모두가 소비를 줄인 것도, 모두가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소비자가 어떤 이유로 지갑을 여는지를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이다.

 

 과거처럼 대충 던져도 팔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누구를 향해, 어떤 메시지로 다가갈지를 고민해야 성과가 난다. 숫자 뒤에 숨은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를 읽는 힘, 그것이 앞으로 시장을 이해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 출처

FoodTalks - https://www.foodtalks.cn/news/57109

 


문의 : 베이징지사 한서현(seohyun917@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