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잠 추출물’ 선천 면역 세포 증식 도와 암 치료에 효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6.13 10:01
실험결과 암세포 제거 능력 높이고 바이러스 등 병원체 억제 촉진
홍잠 원료 표준화, 대량생산 체계 등 기반 연구 확대 계획
하얀 고치를 짓는 누에 품종인 백옥잠으로 만든 ‘홍잠’이 선천 면역 세포 증식을 촉진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잠(弘蠶)’은 ‘넓고 다양한 건강기능 효과로 인간을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의미로, 영양성분은 단백질 70%, 지방 15%, 무기물 3%, 다량의 비타민과 뽕입 유래 기능성 물질들로 구성돼 위장관 보호 효과, 간기능 개선, 기억력 개선, 건강수명 증대 효과 등이 보고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한림대학교(고영호 교수 연구팀)와 함께 홍잠이 선천 면역 세포 증식을 촉진해 암세포를 억제하고 바이러스 등 병원체 제거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밝혔다.
지속 가능한 기능성 양잠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하얀 고치를 짓는 ‘백옥잠’ 누에 품종으로 만든 홍잠에 대해 새로운 기능성을 밝혀내고 건강 기능성원료 개발을 위한 기반 연구가 요구돼왔다.
이에 농진청은 백옥잠 홍잠과 홍잠 초임계 추출물의 면역력 증진 효과를 면역 관련 세포주를 이용한 세포 실험과 면역 저하 실험 쥐에 투여해 구명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홍잠과 초임계 추출기로 추출한 홍잠 추출물 모두 대식세포와 자연살해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암세포를 인식해 제거하는 면역 작용을 증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홍잠 추출물의 자연살해세포(NK-92) 증식 및 면역기능 증진 효과를 분석했다. 극 결과 홍잠 초임계 추출물이 농도 의존적으로 자연살해세포를 증식시키며, 특히 무처리 대조군 대비 7%의 세포 증식 효과와 36% 암세포 탐지 능력 증진 효과를 세포 실험으로 확인했다.
또 홍잠 추출물의 자연살해세포(NK-92) 암세포 파괴 증진 효과도 분석했는데, 세포 실험에서 홍잠 초임계 추출물은 무처리 대조군과 비교해 뇌종양(교모세포종) 암세포 제거 능력이 농도 의존적으로 증가하며 최대 3배 이상 향상되어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저하 유도 쥐에서 백옥잠 홍잠의 면역력 증진 및 항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백옥잠 홍잠을 쥐에 45일간 투여한 다음 체액성 면역 증진 효과를 평가했다. 실험 결과 백옥잠 홍잠은 면역 저하 유도 쥐에서 일반사료 대비 혈중 면역단백질(IgG)이 1.5배 증가했고 비장 면역세포의 암세포 제거 효과가 1.3배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홍잠이 면역에 관여하는 비장의 B 림프구 기능을 촉진해 혈액 내 면역단백질을 증가시키고, T 림프구와 자연살해세포를 증식시켜 암세포 제거하는 능력을 향상함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아울러 홍잠 추출물의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의 생존력 증가, 염증반응을 악화시키는 산화질소(NO)의 농도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효과를 세포 시험으로 확인했고, 홍잠 추출물은 무처리 대조군 대비 대식세포의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하는 식세포 작용을 최대 20배,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음세포 작용을 5배 이상 증진 효과를 보였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특허출원(자연살해세포의 증식 및 항암증진 효과를 가지는 홍잠 추출물을 포함한 조성물)했으며, 앞으로 임상 시험과 함께 홍잠 원료 표준화, 자동화 대량생산 체계 등 기반 연구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변영웅 농진청 산업곤충과장은 “그동안 홍잠의 간 질환 예방, 인지기능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을 밝혀 왔다. 앞으로도 홍잠의 다양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산업화 연구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