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주스, 탄산음료·저당 제품 맞서 ‘건강한 변신’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4.29 07:54
롯데칠성 ‘델몬트’ 로어슈거 망고·알로에 등 출시
hy ‘하루야채’ 상위 3개 대비 당 함량 25% 낮춰
웅진식품 혼합음료 ‘자연은 더 말린’ 무설탕 음료
최근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식품업계를 강타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과일주스(식품공전상 ‘과채주스’와 ‘과채음료’)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과거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던 과채주스는 높은 당 함량에 대한 우려와 함께 탄산음료, 저칼로리 음료 등 다양한 대체재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과채(주스)음료시장 규모는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aT에 따르면 실제 과채(주스)음료 시장 규모는 2021년 6432억 원에서 지난해 5681억 원으로 줄었다. 또 주스 브랜드 '델몬트'를 운영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주스 매출은 1722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보다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스 외 음료 부문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로 탄산의 인기로 LG생활건강의 작년 음료 부문 매출은 전년 보다 1.0% 소폭 늘었고, 롯데칠성음료도 스포츠·이온음료의 매출이 작년보다 10%가량 성장했다.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제로 슈거’ 또는 ‘저당’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당 함량이 높은 과채주스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주스 시장의 제로 시도는 손에 꼽힌다. 오렌지와 같이 자체 당분이 높은 과일은 '제로' 당분 구현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무가당 제품 역시 과일의 천연당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의 ‘제로 슈거’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과채주스 업계가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변화된 니즈에 발맞춰 대체당 등을 사용, 당 함량을 조절해 혼합음료로 주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이은 신제품을 출시 하거나 과일이나 야채 원물의 균형 잡힌 식이섬유 섭취를 강조한 식사 대용 제품들을 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최근 hy는 대표 냉장 과채주스 브랜드인 ‘하루야채’ 출시 20주년을 맞아 최근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2005년 '야채 일일권장량 350g' 개념을 제시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하루야채는 이번 신제품에서 과채주스 판매 상위 3개 제품 대비 당 함량을 25% 낮춘 것이 특징이다. 당 함량이 높은 야채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 대체당을 사용했으며, 대표 제품인 ‘하루야채 오리지널’은 100㎖ 기준 당류 함량이 5g에 불과하다.
웅진식품의 ‘자연은 더 말린’은 말린 과일을 추출해 건조한 제로 칼로리 제품으로, 웅진의 주스 브랜드 ‘자연은’의 혼합음료 제품이다. 2023년 첫 출시 이후 2년 만에 3500만 병 이상 판매되며 과일 음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자몽맛·복숭아맛·애플망고맛 3종으로 소비자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은 더 말린은 잘 말린 과일을 저온으로 추출하여 과일 본연의 맛과 상큼한 달콤함을 그대로 살렸으며 무설탕 제로 칼로리 음료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는 2023년에는 면역기능에 필요한 아연을 강화한 델몬트 오렌지와 포도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대표 냉장주스 브랜드인 ‘콜드’를 앞세워 주스의 높은 당 함량에 대한 염려를 고려해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당 함량을 낮춘 로어슈거 망고·알로에, 매실과 스테비아 토마토도 리뉴얼해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분명 과채주스 업계에 큰 도전 과제다. 소비자들이 당 함량에 민감해지면서 기존 제품들의 매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위기이자 기회로 삼고 있다. 단순히 설탕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능성 원료를 추가하거나 새로운 맛과 제형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에 과일과 채소가 가진 본연의 건강함을 바탕으로 이에 현대 식문화에서 결핍되기 쉬운 식이섬유를 혼합하거나 저칼로리, 키즈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