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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고비’ 열풍에 ‘단백질 간식’ 뜬다

곡산 2025. 4. 29. 07:50
미국, ‘위고비’ 열풍에 ‘단백질 간식’ 뜬다
  • 트렌드
  • 미국
  • 달라스무역관 이재인
  • 2025-04-24
  • 출처 : KOTRA

 

미국, GLP-1 계열 다이어트 주사 열풍… ‘고단백’ 간식 수요 급증세

우리 식품 기업들, 단백질 선호 현지 수요 반영한 틈새시장 개척 필요

미국 간식 시장은 지금 ‘저탄수·고단백’을 중심으로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미국에서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하 ‘GLP-1') 계열 다이어트 주사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인들의 식생활 전반에도 뚜렷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많은 GLP-1 약물 복용자들은 단기적인 체중 감량을 넘어, 감량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식단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미국인들의 간식 소비 패턴에도 큰 변화를 이끌어 내, 달고, 짠 ‘고탄수’ 간식에 대한 기존 수요는 이제 더 건강하고 지속적인 포만감 유지에 도움을 주는 ‘고단백’ 간식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고단백 요거트·육류 스낵·단백질 바… 美 간식 시장 판도를 바꾸다

 

2024년 기준 미국 내 성인 8명 중 1명이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GLP-1 약물은 미국에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게 먹더라도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한 식습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간식 소비 패턴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en)이 발표한 2024년 미국 식품 소비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연도에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한 상위 4대 식품군은 그릭 요거트, 코티지 치즈, 영양보충 쉐이크, 육포 순으로 모두 단백질 고함량 식품이거나 단백질을 주요 성분으로 내세운 건강 지향 식품으로 나타났다. 반면 크래커, 초콜릿, 팝콘 등 비교적 건강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전통적인 인기 간식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점차 밀려나며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 건강을 중심으로 한 고단백 간식 소비 트렌드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미국 식품 유형별 성장률 비교>

(단위: %)

[자료: WSJ(2025.3.)]

 

2025년 영양소별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단백질은 39.3%의 응답률로 탄수화물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단백질은 이제 단순한 ‘영양 성분’을 넘어 식품 선택에 있어 핵심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누머레이터(Numerator)는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단백질 간식이 가까운 시일 내 미국 전체 간식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는 핵심 카테고리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4~2025년 영양소별 소비자 선호도 조사>

[자료: Numerator(2025.3.)]

 

단백질 라면, 단백질 칩… 단백질 간식은 무한 변신 중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발맞춰, 미국의 식품 기업들 또한 기존 제품에 단백질 성분을 더해, 본연의 맛에 충실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단백질 보충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단백질 간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등장한 단백질 간식들은 맛, 식감 면에서 기존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정교하게 제조되었지만, 단백질 함량은 기존 제품 대비 두세 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21년 출시된 이미(Immi)는 ‘고단백 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미국 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 중인 대표적인 단백질 간식 브랜드다. 창업자 케빈리(Kevin Lee)는 많은 사람이 즐겨 찾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했던 라면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가 기억하는 맛은 그대로, 그러나 더 건강하게”라는 발상에서 출발해 단백질 함량 20g 이상, 탄수화물은 일반 라면의 절반 이하로 설계된 고단백·저탄수 라면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전통적인 고탄수화물 간식을 단백질 중심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미국 간식 시장 전반에서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단백질 바(Bar) 브랜드로 잘 알려진 퀘스트(Quest)가 선보인 단백질 칩(Chip) 제품이다. 퀘스트 칩은 도리토스(Doritos)를 연상시키는 짭짤한 맛과 바삭한 식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1봉지 당 약 16~20g의 단백질을 함유하며, 이에 반해 탄수화물 함량은 대폭 낮춘 대체 간식으로, 소비자들의 단백질 간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브랜드로는 고단백 저당 시리얼 브랜드 매직스푼(Magic Spoon)이다. 기존 시리얼 제품은 높은 당 함량과 낮은 단백질 함량으로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매직스푼은 기존 시리얼의 맛과 식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단백질 13~14g, 당류는 1g 이하라는 성분 밸런스를 구현해 낸 덕에 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한 아침 간식 혹은 대체 식사로 미국 단백질 간식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단백질 간식, 수치로 입증된 성장… 대형 식품기업도 ‘M&A 가속’

 

단백질 간식 브랜드들의 빠른 성장세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미국의 육가공 단백질 간식 브랜드 촘스(Chomps)는 올해 초 미국 천연상품 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 West)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미국 내 주요 단백질 간식 브랜드들의 최근 5년 간(2019~2024년) 소비자 구매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촘스는 무려 13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단백질 칩 브랜드 와일드 칩스(Wilde Chips)는 109%, 고단백 피넛버터컵 브랜드 스키니딥(Skinny Dipped)은 94%, 앞서 소개한 단백질칩 브랜드 퀘스트(Quest)는 8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단백질 간식 브랜드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구매율 상승을 나타내며,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미국 식품 시장의 주류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미국의 식품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단백질 간식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초 글로벌 식음료 기업인 펩시코(PepsiCo)는 저탄수 토르티야칩으로 유명한 시에테 푸즈(Siete Foods)를 12억 달러에 인수하며 건강 간식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강화했다. 이어 작년 말에는 대표적인 고단백 간식 허머스(hummus) 브랜드 사브라(Sabra)와 오벨라(Obela)에 대한 전면 인수 계획도 잇따라 발표하며, 저탄수·고단백 간식 시장 선점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내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단백질 간식 제품은 기존 탄수화물·설탕 기반 간식에 의존하던 식품 기업들에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관련 브랜드에 대한 기업 간 인수합병 움직임 또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 및 시사점

 

촘스(Chomps)와 누머레이터(Numerato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약 1,26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간식 시장에서 단백질 간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 24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간식 소비의 36%에서 ‘단백질’ 성분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즉, 단백질 기반 간식에 대한 높은 수요에 비해 시장 공급은 여전히 그에 못 미치는 상황이며, 이는 단백질 간식이 미국 간식시장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실제 성장률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단백질 간식을 제외한 일반 간식류의 연평균 성장률은 3%에 머물렀지만, 같은 기간 단백질 간식은 연평균 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3배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지역 현지 유기농 식품기업 구매 담당자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 중 "최근 몇 년 간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간식 제품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단백·저탄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 제품들이 앞으로 간식류를 넘어 냉동식품, 베이커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K-푸드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K-콘텐츠와 함께 한국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진 흐름 속에서, 한국 식품 기업들은 ‘단백질 떡’, ‘떡볶이맛 단백질 칩’, ‘두부 베이스 칩’ 등 전통성과 기능성을 결합한 K-단백질 간식 전략으로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식품 전시회 및 콘퍼런스 참여를 통해 현지 트렌드 파악 및 관련 기업과의 네트워킹 구축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OTRA 달라스 무역관은 우리 식품 기업들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유통망 벤더들과 협업하여 수출상담회와 입점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채롭고 새로운 제품 공급을 필요로 하는 현지 유통망 바이어들에게 매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KOTRA 달라스 무역관에서 주관하는 유통망 사업 신청 접수 및 세부 사항은 무역관에 직접 문의 가능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많은 기업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자료: WSJ, Chomps, Numerator, Nielson, Immi, Quest, Magic Spoon, Pepsico,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