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당 줄이니 수익 증가”…저당 식품 캐시카우

곡산 2025. 4. 18. 00:10
“당 줄이니 수익 증가”…저당 식품 캐시카우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4.17 07:53

MZ세대 선호·알룰로스 등 사용 원가 절감…관련 시장 4000억 예상
롯데웰푸드 ‘제로’ 브랜드 작년 매출 500억 히트
동서, 제로슈거 커피믹스 ‘맥심 모카골드’ 선봬
오뚜기, 저감 통합 브랜드 ‘라이트앤조이’ 론칭

‘저당’이 식품업계의 新 수익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맞춰 일회성으로 구색을 갖추던 것에서 이제는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하나의 캐시카우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정 수요층의 발생이다.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MZ세대의 소비 중심에 저당이 자리 잡은 것.

물론 이러한 과정이 오기까지에는 업계의 노력이 크게 한 몫했다. ‘설탕을 뺀 식품은 맛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수많은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쳐 ‘건강하면서도 맛까지 보장된’ 결과물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기 때문이다.

‘저당’ 제품에 고정 수요층이 생기면서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식품업계의 캐시카우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각 사)

대표적인 곳인 롯데웰푸드가 론칭한 무설탕·무당류 브랜드 ‘제로(ZERO)’다.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1년여의 연구 기간을 거쳤으며, 특히 대체감미료를 사용했지만 기존 설탕 제품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수천 번의 테스트를 거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제로’는 작년에만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동서는 창사 최초로 제로슈거 커피믹스 ‘맥심 모카골드 제로슈거’를 선보였다. 저당 커피믹스 시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켓링크에 따르면 스테비아 커피믹스 매출은 2022년 27억 원에서 2023년 91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작년에는 100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동서는 그동안 대체 감미료가 설탕의 맛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기존 제품 배합을 고수해왔으나 무수한 연구개발을 거쳐 저당 커피믹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뚜기 역시 저당, 저칼로리 등 ‘로우 스펙 푸드(Low Spec Food)’ 시장 성장을 고려해 다양한 저감 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LIGHT&JOY(라이트앤조이)’를 론칭했고, 빙그레도 당 함량을 대폭 낮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딥앤로우(Deep&Low)’를 새롭게 선보이며 건강 지향 소비자층을 겨냥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저당 열풍이 자리 잡은 또 다른 배경에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설탕’의 대체다. 원재료값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등이 큰 업계 입장에선 스테비아, 알룰로스, 수클라로스 등 대체당으로 설탕 사용 비중을 낮추는 게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실제 식물에서 추출하는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약 200배, 합성 제조하는 감미료 수클라로스는 설탕보다 약 6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kg당 가격은 설탕보다 비싸지만 식품 제조 시 사용되는 양은 설탕에 비해 훨씬 적고 시세가 안정적이어서 원재료 부담이 덜하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 규모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저당 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서 2023년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올해 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식품업계 성장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저당 열풍은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지속 확산되며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도 시장이 성장하면 할수록 장기적으로 제품 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을 도모할 수 있어 저당 제품을 하나의 전략 키워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저당을)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현재는 확실한 타깃층을 노려 브랜드를 론칭하고 제품을 늘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저당은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식품업계의 경우 향후 시장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