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근육노화 개선에 ‘밤꽃’ 효능 입증

곡산 2025. 4. 12. 21:39
근육노화 개선에 ‘밤꽃’ 효능 입증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4.11 15:22

한식연 동물실험 결과, 근육량 18%, 신체활동성 60% 증가 확인
천연물질 '노르하만', 근육 건강 유지 효과도 규명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 근력 및 근기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굴됐다.

우리나라는 2024년 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수의 20%를 넘어섬에 따라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근육량과 근기능의 감소로 인한 신체활동 능력 저하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근감소증은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낙상 및 사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승인된 약물은 없다.

이런 상황에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은 ‘낙화된 밤꽃’이 근육노화를 늦추는 새로운 항노화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 질량과 기능이 점차 감소하는 근감소증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근육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소재의 발굴로 근육건강 기능성소재로서 상용화와 경제적 노동력 유지 및 의료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화와 관련된 근감소증은 이동성 감소, 낙상위험 증가 등 신체적 쇠퇴로 우울증, 불안, 사회적 고립을 유발하기 때문에 노인의 삶의 질과 사망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건강수명 측면에서 근육건강은 노쇠를 예방하는데 필수다.

밤꽃 추출물에 함유한 엘라그산과 폴리아민류가 오토파지 활성을 증가시켜 세포노화 감소, 미토콘드리아 활성 증가 및 근육단백질 감소로 근육노화를 개선하고 건강수명을 증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제공=한식연)

정창화 박사 연구팀은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꽃을 채집해 추출한 물질을 노화된 쥐에 3개월간 급여한 결과 노화쥐의 근육량이 18% 증가했고, 근육기능 측면에서 신체활동성 60% 증가와 악력강도 25%를 증가시킨 것을 확인했다.

밤꽃이 오토파지 활성 회복을 통해 근육건강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오토파지는 노화과정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적절하게 제거함으로써 미토콘드리아 활성 및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오토파지를 조절하고자 하는 시도가 최근까지 이뤄지고 있으나 천연 오토파지 활성제가 근육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밤꽃이 오토파지 활성을 통해 근육노화를 개선함을 밝혔다.

밤꽃은 다량의 엘라그산(ellagic acid)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성분은 장내미생물에 의해 우롤리틴 A(urolitin A)라는 항노화 물질로 전환된다. 우롤리틴 A는 오토파지를 자극하고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개선하는 물질로 알려졌는데, 3개월간 밤꽃을 섭취한 마우스의 혈액과 조직에서 우롤리틴 A함량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정창화 박사는 “밤꽃이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근육감소증을 완화하는 유망한 소재로 제안하나 아직 식용경험이 낮아 섭취 근거마련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항노화 효능 입증이 필요하므로 추후 사업화 과제를 통해 새로운 신규 소재로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화분야 최고 국제학술지 중 하나인 ‘J. Cachexia, Sarcophenia and Muscle’에 게재됐다.

이와 함께 한식연 연구팀은 천연물질 노르하만(norharmane)이 SKN-1/NRF2 스트레스 반응 경로를 활성화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함으로써 근육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음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선충(C. elegans)과 쥐 등의 동물모델 및 인간, 쥐로부터 얻은 근육 세포 등의 다양한 실험모델을 활용해 노르하만의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노르하만은 노화된 선충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수명을 35%가량 연장했으며, 노화된 쥐에서도 근육량을 증가시키고 근력을 증가시켰다.

또 인간 근육 세포의 노화 현상을 늦추는 등의 다양한 근육노화 지연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노르하만이 SKN-1/NRF2라는 스트레스 반응 분자의 활성을 자극해 세포 해독 능력을 높이고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개선함으로써 근육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항산화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Redox Biology에 게재됐다.

함정훈 노화연구단 박사는 “노르하만이 노화 관련 질환 예방 및 건강 수명 연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노르하만은 베타-카르볼린 성분으로, 칡이나 커피 등의 식품에 함유돼 있는 성분으로, 안전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통한 근육노화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