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 12억 불…매출 농심-이익은 삼양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2.24 07:55
글로벌 공략…원가부담 증가로 이익 감소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 연매출 1조 돌파
영업이익 급증 창사 이래 첫 3000억대
전 세계 ‘K-라면’ 신드롬을 일으키며 작년 사상 첫 수출액 10억 달러(12억4850만 달러)를 돌파한 라면의 호실적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국내 라면업계 투톱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작년 실적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여 주목을 끈다. 작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양식품이 농심을 앞선 것인데, 삼양식품 영업이익이 농심을 앞선 것은 1998년 전자공시 시행 후 처음이다.
작년 라면은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에 노출되며 전 세계인들의 라면먹기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 세계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에서는 텍사스의 대형 유통매장 신규 입점까지 성공하면서 수출이 70% 이상 증가했다.

이중에서도 전 세계 ‘불닭’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양식품은 ‘7억불 수출탑’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 개국에서 연간 약 10억개가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아시아를 넘어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불닭브랜드 매출은 연간 1조 원을 넘어서기도.
이 같은 결과는 성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조7300억 원, 영업이익 3442억 원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133%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창사 이래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불닭’ 파워라는 평가다. 수익성 높은 해외 비중이 증가하면서 성과를 낸 것인데,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을 기반으로 해외 수요에 대응하면서 불닭브랜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현지 입지 강화에 주력한 효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불닭 브랜드 인기가 확산하며 해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밀양 2공장까지 본격 가동되면 해외 매출 확대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출 3조4387억 원으로 0.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3.1% 감소한 1631억 원에 그쳤다.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 확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농심은 올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는 내용의 차별화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마련한다. 이의 일환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 거점으로 작년 9월 멕시코에 남미 영업사무소를 운영, 본격적인 멕시코 시장 진출을 위한 유통망 물색 및 마케팅 전략 수립에 나섰고, 오는 3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네덜란드에 현지 법인을 설립,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특히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데, 테스코(Tesco, 영국), 레베(Rewe, 독일), 알버트 하인(Albert Heijn, 네덜란드), 까르푸(Carrefour, 프랑스 및 유럽 전역) 등 유럽 핵심 유통채널에 대한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 판매규모를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농심은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부산에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설립한다. 녹산 수출전용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26년 하반기부터 연간 27억개의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양식품은 올해도 현지 맞춤형 전략 강화와 수출품목 및 판매채널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불닭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아시아 지역에선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현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
아울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주, 유럽, 중동 등의 시장에서는 판매처 확대에 집중한다. 특히 미국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채널에 입점한 데 이어 서부지역을 시작으로 동부로 확대 중인 주류 마켓 입점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해외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