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베트남,동남아시아등등

[아시아 건기식 시장] 말레이시아, 한국산 신뢰도 높아 진출 유리

곡산 2025. 2. 22. 10:14
[아시아 건기식 시장] 말레이시아, 한국산 신뢰도 높아 진출 유리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2.21 12:02

1조7600억 원 규모…고령화로 연간 두 자릿수 성장 예상
노인 3명 중 1명 섭취…비타민·칼슘·피쉬 오일 등 구매
미용 관련 보충제 큰 비중…관절·기억력 향상 제품 등 출시
 

말레이시아의 고령화가 시작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이 시장은 고령화 인구가 늘면서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및 제약 연구개발 기술력은 말레이시아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쿠알라룸푸르무역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건기식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년층의 수요 확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11억3872만 달러에서 2023년 12억2579만 달러로 7.6% 증가했으며, 향후 연평균 10~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심장 건강, 관절 건강, 골격 건강 관련 건기식이 미용 관련 보충제 다음으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노년층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에는 ‘건강한 노화’ 트렌드에 따라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 보충제가 주목받고 있으며, 세포 에너지 증진과 심장 건강, 기억력 향상 등의 효과를 내세운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또한 관절 건강을 위한 제품 및 항염 기능이 강조된 보충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개발도상국 중 20년 이내에 고령화 국가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 노령층이 늘어나면서 건기식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말레이시아의 급속한 고령화

말레이시아 국가인구가족개발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개발도상국 중 20년 이내에 고령화 국가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또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은 현지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4년 8.1%에서 2040년 15.2%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미 2023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0.1%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대수명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대수명은 76.8세로 지난해 대비 0.2%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남성 75.3세, 여성 80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고령층의 의료 부담, 돌봄 서비스 확대, 영양 불균형 등의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만성질환, 관절염, 인지 저하, 요실금 등 다양한 건강 문제가 고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국가적으로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심각하게 대두되는 영양 불균형과 영양실조

식습관 변화, 치아 건강 악화, 음식 섭취량 감소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영양실조 또한 말레이시아 고령층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다약제 사용 증가로 인한 약물 부작용, 신장 기능 변화, 기억력 저하 등이 노인층의 치료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소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노인의 7.3%가 영양실조 상태며, 23.5%가 영양실조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5월 발표된 ‘말레이시아 노인의 식이 영양 섭취 연구’에서는 현지 노인의 80% 이상이 마그네슘, 망간, 칼륨, 아연, 비타민 B6, 비타민 E, 칼슘, 비타민 B12, 비타민 K 등의 영양소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시 지역 노인은 칼슘과 비타민 K 결핍, 농촌 지역 노인은 비타민 B12 결핍이 두드러지며, 중·고소득층 노인은 칼륨과 비타민 B12 결핍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인 노인은 구리, 철, 인, 칼륨, 셀레늄, 나트륨, 아연, 비타민 A, B6, B12, C, E, K 등의 결핍률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노년층 수요 확대가 시장 성장의 주요인

현지 건기식 시장의 큰 성장엔 건기식에 대한 고령층의 관심 확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산하 국가식품영양조정위원회는 2023년 ‘말레이시아 고령층을 위한 식이 지침’을 발표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 전문가의 조언과 모니터링을 통해 건기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또 보고서에서는 현지 고령층 3명 중 1명은 건기식을 섭취하고 있으며, 여성(57.3%)이 남성(42.7%)보다 비타민 및 미네랄 보충제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는 멀티비타민과 비타민 B-컴플렉스, 칼슘, 비타민 C, 피쉬오일 등이며, 허브 건강기능식품으로는 통캇알리, 멍쿠두, 미사이 쿠칭, 자문, 하바투사우다, 가맛 등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

건기식에 대한 고령층의 인식 증가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정부나 NGO 주도의 건강 교육 캠페인으로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의사와 영양사가 고령층 환자들에게 건기식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그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노인센터 및 지역건강 프로그램에서 건기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건기식 관계자도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노년층의 건기식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히며, 고령층이 병원에서 영양 상담을 받은 후 약국에서 건기식을 추천받거나 자녀의 권유로 건기식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