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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초콜릿’ 독일서 원산지 논란 시끌

곡산 2025. 1. 25. 20:16
‘두바이 초콜릿’ 독일서 원산지 논란 시끌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1.24 11:27

두바이서 생산되지 않은 점, 법적 분쟁 일으켜
쾰른 지방법원 튀르키예 제품에 판매금지 명령
제조사 “원산지 아닌 특정 초콜릿 종류” 반박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맛과 피스타치오 크림의 풍미,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이 독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원산지 논란으로 인한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상황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트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2024년 가을 두바이 초콜릿은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저트로 떠올랐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두바이 초콜릿 관련 콘텐츠로 가득 찼으며, 이 열풍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독일에서는 원산지 논란으로 인한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youtube araicooks)

두바이 초콜릿의 창시자는 두바이에 위치한 픽스 디저트(Fix Dessert Chocolatier)의 대표 하무다(Sarah Hamouda)로, 2021년 자신의 임신 중 디저트에 대한 갈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개발했다. 이후 2023년 12월 식품 인플루언서 베헤라가 틱톡에 이 초콜릿에 관한 영상을 올리며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두바이 초콜릿에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참깨 페이스트(타히니), 전통 디저트 바클라바에 사용되는 얇은 반죽인 카다이프가 사용된다. 이 재료들은 초콜릿에 독특한 바삭함과 고유한 식감으로 입소문을 탔고, 독일에서는 식품 블로거 아이바이머(Kiki Aiweimer)가 두바이 여행 중 이 초콜릿을 처음 접한 뒤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당 초콜릿은 큰 인기를 끌며 매일 주문 문의가 쇄도했으며, 2024년 11월 초에는 스위스에서 독일로 넘어오는 국경에서 세관 당국이 45kg의 두바이 초콜릿이 담긴 화물 차량을 적발하는 등 밀수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 린트(Lindt)도 2024년 독일에서 한정판 두바이 초콜릿을 출시했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단 1000개만 판매됐으며, 높은 희소성과 제한된 공급량으로 인해 매장 앞 긴 줄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150유로의 높은 가격의 재판매를 유발했다.

이러한 모습에 현지 전문가들은 변화된 소비 패턴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현지인들은 가장 좋아하는 간식조차 소비를 줄이는 추세다. 2024년 초콜릿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했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의 상징인 초콜릿 산타클로스조차 매장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절약 경향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에는 더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이 이러한 가치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독일 소비자들은 혁신적이지 않거나 특별함이 없는 일반 초콜릿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가격만 상승하고 변화가 없는 제품은 더 이상 선택하지 않는다. 단순히 브랜드 이름만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제품은 매력을 잃고 있다.

이처럼 두바이 초콜릿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최근 원산지 표기 논란에 휩싸였다. 두바이 초콜릿으로 알려진 제품들이 실제로 두바이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24년 12월, 독일 쾰른 지방법원은 튀르키예에서 생산된 초콜릿을 '두바이 초콜릿'으로 판매한 알디(Aldi)에 대해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이유로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해당 명칭이 소비자들에게 원산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들(Lidl)과 린트(Lindt) 등 다른 업체들도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두 회사와 관련된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린트는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이름이 원산지 표기가 아니라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같은 충전물로 만든 특정 초콜릿 종류를 가리킨다고 반박했다.

독일 법률에 따르면, 제품명이 특정 지리적 원산지를 언급할 경우 해당 제품은 실제로 그 지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그러나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명칭이 실제 원산지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특정 레시피를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아직 분분하다.

한편, 무역관은 이번 판결이 두바이 초콜릿뿐 아니라 유사한 제품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독일 소비자들이 원산지 표기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에서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를 바탕으로 독일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유사 제품을 판매하려는 경우, 원산지 표기 및 상표권 등록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두바이 초콜릿의 성공은 프리미엄 제품과 독창적인 충전물 조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차별화된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전통적인 한국 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초콜릿을 개발한다면 유럽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