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시장 2024 분석 및 2025년 전망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2.27 07:56
한식 수요 증가…라면·김치·만두·고추장·치킨·베이커리 등 일반적 식품으로 성장세
작년보다 4.2% 성장한 것으로 예측되는 2024년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K-푸드가 올해도 여전히 큰 인기를 끌었으며, 스위시 식품과 밀 대체식품이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2025년에는 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가성비 제품 선호 추세가 지속되면서 PB상품의 수요와 업계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식품 소비트렌드 확산으로 이를 위한 식품업계의 투자도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은 aT가 주최한 ‘2025 글로벌 농식품 시장 트렌드 및 전망’ 웨비나에서 ‘미국 식품시장 2024 분석 및 2025년 전망’에 대해 발표한 트레이드파트너스 주유니 연구원의 발표 내용과 aT의 해당 보고서를 함께 정리했다.
▨ 2024년 미국 식품시장 규모
주유니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4 미국 식품시장 규모는 8318억 달러로 지난해 7978억 달러보다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스낵류 시장이 16.3%의 점유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1352억 달러로 예측된다. 뒤이어 육류 시장은 1316억 달러, 낙농품 시장은 103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성장세가 두드러진 시장은 펫푸드 시장으로 2024년 시장 규모는 597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 펫푸드 시장은 2020년 이후 연평균 9.2%의 성장률을 보이며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펫휴머니제이션 문화가 확산된 나라로, 반려동물의 특징과 상태에 따라 적합한 식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전자상거래 식품시장 시장은 전년 대비 35.2% 증가한 1954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스낵류 시장이며, 육류, 낙농품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 배달시장은 전년 대비 22.9% 성장한 3533억 달로 규모로 예상된다. 이 중 식료품 배달시장이 77. 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식사 배달시장은 22.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낵·육류·낙농품 큰 비중에 PB 상품 증가…펫푸드 597억 불
코카콜라 매운맛 음료-네슬레 피자-쉐이크쉑 버거 선봬
글루텐 없는 쌀가공식품·귀리 시리얼 등 밀 대체품 주목
▨ 2024년 미국 식품시장 주요 트렌드
첫 번째로 ‘스위시’ 식품의 인기다. ‘스위시(Swicy)’는 ‘단맛(Sweet)’과 ‘매운맛(Spicy)’을 합성한 신조어로, 2024년 가장 인기 있는 맛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핫소스나 살사소스 등 매운맛이 주식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용도로 소비되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색적인 음식과 독특한 식조합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식품군에서 매운맛을 가미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텔도 이색적인 재료와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동향이 확산하면서 매운맛 음식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기존 매운맛에 달콤한 맛을 가미해 풍미를 높인 스위시가 식품시장에서 새로운 맛으로 부상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위시는 단순히 매운맛이 아닌 단맛과 풍미가 가미된 복합적인 매운맛으로 인식되며, 지나치게 맵거나 달지 않아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쉽게 시도할 수 있다.
스위시 선호 현상은 특히 예측 불가능하고 대담한 맛을 즐기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컨설팅 기업 데이몬(Daym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의 53%가 스위시 식품을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시가 새로운 맛 트렌드로 부상하며 이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코카콜라는 더욱 대담하고 복합적인 맛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향신료를 추가해 매운맛을 내는 ‘코카콜라 스파이스드’를 출시했으며, 스타벅스는 매운맛의 칠리 파우더나 칠리 페퍼를 넣은 매운맛 음료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또한 네슬레는 매운맛 소스에 꿀을 조합해 매콤달콤한 맛을 내는 피자를 출시했고, 쉐이크쉑은 고추장 양념을 사용한 치킨버거를 선보였다.
스위시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한국의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활용한 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 식품의 매운맛은 최근 스위시 트렌드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기반 양념을 활용한 떡볶이, 볶음면 등은 풍미 있는 매운맛으로 인식되며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두 번째로 밀 대체식품이 주목받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건강상 이유다. 글루텐 과민증이나 셀리악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밀에 함유된 글루텐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국립 셀리악 인식재단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1%(133명 중 1명)가 셀리악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증은 미국 인구의 최대 6%에 달할 것으로 미국국립보건원은 추산하고 있다.
질병적인 이유 외에도 건강을 위해 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글루텐프리 식품을 통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트렌드가 계속되면서 밀 대체식품이 관심을 모았다.
대외적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밀 기반 식품 가격이 상승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으며, 다양한 이색 식품 및 식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이를 새로운 경험으로 즐기는 소비문화가 정착된 것도 밀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밀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로는 귀리와 쌀, 병아리콩 등이 각광받고 있다. 귀리는 밀을 완전히 도정해 탄수화물만 함유한 밀가루보다 섬유질과 기타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밀 기반 식품에 사용되는 밀가루의 최대 20%를 대체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쌀은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아 소화가 쉽고, 영양소가 풍부한 반면 지방이나 열량이 낮아 건강하게 섭취 가능한 탄수화물로 인식되면서 쌀로 만든 식품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칼로리가 낮은 병아리콩 가루 역시 밀가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병아리콩 가루 1컵(92g)은 같은 양의 밀가루 대비 칼로리가 약 25%가량 낮은 반면, 단백질과 섬유질 함량이 높아 포만감이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으로 밀 기반 대체 원료로 관심받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한 밀가루 대체품 생산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밀 대신 귀리를 사용한 밀가루 대체식품이나 귀리 부산물로 제조한 귀리 시리얼 제품 등이 다양하게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K-푸드’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라면, 냉동김밥, 떡볶이 등 한국 식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식품&음료 트렌드 컨설팅업체 Af&co도 2024년 식음료 트렌드로 한식을 가장 먼저 언급할 정도다. Af&co는 K-팝과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미국 내 폭발적인 성장세로 한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으며, 이에 미국 내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미국 소비자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현지 소매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는 한국 식품 품목도 확대되고 있다. 코스트코에서는 주류와 과자류, 가정간편식, 냉동식품 등 다양한 한국식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월마트와 아마존, 크로거 등 유통채널에서도 라면, 만두, 김치, 스낵, 음료 등 많은 한국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또한 한국 식품 중 라면, 만두, 김, 고추장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보편적인 식품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며,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K-푸드 열풍에 따라 베이커리나 치킨 등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역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2025년 미국 식품시장 전망
2025년 미국 식품시장 규모는 864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스낵류와 육류, 낙농품, 채소류, 과일 및 견과류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2024년과 유사한 시장 구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가성비’가 첫 번째 키워드로 꼽힌다.

미국 농무부는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곡물 등 식품 원재료의 수급 불안정 및 이로 인한 가격 상승 등으로 식품 가격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2025년 미국 식품 가격 인상률은 2.4%로, 2024년 상승률 예측치(2.3%)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성비 높은 PB 상품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해 월마트, 크로거 등 현지 유통기업에서도 자체 브랜드 상품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며 제품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라보리서치는 미국 PB 식료품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7%에서 2023년 19%로 증가했으며, 향후 10년 내 PB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더불어 상품의 공급 확대로 시장 점유율은 최소 25%에서 최대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성은 꾸준하게 화두에 오르고 있는 분야로, 미국 소비자는 특히 환경친환적인 포장과 동물복지를 지속 가능한 소비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미국 식품 및 유통 업계에서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서두르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미국 식품기업의 85%가 향후 3년 이내에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2025년에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식품업계의 관심과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소비자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친환경 포장이나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개발과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 가능성 중시…관련 식품·친환경 포장 개발에 동물 복지
전자상거래 35% 증가한 1954억 불…식품 배달 3530억 불
브롬화 식물성 기름 금지…일부 주, 영유아 식품 중금속 검사
▨ 미국 식품시장 규제‧정책 현황
우선 2025년 8월 2일부터 식품에 브롬화 식물성 기름 사용이 금지된다. 이는 브롬화 식물성 기름이 갑상선 기능을 저해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 체중 증가,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경우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기름을 사용한 식품은 판매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를 대체하는 성분으로 구성해 판매해야 한다.
또 메릴랜드주에서 유통·판매되는 영유아 식품은 2025년 1월 1일부터 대표 샘플의 중금속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는 독성 물질 및 중금속의 유해성에 취약한 영유아가 중금속을 섭취할 경우 영구적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2025년 중금속 검사 의무화와 함께 2026년 1월 1일부터는 중금속 검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제품 라벨에 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4년 7월 미국 FDA는 농업용수의 위생 및 안전성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생산자는 최소 연 1회 위생 기준에 근거하여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농업용수의 안전성을 평가해야 하며, 2027년 4월 5일부터는 모든 유형의 농장이 해당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