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저렴한 가성비 커피 3대장 두각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6.04 07:52
비슷한 원두 맛 차이 없어…횡단 보도 앞 요지 점령
성장성·이익률 높아 폐점률 1∼2%대로 업계 최저
메가커피, 국내 포화 시장 넘어 몽골 등 글로벌 진출
‘메가커피’ 옆 ‘컴포즈커피’ 건너 ‘빽다방’. 최근 길가에서 흔하게 보이는 광경이다.
가성비 커피프랜차이즈가 국내 커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며 비교적 저렴한 커피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소위 가성비 커피 삼대장으로 불리는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의 매장 수는 7000개를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성비 커피전문점이 런치플레이션 등 고물가 영향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경우 테이크아웃 중심 경영으로 매장이 적고 인력을 최대한 줄여 고정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강점이며, 횡단보도 앞 매장을 여는 전략으로 사람들이 길 건너기 전 들를 수 있도록 참신한 마케팅이 돋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커피전문점의 성장 비결은 단연 ‘가격’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메리카노’ 가격이 1000원 대로, 대형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음료도 30% 이상 저렴하다.
맛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없다는 평이다. 사용하는 원두도 비슷하지만 로스팅 기술력에 투자를 늘려 맛과 품질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
폐점율도 적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커피 업종의 평균 폐점률은 7%대지만 이들 커피전문점은 1~2%대다. 특히 컴포즈커피의 폐점률은 2022년 기준 약 0.5%대로 업계 최저다.
주목할 점은 수익률이다. 대형 커피전문점을 압도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커피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보면 메가커피는 연간 수익률 49.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더벤티(31.6%), 빽다방(28.3%), 컴포즈커피(24.0%)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1~4위 모두 가성비 커피전문점이다.
이에 반해 투썸플레이스 16.9%, 이디야커피 14%, 커피베이 14%, 파스쿠찌 11.5% 등에 그쳤다.
실적에서는 더욱 차이가 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작년 매출액은 약 3684억 원, 영업이익 69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0.7%, 124.1% 증가했다. 컴포즈커피도 전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5%, 47% 늘었고, 빽다방 운영사 더본코리아 역시 매출 45%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반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로 분류되는 카페베네는 매출이 전년 대비 1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디야커피는 매출액이 0.8% 감소한 2756억 원, 영업이익은 18.1% 줄어든 82억 원에 그쳤고, 탐앤탐스도 매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년 연속 적자다. 할리스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6% 증가하며 체면을 유지했다.
가성비 커피전문점의 향후 행보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다. 포화상태인 국내에서 더 이상 저렴한 가격만 앞세워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한 메가MGC커피의 선택은 글로벌시장 진출이다. 최근 몽골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메가커피는 울란바토르 시내에 몽골 1호점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 경험을 살려 향후 아시아권, 미주 등 다양한 지역으로의 진출도 검토 중이다.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는 “3000호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1년에 몇 개의 가맹점을 개설하겠다는 정량적인 목표를 지양하고, 각 가맹점이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내실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컴포즈커피는 론칭 10주년을 맞아 브랜드 강화 및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We compose best coffee(우리는 최고의 커피를 만든다)’라는 슬로건 아래 브랜드 아이덴티티, 매장 인테리어 등에 변화를 줬다. 인테리어의 경우 브랜드 고유의 본질과 정체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내외 빈티지한 컬러, 우드 등의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했다. 또한 시장 내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장 내 노란색 비중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다크 그레이와 노란색의 색상 대비를 극대화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 경험 가치를 높이고자 이번 리브랜딩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 리브랜딩으로 핵심 소비층인 MZ세대와 접점을 더욱 좁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커피전문점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가성비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맹점도 늘고 창업문의도 많다”며 “그동안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에 최우선 초점을 맞춰 왔지만 앞으로는 차별화된 장점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