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만들어준 '계곡가 통나무집'
남은 생의 직업으로 영업을 선택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영업은 특별합니다.
집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우선되는 그만의 특별한 영업을 들어봅니다.
양평 방향 6번 국도를 타고 횡성으로 가는 길에 보면 농협주유소가 나옵니다.
그곳을 지나
밤골 버스정류장이 나오는 계곡을 따라 150m 정도를 올라가면
김정웅(61)·주이순(52)씨 부부가 살고 있는 통나무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집은 그들 부부의 평생 보금자리입니다. 아울러
그곳은 김정웅씨의 영업장이기도 합니다.
집이 곧 직장이 되어버린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30년 동안 간직해온
꿈
부부는 30년 전부터 이미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한 순간의 치기로 시골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삭막하고 어둡기만 한 도시에서의 삶은 그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시골로 내려가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가 그들의 시골행을 가로 막았습니다.
물론 그들도 자신들이 전원생활을 30년 후에나 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합니다.
지난 30년간 부부의 삶이 결코 쉽지 않았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지금, 그들의
꿈을 강원도 횡성의 금불산 금불계곡 옆에 통나무집을 지으면서 이루었습니다.
더구나 전원생활을 이루기 위한 30년의 세월은 집을 짓는데
많은 소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세월이 만들어준 꿈속의 집
‘계곡가에 통나무집’은 그들 부부의 지나간 3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2층의 넓은 데크 위에 작은 오두막 5개와 계곡반대편과 연결해 놓은 통나무 다리, 40m 길이의
통나무를 이용한 화단과 벤치, 풀장처럼 넓은 연못 그리고 넓은 무대 등은 어떻게
생각해낸 아이디어인지 새롭기만 합니다. 그들 부부의 지난 세월이 만들어 놓은 결과입니다.
부부는 30여 년간을 식당과
레스토랑 등을 하며 음식업에 종사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생활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분위기 연출 방법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러한 장치들이 돋보이는 것은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자연산 통나무의 형체를 최대한 살려
생긴 그대로를 집에 얹었고, 그 외의 부분인 내·외벽은
천연동 황토를 사용했습니다.
1층과 2층 데크를 잇는 계단은 되도록이면 구부러지고 못생긴 나무만을 골라
원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특히나 아기자기한 그네는 계곡을 잇는 다리 아래에 만들어 놓아
어느 곳보다도 계곡의 맑고 시원함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정신을 담아 짓는 마음
김정웅씨는 말합니다.
“저는 자연을 훼손시킨 죄인이에요…”
무슨 말인가 싶습니다.
그는 횡성 금불산 금불계곡에 집을 지은 것이 자신의 죄라고 합니다.
자연을 위한 것은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산새가 아름답고, 물이 깨끗해 옆에 두고 싶은 욕심에 집을 짓기는 했지만
결국 그것은
자연을 훼손시킨 것입니다.
아무리 자연과 어우러지게 한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은 자연을 마음 아프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자연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변명으로
욕심을 내어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자연 안에 집을 지은 사람은 자연에게 그만큼의 보답을 해야 합니다.
주위환경과
하나 된 듯한 ‘계곡가 통나무집’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금불계곡 물은 깊으면서도 맑습니다.
전국에서도 그런 물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한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에 누군가는 집을 지었을 것입니다.
그가 그곳에 집을 지은 것은 그곳을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김정웅씨는 자신이 그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나선 셈입니다.
그가 지은 ‘계곡가 통나무집’은 주변 환경과 너무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껍데기(집의 외형)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집을 짓는 것은 편하고 효율적으로 짓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 집을 살아가는 사람이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정신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는 전원주택들이 지녀야 할
것이 바로 집의 정신인 것입니다.
‘계곡가 통나무집’은 외형의 아름다움도 그렇지만 자연을 생각하고 있는 정신을 담고 있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좋은 인연을 팔기 위한 특별한 영업
‘계곡가 통나무집’은 김정웅씨 남은 생의 직장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사는 집임과 동시에 펜션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펜션을 염두에 두고
지었습니다.
올해 3월에 짓기 시작한 계곡가에 통나무집은 그가 직접 설계하고 직접 지은 집입니다.
적적할 수 있는 노부부의
전원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을 지은 것입니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이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하는 말입니다.
펜션이 그들 삶의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그들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곡가 통나무집’은 펜션으로 영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집을 이곳에 지은 것은 단순합니다.
계곡이 바로 옆에 흐르는 이곳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좋은 곳에 사람들이 찾아와 쉴 수 있기를 그는 바라는 것입니다.
좋은 곳에 혼자 집을 짓고 사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과 그 여유를 같이 누리고 싶었습니다.
집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폐가가
됩니다.
그래서 그는 펜션으로 방을 만들어 폐방(?)이 되지 않게 펜션을 위한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좋고, 그들
부부의 적적함을 위해 펜션을 지었지만
이왕 시작한 사업이니 만큼 그 사업이 번창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한 일입니다.
사업이라곤 해도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그의 영업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와 인연이 그 목표입니다.
그리고 좋은 인연이 자연스레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시에선 그렇게 삭막하고 무섭던 사람들이
이곳 시골에 오면 모두 좋은 사람들이 되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특별한 영업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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