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개혁법 전반기 처리 무산…여야 충돌 속 하반기 국회로
농해수위 마지막 전체회의, 국민의힘 불참 속 ‘반쪽’ 마무리
조합원 직선제·감사위 독립 놓고 찬반 팽팽..논의 하반기로
- 등록2026.05.12 19:23:50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 기자]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독립 등을 담은 이른바 ‘농협 개혁법’ 처리가 결국 전반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가 공청회 개최와 절차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법안 논의 자체가 중단됐고, 농협 개혁 논의는 하반기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사실상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는 전반기 상임위 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전체회의였지만, 농협법 개정안은 안건으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청회를 요구했던 쪽이 정작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배석 문제를 이유로 회의를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도 “공청회를 가장 강하게 요구했던 국민의힘이 정작 법안소위를 불참한 것은 모순”이라며 “전반기 마지막 회의에서 농협 개혁법을 처리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회의 말미 퇴임 인사를 통해 "농어민의 삶을 지키겠다는 초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농해수위가 대한민국 농어촌에 희망을 만드는 종갓집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입법공청회에서는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독립 문제를 두고 전문가 간 찬반 논리가 첨예하게 충돌했다.
가장 큰 쟁점은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여부였다.
찬성 측에선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장이 “농협의 주인은 200만 조합원”이라며 “현재처럼 약 1,100명의 조합장이 회장을 선출하는 간선제 구조는 금권 선거와 조직 권력 집중 문제를 반복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합장 선거와 동시 실시 방식 등을 통해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대 측의 이선신 한국법치진흥원 이사장은 “농협중앙회는 지역 농·축협의 연합체라는 점에서 조합장이 회장을 선출하는 현행 체계가 협동조합 원칙에 부합한다”며 “직선제 도입 시 최대 400억 원 규모의 선거 비용과 지역 갈등, 정치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감사위원회 독립 문제를 두고도 의견은 엇갈렸다.
찬성 측은 반복되는 금권선거와 자금 집행 논란 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사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협 내부 견제 기능이 미흡한 만큼 개혁을 미루는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는 논리다.
반면 농협중앙회 측은 감사위원회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킬 경우 약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결국 농민 지원 재원을 잠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도·지원 기능과 감사 기능이 분리되면 현장 대응력과 조직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현재 국회에는 윤준병·박덕흠·김선교 의원 등이 발의한 총 9건의 농협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국회 검토보고서는 개정안들이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려는 취지는 인정되지만 농협의 자율성 보장 문제와 직선제 도입에 따른 법률적 정합성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30여 년간 이어져 온 농협 개혁 논의는 이번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하반기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중앙회장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독립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하반기 국회에서도 여야 간 공방은 물론 농민단체와 농협 간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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